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급 탈북자, 트럼프에 '김정은에 속고 있다' 서한
북한 김정은 정권에서 일한 고위급 탈북자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북한에 속고 있다고 경고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15일 연합뉴스에서 미 신문 워싱턴타임스에 따르면 이 신문은 지난 11일(현지시간) 서한 사본을 입수해 이같이 보도했다고 밝혔다. 해당 탈북자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한 비핵화를 할 것으로 믿게끔 트럼프 대통령을 속였다”면서 “미국은 북한 엘리트층을 겨냥, 내부로부터 젊은 독재자를 교체하기 위한 심리전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에서 30년간 일한 전직 관리라고 밝힌 이 인사는 동시에 미국이 북한에 전면적인 제재를 부과하고 북한 핵시설에 대한 선제공격을 실행할 준비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문은 이 인사의 구체적 신원은 공개하지 않았다.
그는 “김정은이 권력을 유지하는 한 북한의 비핵화는 영원히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에게 핵무기는 자신의 생존을 지키기 위한 최후의 수단이라는 것이다.
또 “당신은 김정은의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을 막았지만 그는 여전히 대화의 장 뒤에서 핵 위협을 증가시키고 있고 당신과의 관계를 이용하려 하고 있다”면서 “북한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심리전을 수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심리전에 관해 핵폭탄과 같은 위력을 가질 수 있으며 북한 주민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도록 하는 이상적인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이 인사는 또 “김정은은 핵무기를 포기하면 남한에 흡수될 것이라는 우려 때문에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핵은 적의 선제공격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고 50년 동안 통치를 유지할 수 있는 마지막 수단이라고 믿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김정은이 핵 프로그램을 포기하면 3대에 걸쳐 수행한 핵 개발의 정당성이 무너지고 주민과 당, 군의 신뢰를 잃는 위기를 맞게 된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북한 독재자들은 1994년 제네바 합의 이후 25년간 북한을 비핵화하는 결정을 내린 적이 없으며 ‘북한의 비핵화’라는 표현을 쓴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선대의 유훈이라면서 거론한 비핵화도 북한의 비핵화가 아니라 한반도 전체에 걸친 광범위한 비핵화라는 것이다.
백악관은 서한에 대해 논평을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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