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번가 신규 판매자 대상 수수료 절반 인하에 티몬 전액 면제로 맞불
판매자 수수료 10% 이상…장기화 시 제2치킨게임 우려도
11번가 신규 판매자 대상 수수료 절반 인하에 티몬 전액 면제로 맞불
판매자 수수료 10% 이상…장기화 시 제2치킨게임 우려도
온라인 최저가 전쟁이 상품 경쟁으로 옮겨 붙고 있다. 경쟁사 대비 낮은 가격을 강조했던 마케팅 경쟁에서 이제는 좀 더 다양하고 차별화되는 상품을 무기로 앞세우는 모양새다. 이를 위해 판매 수수료를 인하하거나 면제하는 등 신규 판매자 유치 경쟁과 함께 늘어난 상품을 관리하고 지원할 유능한 MD 모시기 경쟁도 동시에 일어나고 있다.
11번가는 이달부터 10월까지 3개월 간 새롭게 가입하는 마트‧패션 카테고리 신규 판매자들을 대상으로 판매 수수료를 6%로 인하한다. 기존 마트, 패션 카테고리 수수료(최대 13%) 대비 절반 가량 낮춘 것이다.
마트, 패션 카테고리는 이커머스 판매를 막 시작하거나 아직 성장단계에 있는 신규 판매자 비중이 높은 카테고리다. 식품, 생필품, 유아용품, 의류, 패션잡화 등 소비는 많지만 다른 제품에 비해 진입문턱이 낮은 제품들이 해당된다.
11번가는 지난해도 일부 카테고리를 대상으로 신규 판매자 수수료 할인 프로모션을 진행해 약 2000명의 판매자 유치에 성공한 바 있다. 이 중에서는 약 8개월 만에 30배 이상의 매출 성장을 일궈낸 판매자도 나왔다.
11번가의 수수료 할인 정책에 대응해 티몬은 최대 60일까지 신규 판매자를 대상으로 수수료 면제 정책을 실시한다. 티몬도 판매자들을 대상으로 한 기초 세무와 정산교육 등 다양한 교육정책을 통해 2017년 대비 올 상반기 입점 판매자 수가 25% 이상 늘었다.
이커머스 업계에 더해 대형마트 등 오프라인 유통업계까지 최저가 경쟁에 뛰어들면서 차별화 포인트가 사라지자 이제는 새로운 상품으로 신규 고객을 유치하겠다는 전략인 셈이다.
특히 판매자가 직접 상품을 올리는 오픈마켓 기반이 아닌 이커머스 업체들의 경우 상품 구색 면에서 불리한 측면이 있었다.
이 때문에 신규 판매자 유치는 상품 구색을 늘리고 소비자들에게는 선택의 폭을 넓혀줄 수 있는 핵심카드로 부상한 것이다.
또 소비자들이 좋아할 만한 상품을 소싱하고 이를 관리할 상품기획자(MD) 인력 확보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티몬의 경우 신입 MD에 초봉 4000만원을 내걸고 채용을 진행 중이다. 이는 업계 최고 수준으로 실력 있는 인재를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위메프는 경력 MD 수시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가전‧디지털, 자동차‧공구, 패션의류‧잡화‧뷰티, 식품 리빙 등 전 카테고리 분야 구분 없이 두 자릿수 인원을 채용할 예정이다.
앞서 온라인 시장이 확대되면서 기존 대형마트, 백화점 등 오프라인 유통채널에서 한 차례 경력 MD 스카웃 경쟁이 있었지만 이제는 신입 MD를 대상으로 한 경쟁도 한층 치열해진 것이다.
한편 일각에서는 수수료 경쟁이 장기화 될 경우 최저가 경쟁에 이어 제2의 치킨게임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시각도 있다. 대부분의 이커머스 기업들이 수년간 적자를 면치 못하는 상황에서 거래액의 10%가 넘는 판매수수료를 대상으로 경쟁을 벌일 경우 수익성 악화가 심화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신규 판매자 유치에 공을 들여 거래액은 커질 수 있지만 정작 열심히 팔고 남는 것이 없는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일부 기업들의 경우 지난해 할인이나 쿠폰 등 마케팅 비용을 축소해 흑자 문턱에 올라온 상황인데 경쟁이 업계 전반으로 확산될 경우 다시 적자로 돌아갈 수 있다는 불안감도 감지된다.
이커머스업계 관계자는 “업계 내 경쟁이 심화되면서 현재는 가격이나 상품에 대한 차별점이 크지 않은 상황”이라며 “이 때문에 어느 한 기업이 뭔가 정책을 내놓으면 동참하지 않기가 어렵다. 경쟁이 갈수록 심화되는 이유 중 하나”라고 전했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