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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이대로라면 내년 총선 승리는 요원하다


입력 2019.10.30 04:00 수정 2019.10.30 05:56        송오미 기자

패스트트랙 공천 가산점·조국 TF 표창장·'文대통령' 풍자 애니메이션 논란

'민심'에 역행하는 잇따른 '자충수'…무당층 흡수는커녕 오히려 더 멀어져

패스트트랙 공천 가산점·조국 TF 표창장·'文대통령' 풍자 애니메이션 논란
'민심'에 역행하는 잇따른 '자충수'…무당층 흡수는커녕 오히려 더 멀어져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오른소리가족’제작발표 및 전시회에서 인형극에 덕구(강아지)로 출연, 공연을 마치고 나오며 인사하고 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오른소리가족’제작발표 및 전시회에서 인형극에 덕구(강아지)로 출연, 공연을 마치고 나오며 인사하고 있다.

"풍자를 가장한 인격모독과 질 낮은 성희롱이 난무하고 있다. 예술인들의 건전한 시국비판은 존중받아 마땅하지만 정도를 넘어선 행위는 분노를 부추기는 선동이고 표현의 자유를 빙자한 인격살인 행위와 다를 바 없다."

김정재 새누리당(現자유한국당) 원내대변인이 지난 2017년 1월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주관으로 국회 의원회관에 박근혜 전 대통령의 나체를 묘사한 그림 '더러운 잠'이 전시된 것과 관련해 쏟아낸 비판이다.

표 의원은 여권의 반발뿐만 아니라 민주당내에서도 강도 높은 비난을 받았다. 특히 당시 문재인 전 대표는 "예술에서는 비판과 풍자가 중요하지만 정치에서는 품격과 절제가 중요하다"며 "박 대통령을 풍자한 누드 그림이 국회에 전시된 것은 대단히 민망하고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질타했다.

2019년 10월 28일. 자유한국당은 국회 의원회관에서 '오른소리 가족' 제작발표회를 열고 당 마스코트 7가지를 공개하고 문재인 대통령을 '벌거벗은 임금님'에 빗댄 애니메이션을 공개했다.

문 대통령이 속옷 차림으로 등장하는 애니메이션에는 "신나게 나라 망치더니 드디어 미쳐 버렸군", "나라가 아무리 어려워도 옷도 입을 줄 모르는 멍청이를 임금으로 둘 수 없지", "차라리 우리집 소가 낫겠다", "이것이 바로 끊이지 않는 재앙, 문재앙이란다" 등의 표현들이 나온다.

황교안 대표는 이날 행사에서 "괜찮죠. 재밌죠. 우리당을 대표하는 캐릭터, 오른소리 가족이 드디어 탄생했다"며 "이제 가짜·거짓이 난무하는 세대에서 국민의 입장에서 옳은 소리하는 정당으로 인식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애니메이션은 즉각 강한 반발을 불렀다. 여당과 청와대는 물론 야당에서도 "비판에 품격을 지키라"는 비난이 쏟아졌다. 김수민 바른미래당 원내대변인은 "지지를 받든 받지 못하든, 대통령을 추하게 풍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날카로운 비판을 하더라도 품격을 지켜야 한다"고 꼬집었다.

황 대표는 지난 9월 19일 '당 서포터즈데이'에 참석해 "우리당은 하루하루 변화와 혁신을 통해 다음 총선에서 2년 반 전에는 상상도 못했던 총선 압승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중도개혁보수'를 지향하고 있는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과의 통합의 필요성에도 공감하고 있다. 최근 '조국 사태'를 거치며 지지하는 정당이 없는 '무당층(無黨層)' 비율이 40%에 달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면서 무당층 흡수를 위해서는 외연확장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일 것이다.

나경원 원내대표도 "여론조사를 보면 무당층이 늘고 있는데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한국당이 개혁·혁신의 모습을 보여 그 지지를 모두 흡수할 것"이라고 무당층 흡수에 대한 의지를 피력했다.

그러나 현재 한국당의 모습이라면 무당층 흡수는 물론 내년 총선 승리는 요원해 보인다.

'패스트트랙 수사 대상의원 공천 가산점'과 '조국 인사청문특별위원회 TF 위원 표창장 수여' 논란 등 민심과 동떨어진 행보로 여론으로부터 '뭇매'를 맞고 있는 와중에 "정말 공당(公黨)에서 만들었을까"라는 의구심이 들 정도로 원색적이고 극단적인 표현이 망라한 애니메이션에 대한 논란을 보면 그렇다.

지나치게 과격한 표현은 외연확장에 악재만 될 뿐이다. 공당의 수준과 품격도 깎아먹는다. '빈 수레가 요란하다'듯이 당의 혁신과 비전, 정책으로 여당과 맞붙을 자신이 없으니, 과격한 표현으로 국민의 관심을 끌어보겠다는 오해를 불러일으키기 딱 좋다. '2년 반 전에는 상상도 못했던 총선 압승 목표'가 점점 멀어져 가는 것 같다.

송오미 기자 (sfironman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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