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진경 동아시아硏 연구원, 전재성 국가안보연구센터 소장
'북한의 생화학무기와 완전한 비핵화의 길' 리포트
"北미사일과 생화학무기 결합하면 큰위협…포괄적 핵협상 이뤄져야"
백진경 동아시아硏 연구원, 전재성 국가안보연구센터 소장
'북한의 생화학무기와 완전한 비핵화의 길' 리포트
"北미사일과 생화학무기 결합하면 큰위협…포괄적 핵협상 이뤄져야"
북미 실무협상이 조만간 재개될 수 있다는 관측이 잇따르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북핵폐기 뿐만 아니라 생화학무기 폐기까지 포괄한 협상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백진경 동아시아연구원 연구위원과 전재성 동아시아연구원 국가안보연구센터 소장은 '북한의 생화학무기와 완전한 비핵화의 길' 보고서를 펴내 "생화학무기의 위협 정도는 핵무기에 버금간다"고 지적하며 생화학무기 폐기를 비핵화의 최종 목적에 포함 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북한은 미국과 러시아에 이어 세계 3위의 생화학무기 보유국가로 추정되고 있다. 북한은 1980년대부터 화학무기를 생산하기 시작해 현재 보유량이 약 2500톤~5000톤에 이르고 콜레라·천연두·장티푸스 등 13가지 생물무기를 자체 개발 할 수 있는 것으로 군 당국은 평가했다.
지난해 유엔은 북한이 1990년대부터 시리아에 화학무기 생산을 지원하고 기술자를 파견했다는 내용의 비공개 리포트를 내놓은 바 있다. 시리아 정부군이 반군에 화학무기 공격을 자행해 대량살상을 벌인 배경에 북한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북한은 지난 2017년 김정남을 살해하는데 'VX 신경작용제'를 사용해 국제사회를 충격에 빠트리기도 했다.
문제는 생화학무기는 핵·미사일과 다르게 생산여부 및 생산 장소를 파악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생화학무기는 화학공장·비료공장이라는 명칭으로 위장한 시설에서 생산된다"며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 생산할 수 있고, 무기 생산 여부를 확인하기 어렵고, 증거인멸도 용이하다"고 지적했다.
또 북한은 생물무기의 개발·생산·비축을 전면 금지하는 생물무기금지협약(BWC)에 가입해 있지만, BWC는 협약 준수를 입증하기 위한 공식적인 국제 메커니즘을 갖고 있지 않아 실질적인 검증에도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보고서는 "BWC 검증의정 하에서 관련 활동이 적발돼도 북한은 생물작용제의 이중적인 용도 특성을 유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며 "공격적인 생물학적 가공능력을 BWC를 통해 평화적인 목적을 위한 생물학적 능력으로 위장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같은 우려를 인식한 듯 미국은 북미협상의 목표로 핵폐기뿐만 아니라 생화학무기까지 포함한 대량살상무기(WMD) 폐기를 제시해온 바 있다.
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은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여러차례 인터뷰를 통해 북한이 요구한 '비핵화'가 생화학무기까지 포함하는 광범위한 비핵화를 의미한다고 재확인했고, 코리 가드너 상원 외교위 동아태소위원장은 다음달 생화학무기도 북미 협상 대상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그러나 북한은 메아리 등 선전매체를 통해 "파렴치하게 그 누구의 있지도 않는 생화학 무기 보유와 폐기에 대해 떠드는 것이야말로 파렴치의 극치"라며 생화학 무기 보유 사실을 강하게 부인하고 있어 원활한 협상이 이뤄질지는 불투명하다.
보고서는 "북한의 생화학무기는 그동안 대중적으로 주목받지 못했지만 핵무기보다 개발비용이 저렴하면서 위력적이고, 대북제재가 지속돼도 개발할 가능성이 높아 위험성을 무시할 수 없다"며 "최근 미 의회 조사국은 생화학무기를 비핵화 대상에 포함시켜 빅딜을 추구할지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놓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북한은 최근 단거리 탄도미사일, 성능이 향상된 신형장사정포 등을 수차례 발사했고 이것이 생화학무기와 결합되면 한국에 큰 군사적 위협이 된다"며 "비핵화 협상의 입구에 사안들을 과적하면 안 되겠지만, 진정한 남북평화를 위한 포괄적 협상이 이루어지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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