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매운동은 ing'…일본 맥주·청주 이젠 습관성 '손사래'
일본 맥주 수출 금액 99%·청주 73.6% 감소
정치·사회적 신념 접목…일본 불매운동 장기화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유예를 계기로 양국 관계가 개선될 것이란 긍정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이와 상관없이 불매운동은 여전히 굳건히 유지 되고 있다.
감소한 일본 여행 수요는 회복 기미가 보이지 않고, 맥주, 청주 등 소비재 수입도 사실상 중단됐다. 공짜 발열 내의 마케팅을 벌였던 유니클로 역시 매출 감소를 면치 못했다. 열기가 식어간다는 일각의 분석과는 달리 수치상으로는 안 먹고 안 입겠다는 움직임이 여전히 강한 것으로 분석된다.
4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일본에서 수입된 맥주는 3만5008㎏로, 수입액은 3만8000달러(약 4500만원)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하면 수입량은 99.6%, 금액은 99.5% 줄었다.
일본 재무성이 한국에 대한 맥주 수출 실적이 지난 10월 수량과 금액에서 모두 '제로(0)'였다고 밝힌 것과는 다르지만 여전히 낮은 수치다. 일본이 수출 규제 강화를 발표했던 7월부터 10월까지 수입한 일본 맥주는 460만9000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2868만 달러 대비 84%나 줄었다.
일본 맥주는 지난 10년간 국내에서 판매되는 국가별 판매 순위에서 1위를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지난 2005년 일본 맥주 수입액은 182만1000달러에 불과했으나, 이후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며 지난해에는 7830만달러라는 역대 최고실적을 기록했다. 하지만 일본산 제품 불매운동이란 직격탄에 14년 만에 첫 수입 감소세를 겪은 것이다.
수입 맥주 판매 순위 상위권을 장식하던 아사히, 삿포로 등 일본 맥주 브랜드는 편의점은 물론 대형마트에서도 판매가 뚝 끊기면서 하위권으로 순위가 일제히 밀려났다.
특히 지난 1분기까지 수입 맥주 부동의 1위 자리를 지켜온 아사히 맥주의 유통사인 롯데아사히주류는 인력 감축에 착수했다. 삿포로와 에비스의 국내 유통을 담당하는 엠즈베버리지는 무급휴가를 실시하기도 했다.
일본 청주도 불매 운동 영향을 받았다. 지난 10월 수입된 일본 청주는 48만7000달러(약 5억7000만원)규모로 지난해 같은 기간 184만6000달러 대비 73.6% 줄었다. 7월부터 10월까지 일본 청주 수입액은 227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553만4000달러)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일본 맥주의 빈자리를 국내 맥주가 대신하고 있다.
하이트진로의 테라는 올 7, 8월 여름 성수기 시즌에만 300만 상자(한 상자당 10L 기준) 이상 판매되며, 2억병 판매를 돌파했다. 제주맥주 역시 올해 상반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약 71% 성장했다.
공짜 발열 내의로 논란을 일으킨 유니클로 역시 매출 감소는 면치 못했다. 8개 신용카드사의 결제 현황을 살펴보면 발열 내의 마케팅을 벌인 지난달 15일부터 6일간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0%나 급감했다.
이는 일차원적 소비에서 벗어나 정치·사회적 신념을 접목하는 사례가 늘면서 나타났다. 따라서 일본산 불매 운동은 쉽사리 사그라들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개인의 만족을 목적으로 단순히 가격과 품질을 따져 물건을 구매하던 일차원적 소비에서 벗어나 정치·사회·윤리적 신념을 접목하는 사례가 늘면서 일본의 행태가 달라지지 않는 한 불매운동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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