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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콜마 불똥에 중소 화장품기업 전소할판


입력 2019.08.16 06:00 수정 2019.08.16 06:18        이은정 기자

회장 사퇴에도 성난 여론 잠재우지 못해

애꿎은 중소기업들 불매리스트에 이름 올라

회장 사퇴에도 성난 여론 잠재우지 못해
애꿎은 중소기업들 불매리스트에 이름 올라


윤동한 한국콜마 회장이 11일 오후 서울 서초구 내곡동 한국콜마종합기술원에서 열린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에서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동한 한국콜마 회장이 11일 오후 서울 서초구 내곡동 한국콜마종합기술원에서 열린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에서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콜마에 대한 불매운동이 확산되면서 중소 화장품기업들에 비상이 걸렸다.

한국콜마는 지난 7일 윤동한 전 회장이 임직원 월례조회에서 일본의 경제제재와 관련한 문재인 정부의 대응을 비판한 보수 성향의 유튜브 영상을 보여준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됐다.

이후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한국콜마가 제조하는 화장품 명단이 퍼지며 불매운동이 시작됐다. 이에 윤 회장이 이번 사태에 책임을 지고 경영에서 물러났지만 불매운동은 들불처럼 확산되고 있다.

게다가 불매운동이 점점 더 정교해지고 있어 한국콜마에 위탁생산을 맡긴 중소기업들은 별 다른 대책없이 전전긍긍 속앓이만 하고 있다. 방대한 불매운동 정보를 SNS로 공유해 한국콜마가 제조한 화장품을 솎아내고, 집중적으로 비판하는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어서다.

화장품 ODM(제조자개발생산)과 OEM(주문자위탁생산)을 하는 한국콜마는 더페이스샵(엘지생활건강), 이니스프리(아모레퍼시픽), 애터미, 카버코리아, 제이엠아이앤씨 등 300여개 업체를 고객사로 두고 있다. 이 가운데 자체 생산 능력이 안 되는 국내 중소 화장품기업이 대다수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마스크팩이나 아이크림 등 대표제품 하나에 회사의 수입과 운명이 좌우되는 중소기업들이 많아 한국콜마 불매운동의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현재까지도 불매 리스트 목록이 업데이트되고 있다. 주요 협력사인 아모레퍼시픽의 이니스프리뿐만 아니라 다수의 중소 화장품 회사, SNS 기반의 인플루언서들의 화장품 브랜드들도 불매 리스트에 거론되고 있다.

홈쇼핑을 통해 대부분의 매출을 올리는 중소기업들의 방송도 잇따라 취소되고 있다. GS홈쇼핑은 15일 방송 예정이었던 A제약회사의 크림(한국콜마 제조) 편성을 잠정 연기했다. CJ오쇼핑과 롯데홈쇼핑도 각각 14일과 15일에 예정된 한국콜마가 제조한 제품의 방송을 보류한다고 밝혔다.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한국콜마와 거래하는 중소기업들의 피해가 가장 클 것”이라며 “당장 제조사를 교체할 수도 없고, 이미 물류창고에 쌓아놓은 재고도 많아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한국콜마 관계자는 “영상을 보여준 취지는 올바른 역사인식을 갖고 현상황을 바라보고 기술력으로 극복하자는 것이었고, 여성에 대한 부적절한 사례 언급은 전혀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자사의 피해도 있겠지만 고객사들의 피해가 클까봐 조심스러운 상황”이라며 “고객사들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이은정 기자 (eu@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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