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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걸음 뗀 유료방송 M&A…이통3사 3강으로 재편 가속도


입력 2019.11.10 12:10 수정 2019.11.10 04:53        김은경 기자

KT 1위 자리 바짝 추격하는 ‘LGU+-CJ헬로·SKB-티브로드’

공정위 승인 결정…과기정통부·방통위 거쳐 내년 초 마무리

KT 1위 자리 바짝 추격하는 ‘LGU+-CJ헬로·SKB-티브로드’
공정위 승인 결정…과기정통부·방통위 거쳐 내년 초 마무리


SK텔레콤·티브로드·LG유플러스·CJ헬로 로고.ⓒ각사

공정거래위원회가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 합병,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 등 유료방송 기업결합 두 건을 승인하면서 이동통신 3사를 주축으로 한 유료방송시장 재편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 합병, LG유플러스의 CJ헬로에 대한 공정위의 기업결합 승인이 동시에 이뤄지면서 일정 연기로 시장 재편 기회를 놓칠까 우려했던 이들 기업은 한숨 돌렸다는 분위기다.

국내 방송통신 환경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의 가파른 성장과 동시에 케이블TV 시장은 침체되고 있으며 유튜브·넷플릭스 등 글로벌 기업들이 국내 시장을 잠식하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내 사업자들은 합종연횡으로 대응책 마련에 나선 것인데, 늑장 심사로 해외기업에 시장을 잠식당할지 모른다는 위기감이 팽배했다.

이번 심사 결과에 대해 SK텔레콤과 CJ헬로 모두 환영의 뜻을 밝혔다. SK텔레콤은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을 감안한 공정위의 전향적 판단을 존중하며, 과기정통부와 방통위 인허가 승인 취득을 위해서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SK브로드밴드-티브로드 합병법인은 IPTV와 케이블TV의 성장을 도모하고 프로그램제공업체(PP) 등 협력 기업과 상생함으로써 국내 미디어 생태계의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LG유플러스 역시 공정위 결정을 존중하며, 조치사항에 대해서는 충실히 이행해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LG유플러스는 “유료방송 시장은 물론 알뜰폰 시장에 대해 공정위가 판단한 바와 같이 경쟁이 활성화되도록 최선을 다하고 소비자 선택권 확대뿐 아니라 투자 촉진 및 일자리 안정화에도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공정위 승인과 동시에 본격적으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도 심사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앞서 최기영 과기정통부 장관은 지난달 국정감사에서 “(유료방송 시장 재편이) 늦어지지 않도록 하겠다”고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 합병의 경우 과기정통부 인가와 방송통신위원회 사전동의를 각각 받아야 한다. 이와 관련해 방통위는 ‘티브로드 및 티브로드동대문방송 합병 변경허가 사전동의 심사계획안’을 마련, 사전동의 심사위원회을 꾸렸다. 방통위는 공공성·지역성 등 9개 심사항목으로 사전동의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과기정통부 승인까지 완료되면 유료방송 시장 개편은 약 1년만인 내년 초께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향후 유료방송업계는 이통 3사 3강 체제로 재편된다. 1위는 점유율 31%의 KT-KT스카이라이프다. 이어 LG유플러스-CJ헬로가 유료방송 시장에서 가입자 800만명, 점유율 24.5%로 2위를 차지하게 된다.

3위는 SK텔레콤이다.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 합병 후 SK텔레콤은 유료방송 가입자 약 777만명, 점유율 약 23.9%로 몸집이 커진다.

재편 이전에는 KT 1위 독주체제였으나 기업결합으로 2·3위와의 격차가 급격히 좁혀지는 것이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KT가 1위 자리를 지키기 위해 ‘딜라이브’를 인수할 것이라는 관측이 계속해서 제기됐다.

하지만 국회의 유료방송 합산규제 사후규제 논의가 장기화되면서 KT의 딜라이브 인수는 추진 동력을 상실한 상태다. 합산규제는 케이블TV와 위성방송, IPTV 사업자가 특수 관계자인 타 유료방송 사업자를 합산해 전체 유료방송 가입자 수 3분의 1을 넘지 못한다는 내용으로, 작년 6월 27일 일몰됐다. KT의 경우 딜라이브 등 다른 유료방송 기업을 인수하면 점유율 33%를 넘게 돼 합산규제 영향을 받는다.

유료방송업계 관계자는 “공정위의 심사가 당초 예상보다 늦어진 만큼 유보 판단 없이 승인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는데 이번 결정으로 속도감 있는 진행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며 “아직 과기정통부 승인 등 남은 절차가 있지만, 큰 산은 넘었다”고 말했다.

이어 “사업자들은 시장 재편이 본격화된 만큼 글로벌 사업자에 맞서 살아남을 계획 수립과 차별화될 서비스 발굴을 준비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김은경 기자 (e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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