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갑내기 FA’ 오지환·안치홍, 누가 더 비쌀까
90년생 동갑내기, 청소년 야구 우승 주역들
뚜렷한 장단점 지녔으나 FA 시장 최대어 분명
1990년생 동갑내기 KIA 안치홍과 LG 오지환이 나란히 FA 자격을 얻으면서 이들의 계약 규모에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KBO는 31일, 2020시즌 FA 자격 선수 24명의 명단을 공개했다. 이들은 2일까지 KBO에 FA 권리 행사 승인 신청을 해야 하고, 절차가 완료되면 10개 구단과 협상 테이블에 앉을 수 있다.
이 가운데 내야수 자원인 안치홍(2루수)과 오지환(유격수)은 최대어로 분류, 각 구단들의 러브콜을 받으며 대형 계약을 예고하고 있다.
이들은 2008년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 우승을 이끈 주역들로 ‘90년생 5대 유격수’로 분류된다. 당시 최고로 불렸던 이학주는 일찌감치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며 대표팀에 뽑히지 않았고, 오지환이 1루, 안치홍이 2루, 김상수가 3루, 그리고 허경민이 유격수 포지션에 위치해 우승의 감격을 맛봤다.
그로부터 11년이 지났고 이들 모두는 KBO리그를 대표하는 선수들로 자리 잡았다. 안치홍의 경우 데뷔 첫해였던 2009년 곧바로 팀의 2루 자리를 꿰찼고 최연소 올스타 MVP를 비롯해 팀 우승까지 맛보며 리그 최정상 2루수로 발돋움했다.
오지환은 좀처럼 부상당하지 않는 괴물급 신체 조건이 우수하다. 여기에 유격수 수비도 나날이 발전했고, 2016년에는 잠실 구장을 홈으로 사용하는 유격수 중 최초로 20홈런을 돌파하기도 했다.
두 선수의 비교 우위를 논하면 아무래도 안치홍이 한 발 앞서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안치홍은 프로 통산 타율 0.300 100홈런 586타점을 기록했고 WAR(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 스탯티즈 기준) 부문에서도 29.14를 적립했다.
오지환은 타율 0.261 103홈런 530타점과 함께 29.94의 WAR를 쌓았다. 안치홍이 군 복무로 2년간 자리를 비운 반면, 오지환이 병역혜택을 받아 공백이 없었던 점을 감안하면 안치홍 쪽으로 무게가 쏠릴 수밖에 없다.
FA 계약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최근 세 시즌간의 성적에서도 안치홍이 앞선다. 안치홍은 지난 3년간 12.21의 WAR로 NC 박민우에 이어 2루수 부문 2위를 기록했다. 8.33 WAR의 오지환은 김하성, 김선빈, 김재호에 이은 유격수 부문 4위.
다만 안치홍은 FA 자격 획득 시즌은 올해, 하필이면 부진하고 말았다. 3할 타율을 넘겼으나 규정타석에 이르지 못했고 홈런도 지난해 23개에서 5개로 크게 줄어들며 바뀐 공인구의 지배를 받고 말았다. 여기에 심각해질 정도로 좋지 않은 2루 수비 역시 문제점으로 거론된다.
오지환은 꾸준했다. 타율은 2할 중반에 그쳤으나 유격수 포지션을 감안하면 크게 나쁘지 않은 수준이다. 무엇보다 큰 부상 없이 매일 라인업에 이름을 올릴 수 있는 선수이며, 유격수 수비는 최고 수준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안치홍과 오지환은 단점이 분명하지만 이를 상쇄할 장점이 더욱 큰 선수들이다. 마침 이번 시즌 FA 시장에서는 내야수 보강을 원하는 팀들이 다수 등장, 안치홍과 오지환을 잡으려는 영입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질 전망이다. 대어급인 이들이 어떤 계약서를 받아들지 팬들의 관심이 모아진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