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삼성 파운드리-시스템반도체 강자 꿈. 日 수출 규제로 타격 받나


입력 2019.07.30 06:00 수정 2019.07.30 06:04        이홍석 기자

규제 장기화로 우려 커지는 가운대 TSMC·인텔 적극 투자 나서

'반도체 2030 비전' 차질 빚으며 격차 더 벌어질 것이라는 우려

규제 장기화로 우려 커지는 가운대 TSMC·인텔 적극 투자 나서
'반도체 2030 비전' 차질 빚으며 격차 더 벌어질 것이라는 우려


삼성전자 파운드리 생산라인 전경.ⓒ삼성전자

일본 정부의 반도체 핵심소재 수출 규제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업체들이 강세를 보이는 메모리반도체뿐만 아니라 시스템반도체 영역까지 확대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정부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와 시스템반도체 육성을 기치로 내세운 '반도체 2030 비전'이 차질을 빚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30일 관련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대만 TSMC와 미국 인텔 등은 앞다퉈 막대한 자금을 바탕으로 차세대 기술과 설비, 인재 투자에 나서며 시장에서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해 나갈 태세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인 대만 TSMC는 최근 첨단 극자외선(EUV) 공정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로 나선 상태로 남부 타이난 산업단지에 새로운 EUV 생산라인을 건설하는 한편 북부 신추 산업단지에 3나노 공정을 적용한 생산설비를 건설하기 위한 정부 인가를 획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반도체 산업 내 고급 기술 개발 노력의 일환으로 올해 말까지 3000명 이상의 전문인력을 채용하겠다는 계획도 나왔다.

이와 함께 5세대 이동통신(5G) 이동통신용 반도체 생산을 위해 기존의 7나노와 5나노 생산능력도 확대한다는 전략으로 일본이 EUV 공정용 포토리지스트(감광액)에 대한 수출 규제 강화 조치를 적용한 상황에서 나와 이목이 쏠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TSMC가 EUV용 포토리지스트에 대한 수출제한이 장기화될 경우 공정이 들어가는 삼성전자 5G 모바일 칩 생산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판단하에 이번 기회를 살리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파운드리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아직 TSMC와 큰 격차를 보이고 있는 만큼 일본의 수출 규제 장기화와 TSMC의 대규모 투자가 맞물릴 경우, 삼성전자에 큰 타격이 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삼성전자가 오는 9월 일본에서 계획했던 '삼성 파운드리 포럼 2019 재팬' 행사를 강행하는 것도 파운드리 강자로 도약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읽힌다. 일본 정부의 반도체 핵심규제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사업에 차질이 없다는 메시지를 대내외에 전달하면서 파운드리 사업 육성 의지를 다시 한번 천명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것으로 해석된다.

이뿐만이 아니다. 시스템반도체 최강자 인텔도 사물인터넷(IoT)과 모바일 프로세서 분야에서 지속적인 투자로 성과를 내고 있다. 올 2분기 매출이 전년동기 대비 3% 줄었으나 IoT와 자율주행 사업에서는 모두 두 자릿수의 증가율을 기록하는 등 투자의 결과물도 나오고 있다.

연간기준으로 지난 2017년과 지난해 삼성전자에 반도체 매출 1위 자리를 내줬던 인텔은 올해 권좌 복귀가 유력하다. 지난 2년간 메모리반도체 초황의 효과가 걷히고 있는 가운데 꾸준히 실적을 내온 결과다. 이미 분기 기준으로는 지난해 4분기 1위 자리를 탈환한 뒤 2분기 연속 권좌를 수성 중이다.

이 때문에 메모리반도체에 비해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떨어져 보다 적극적인 투자로 따라잡아야 하는 위치에 있는 국내 업체들은 발목을 잡히고 있는 상황에서 앞서 있는 경쟁사들은 오히려 적극적인 투자를 단행하고 있어 격차가 더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일본 정부가 수출 규제 강화가 이뤄진 소재 3종에만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며 ““우리가 일본 정부의 화이트리스트(수출우대국)에서 제외되면 더 많은 장비와 소재 수출 규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시야를 더욱 넓게 봐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도체 코리아가 위세를 떨치고 있는 메모리반도체도 경쟁자들의 추격이 시작된 상태로 전방위적인 공세가 벌어지고 있다. 글로벌 낸드플래시 시장 2위 업체인 일본 도시바메모리는 최근 사명을 '키옥시아(Kioxia)'로 바꾸고 도쿄증시 상장을 선언한 상태다.

키옥시아는 일본어로 기억(메모리)을 뜻하는 '키오쿠(Kioku)'와 그리스어로 가치를 의미하는 '악시아(Axia)'를 합친 것이다. 상장을 통해 확보한 자금을 4차 산업혁명 관련 분야에 집중적으로 투자해 글로벌 메모리 시장에서 입지를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또 이밖에 미국 마이크론과 브로드컴, 퀄컴,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 등도 5G와 인공지능(AI) 등 4차 산업혁명 분야에서 반도체 수요가 계속 늘어날 것에 대비해 첨단 공정 도입을 서두르는 분위기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국내 업체들도 최대한 신속하게 해법을 찾아 나가는 중이지만 워낙 쉽지 않은 과제여서 근본적인 해결 방안 마련은 쉽지 않을 것”이라며 “글로벌 업체들의 투자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의 투자를 차질을 빚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