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00만 달러 류현진, 토론토 개막전 선발?
토론토 팀 선발 ERA 22위..제1선발 유력
내년 3월 홈 로저스센터서 보스턴과 첫 대결할 듯
류현진(32·토론토 블루제이스)이 현재 선발진 구성이라면 새 시즌 개막전 선발로 나설 것이 확실시된다.
'MLB.com'을 비롯한 미국 현지 언론들은 23일(한국시각) "류현진이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4년 8000만 달러(약 929억 원) 계약에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옵션 없이 연봉 전액을 보장받는 류현진은 연 평균 2000만 달러(약 232억 원)를 받는다.
1억 달러는 넘지 못했지만 연 평균 2000만 달러에 달하는 고액 계약이다. 이번 FA시장에서 좌완 선발로 관심을 모았던 메디슨 범가너(애리조나 5년 8500만 달러), 댈러스 카이클(시카고 화이트삭스 4년 7400만 달러)도 이루지 못한 연 평균 연봉 2000만 달러 계약이다.
2002시즌을 앞두고 박찬호가 텍사스와 맺은 5년 6500만 달러 계약 규모를 넘어섰다. 한국인 투수로서도 역대 최고액의 계약이다. 주세(세금) 비율이 높긴 하지만 연평균 금액으로는 2014시즌 앞두고 7년 1억 3000만 달러짜리 계약을 맺은 추신수(37·텍사스 레인저스)까지 앞선다.
토론토는 2019시즌 MLB 전체 평균자책점 1위를 차지한 류현진을 잡으며 큰 고민 하나를 해결했다. 지난 시즌 토론토 선발진은 엉망이었다. 10승을 올린 선발 투수가 단 한 명도 없다. 팀 선발 평균자책점은 5.25로 22위였다.
더 이상 지켜볼 수 없었던 토론토는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밀워키 브루어스와 트레이드로 체이스 앤더슨을 영입한 토론토는 베테랑 우완 FA 태너 로어크, 일본 프로야구 투수 3관왕에 빛나는 야마구치 슌까지 데려왔다.
그러나 에이스라고 내놓을 만한 카드가 없었고, 류현진에게 거액을 쓰며 모셔왔다. 토론토 구단 역사상 FA 투수에게 쓴 가장 큰 돈이다.
현지에서는 “토론토가 가장 필요로 했던 ‘에이스’를 잡았다. 마운드 보강으로 포스트시즌 진출 희망도 생겼다”며 “지난해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와 카반 비지오, 보 비셰트 등 대형 유망주들도 성장하고 있는데 선발진이 안정을 찾으면 토론토가 더 나아질 것”이라며 3시즌 연속 AL 동부지구 4위에 그쳤던 토론토의 미래를 밝게 봤다.
계약 규모나 조건에서도 볼 수 있듯, 토론토가 류현진에게 거는 기대는 매우 크다. 메이저리그 구단 가운에 유일하게 캐나다를 연고로 하는 토론토 블루제이스는 성적 부진으로 관중도 크게 감소하고 있다. 류현진이 호투하면 경기장을 찾는 한인들도 크게 늘어 감소세를 막을 수 있다.
당장 개막전 선발의 중책도 안아야 한다. 현재 토론토 선발 로테이션에서 커리어나 연봉으로 봤을 때, 류현진을 넘어서는 투수가 없다. 'ESPN'은 류현진이 내년 토론토의 1선발을 맡고 우완 체이스 앤더슨과 태너 로크, 맷 슈메이커, 좌완 앤서니 케이가 2~5선발에 자리할 것으로 예상했다. MLB에 첫 진출하는 야마구치 슌의 이름은 아직 넣지 않았다.
사이영상을 수상했던 좌완 데이빗 프라이스(보스턴) 영입도 고려했지만 류현진을 잡으면서 발을 빼게 됐다. 남은 오프시즌 류현진 이상의 투수를 영입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스프링 트레이닝과 시범경기 등을 거쳐야 하지만 현재로서는 류현진의 제1선발이 확실시된다. 따라서 류현진은 오는 2020시즌 토론토의 개막전 선발 투수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토론토는 2020시즌 3월 26일 홈 로저스 센터에서 보스턴 레드삭스와 개막전을 치른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