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린드블ㄹ’ 새겨놨던 MVP, 마지막 변수는?
투수 부문 4관왕 도전 린드블럼이 유력 후보
포수 타격왕 NC 양의지가 마지막 경쟁자 급부상
‘린드블ㄹ’까지 새겨졌던 2019 KBO리그 MVP 트로피의 향방이 시즌 막판 미궁 속으로 빠져든 모습이다.
이달 초만 하더라도 올 시즌 MVP는 투수 4관왕이 유력해보였던 두산의 외국인 투수 조쉬 린드블럼에게 돌아가는 듯 했다.
하지만 린드블럼은 9월 들어 등판한 3경기서 2패 평균자책점 4.66으로 부진, 시즌 내내 유지하던 평균자책 부문 1위 자리를 KIA 양현종에게 내주고 말았다. 이는 투표의 향방을 가를 주요 변수가 되기에 충분해 보인다.
현재 2.38의 평균자책점을 기록 중인 린드블럼은 앞으로 1~2경기에 더 나올 것으로 보여 갑작스레 상승한 수치를 다시 내릴 수 있을지가 최대 관건이다.
그러면서 조금씩 조명을 받고 있는 이가 바로 NC 양의지다. 양의지는 올 시즌 타율 0.362를 기록, 사실상 타격왕 타이틀에 근접해있다.
만약 양의지가 타격 타이틀을 손에 넣는다면, 1984년 삼성 이만수 이후 포수로는 35년 만에 1위 자리에 오르게 된다.
올 시즌은 타자 쪽에서 크게 두각을 나타낸 선수가 없기에 포수 타격왕은 MVP 표를 받기에 충분한 명분이 될 수 있다. 다만 양의지 입장에서는 부상으로 빠진 기간이 제법 길어 누적 부문이 모자라다는 게 큰 걸림돌이다.
타자 쪽에서 MVP급 활약을 펼친 선수는 따로 있다. 바로 키움의 유격수 김하성이다. 김하성은 올 시즌 타율 0.311 19홈런 103타점 32도루라는 매우 예쁜 성적표를 찍었다. 타격 전 부문에 걸쳐 상위권에 포진해 있으며, 무엇보다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WAR)에서 7.22(스탯티즈 기준)를 기록, 타자 전체 1위에 올라있다.
그러나 타점과 도루 부문에서만 2위에 올랐을 뿐, 타이틀을 손에 넣지 못한다는 게 MVP를 막는 최대 요소다. 지금까지 MVP 투표에서는 홈런 또는 타점, 다승 또는 평균자책점 1위에 오른 선수가 크게 유리했기 때문에 김하성의 올 시즌은 ‘유격수 평화왕’ 정도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야구 기록의 꽃으로 불리는 홈런 부문에서는 33개를 몰아친 박병호의 수상이 유력하다. 다만 박병호 역시 홈런을 제외하면 내세울 만한 기록이 없고, 가치 면에서 김하성에게 뒤지기 때문에 골든글러브를 노리는 게 더 현실적이다.
결국 이번 시즌 MVP는 린드블럼과 양의지의 이파전으로 전개될 전망이다. 여전히 린드블럼 쪽에 무게가 쏠리고 있지만 마지막 변수는 남은 등판서 어떤 모습을 보이는가다. 특급의 모습을 되찾기는커녕 부진을 떨치지 못한다면 다잡았던 트로피를 놓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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