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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꺼낸 '韓핵무장'…한반도 비핵화 열쇠될까


입력 2019.09.10 04:00 수정 2019.09.10 05:59        이배운 기자

비건, 한국 핵무장 가능성 거론…美행정부 인사 첫 언급

대북 협상용, 北中핵위협 억제, 대중국 압박 등 다목적 기능

北신문 "핵무장론 주장은 흉악한 속심" 과민반응…아픈곳 찔렀나

비건, 한국 핵무장 가능성 거론…美행정부 인사 첫 언급
대북 협상용, 北中핵위협 억제, 대중국 압박 등 다목적 기능
北신문 "핵무장론 주장은 흉악한 속심" 과민반응…아픈곳 찔렀나


(왼쪽부터) 문재인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청와대, 도널드 트럼프 트위터, 조선중앙통신 (왼쪽부터) 문재인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청와대, 도널드 트럼프 트위터, 조선중앙통신

미국 워싱턴에서 잇따라 한국의 핵무장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북미 핵협상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북한 당국과 국내 반대여론은 한국 핵무장론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지만, 또다른 일각에서는 한반도 비핵화를 뒷받침하는 유효한 협상 카드가 될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는 지난 6일(현지시간) 북미 협상이 실패하면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 국가에서 핵무장론이 나올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동안 미 조야에서 한국 핵무장론이 흘러나오긴 했지만 현 행정부 인사가 공개적으로 거론한 것은 처음이다. 같은 날 미국 의회조사국은 미국의 핵 억지력에 대한 신뢰가 부족할 경우 한일 등이 자체 핵무장 필요를 느낄 가능성이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놨다.

한국은 자체적인 핵무장이 금지된 대신 미국이 제공하는 '핵우산'을 통해 북핵 위협으로부터 안전을 보장 받아왔다. 그러나 북한이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과 대륙간탄도미사일 전력을 과시하면서 핵우산에 대한 신뢰가 허물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북한이 지난달 6일 발사체 도발을 감행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북한이 지난달 6일 발사체 도발을 감행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이에 전문가들은 국내 '전술핵무기' 반입은 북핵 위협을 억제하는 동시에 북한과 동등한 조건하에서의 '핵군축 협상'이 성립될 수 있도록 하는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차동길 단국대 군사학과 교수는 "전술핵 배치는 남북 안보의 '기울어진 운동장'을 해소하고 대등한 관계에서 협상을 벌여 실질적인 비핵화를 달성하는 것이 궁극적 목표다"고 평가했다.

특히 전술핵 배치는 북한의 핵 개발 의지를 꺾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북한은 지난 30년 동안 막대한 경제적·정치적 대가를 치르며 지금의 핵무력을 완성한 반면, 한국은 한미동맹을 통해 저렴한 비용으로 단기간에 북한보다 더 월등한 핵무력을 갖출 수 있다. 양측간 막대한 경제력 차이를 고려해도 북측은 핵 군비 경쟁은 불리하다고 판단할 가능성이 높다.

안보비용을 절감하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도 전술핵 배치는 매력적인 선택지라는 관측이다. 한미는 그동안 북핵위협 억제 취지로 대규모 한미연합훈련을 실시하며 전략자산 전개에 많은 비용을 소모해왔다. 그러나 전술핵 전진배치는 유지비용은 비교적 저렴하면서도 강력한 북핵 억제력을 발휘할 수 있다.

미국이 대중 압박 차원에서 한반도 내 전술핵 배치를 바라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는 "베이징에서 평택까지 거리는 불과 900km로 8분 만에 핵타격이 가능해 전략적으로 엄청난 가치가 있다"며 "미국도 마음속으로는 한국 핵배치를 간절히 바라고 있지만 북미대화 분위기를 고려해 차마 먼저 말하지는 못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평양사진공동취재단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평양사진공동취재단

한편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최근 국내에서 야권을 중심으로 핵무장 공론화가 이뤄지는데 과민한 반응을 내비쳤다. 핵보유 논의가 부상하는 것을 경계하고 북한의 대남 군사적 우위가 사라지는 시나리오를 우려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노동신문은 지난 3일 '전문가의 탈을 쓴 우매한 대결광들'이라는 제목의 논평에서 "조선의 극우보수 나부랭이들이 또다시 전술핵무기 재배치에 대해 고아대면서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며 "이자들이야말로 한치 앞도 내다볼 줄 모르는 천박하고 우매한 대결광신자"라고 비난했다.

또 노동신문은 지난달 12일 '핵무장론을 들고나온 흉악한 속심'이라는 제목의 논평에서 핵무장을 주장하는 전문가들을 겨냥해 "동족 대결에 환장하고 권력 야망에 미쳐 이성을 잃어버린 보수 역적 무리의 추악상"이라며 "스스로 '안보'를 해치고 전쟁 망령을 불러오는 얼간망둥이들"이라고 말했다.

이배운 기자 (lbw@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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