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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당직자 절절한 외침…황교안, 새 전략 선보일까


입력 2019.12.22 03:00 수정 2019.12.21 23:26        정도원 기자

한국당 사무처 팀장급 당직자, SNS 문제제기

"제1야당 총선전략에 구도·인물·정책 없다

당이 마치 검사동일체…브레이크 걸 때 됐다"

한국당 사무처 팀장급 당직자, SNS 문제제기
"제1야당 총선전략에 구도·인물·정책 없다
당이 마치 검사동일체…브레이크 걸 때 됐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지난 20일 오후 국회본청 앞에서 열린 공수처법·선거법 날치기 저지 규탄대회에서 규탄발언을 하고 있다. 황 대표 뒤로 '우회전 금지'와 '정지 STOP' 표지판이 보인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결의대회 성격의 의원총회와 국회앞 군중집회로 이어지는 일정이 한 주 내내 반복되자, 자유한국당 내에서 "지도부가 계책이 없는 것 아니냐"는 술렁거림이 높아지고 있다. 황교안 대표가 내주 새로운 전략을 선보일지 관심이 쏠린다.

한국당 안팎에서는 21일 사무처의 팀장급 핵심당직자가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 화제였다. 이 당직자는 "제1야당의 총선 준비 전략이 무엇이냐"며 "구도·인물·정책 하나 없이 극우화된 모습만으로 한 표라도 가지고 올 수 있겠느냐"고 문제를 제기했다.

아울러 "지금의 당은 마치 검사동일체 조직인 것마냥 굴러가고 있다"며 "대체 언제까지 '의사결정과정이 뭐냐'는 질문을 받아야 하는 것이냐"라고 지적했다.

한국당은 지난 한 주 내내 오후에 의원총회를 열고, 직후 국회앞으로 나아가 군중집회를 여는 일정을 반복했다. 의총은 개개인이 헌법기관인 국회의원들이 당의 전략·전술을 논의하는 장보다는 결의대회처럼 운용됐다. 갈수록 수위만 높아가는 군중집회 발언은 보수우파의 핵심 지지 기반인 '소리 없는 소리''침묵하는 다수'와 유리됐다는 비판이 나왔다.

이 당직자는 "이러면 안 된다는 공감대 속에서 과정도 모르는 결정을 묵묵히 따라야만 하는 서글픈 현실"이라며 "20%대 지지율로 어찌 선거를 치르고, 비전 하나 제시 못하고 극우 소리 들어가며 어찌 지지를 호소할 수 있겠느냐"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이쯤되면 브레이크 걸 때가 됐다. 애국시민의 역할은 존중하되 맡겨두자"며 "묵묵히 일하는 국민을 보고 판단해야 한다. 오로지 대중의 시각에서 결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문제제기가 당 안팎에 SNS를 통해 빠르게 전파된 것은 사무처 당직자들 뿐만 아니라 의원실 보좌진과 의원들 사이에서도 내용에 대해 폭넓은 공감대가 존재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일주일 내내 결의의총·군중집회 반복된 일정
"'황교안 당에 계책이 없어 황당무계' 회자"
홍준표 '국민통합연대' 출범 등 안팎서 압박


홍준표 자유한국당 전 대표와 이재오 전 의원은 23일 오전 11시 프레스센터에서 국민통합연대를 창립한다. 홍 전 대표와 이 전 의원이 지난 10월 25일 10·25 문재인 퇴진 철야 국민대회장에 나란히 앉아 있다(자료사진).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한 초선 의원은 이날 데일리안과 통화에서 "당내에 떠도는 '황당무계(黃黨無計)'라는 말을 들어봤느냐"며 "'황교안 당에 계책이 없다'는 우려"라고 전했다. 한국당내 잠재적 대권주자의 측근으로 알려진 한 인사는 "당과 중도층 사이의 간극이 유례없이 벌어지고 있다"며 "이것은 신당에 공간을 내어주는 흐름"이라고 걱정했다.

때마침 이날 주요 일간지에는 1면 광고로 '국민통합연대' 창립대회 안내가 실렸다. 23일 오전 11시 창립하는 '국민통합연대'는 보수 성향의 문단 거두 이문열 작가가 공동대표를 맡고, 홍준표 전 대표를 필두로 이재오·안경률·전여옥·조해진·진수희·김효재·안형환·조전혁 전 의원 등이 참여한다.

이 작가가 평소 박근혜 전 대통령의 복고를 주장하는 강성 친박 세력을 '왕당파''앙시앙 레짐 세력' 등으로 지칭하며 단절을 주장해왔듯이, '국민통합연대'는 극단 세력을 배제한 중도보수의 대통합을 주장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 핵심관계자는 "국민통합연대는 신당과는 일단 무관한 조직"이라면서도 "한국당의 우경화가 계속돼 중도보수대통합의 가능성이 없어진다면, 한국당 공천 결과에 따라 신당이 태동하는 과정에서 일정한 역할을 하게 될 가능성을 아예 배제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여운을 남겼다.

또다른 정치권 관계자는 "김병준·김태호·홍준표 등 황교안 대표의 대권 라이벌들에 대한 공천 배제 방침은 '태풍의 눈'"이라며 "한국당 안팎에서 한동안 잦아들었던 분당 가능성, 신당 태동에 대한 우려가 다시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안팎의 우려 속에서 황교안 대표의 고민도 깊어가는 분위기다. 황 대표는 이날 당초 참석 예정이던 울산 규탄대회에 불참했다. 일주일 동안 계속된 군중집회로 저하된 체력을 회복하는 한편, 차분한 정국 구상을 통해 새로운 전략을 선보이려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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