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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데일리안 결산] 반도체 부진에 가전 경쟁 심화된 전자업계


입력 2019.12.24 06:00 수정 2019.12.24 07:30        이홍석 기자

신 가전 성장 속에서 삼성·LG 상호 비방전 가열

반도체·DP 부진 속 핵심소재 규제로 어려움 가중

신 가전 성장 속에서 삼성·LG 상호 비방전 가열
반도체·DP 부진 속 핵심소재 규제로 어려움 가중


지난 9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 2019' 에서 관람객들이 삼성전자의 QLED 8K TV를 살펴보고 있다.ⓒ삼성전자

올해 전자업계는 완제품과 부품 모두 치열한 한 해였다. 가전 시장에서는 TV·냉장고·세탁기 등 전통가전에 이어 건조기·의류관리기·무선청소기·공기청정기 등 신 가전들이 부상한 가운데 날로 치열해지는 경쟁이 상호 비방전으로까지 확대됐다.

지난 2년간 전자업계의 효자 노릇을 했던 반도체는 메모리 업황 악화로 부진에 빠졌고 디스플레이는 액정표시장치(LCD) 가격 하락과 중국발 물량 공세로 큰 타격을 입었다. 여기에 일본 정부의 핵심 소재 수출 규제 등으로 바람잘 날 없는 한 해를 보냈다.

신가전 부상 속에 업체간 경쟁 넘어선 비방전 심화

가전 시장에서는 건조기·의류관리기·무선청소기·공기청정기 등 신가전 제품들의 성장이 두드러졌다. 과거 선택사항이었던 이들 제품들이 필수제품으로 부상하면서 이들 관련 매출이 급성장했다. 특히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 등 신기술들과의 결합으로 편의성이 부각되면서 성장의 촉매제로 작용했다.

LG전자에서 생활가전이 주력인 홈어플라이언스앤에어솔루션(H&A)사업본부가 지난 3분기 매출액이 5조3307억원으로 사상 최초로 3분기에 매출 5조원을 돌파한 것도 이러한 신가전들의 활약이 일조했다는 분석이다.

삼성 에어드레서와 LG전자 스타일러 간 경쟁 속에 코웨이 등 중견업체들까지 의류관리기 시장에 참전하고 있고 무선청소기 시장도 삼성·LG·다이슨간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는 것은 이러한 신 시장의 성장을 방증하고 있다.

이러한 업체들간 치열한 경쟁이 선을 넘으면서 상호 비방전도 가열됐다. 전통가전의 대표제품인 TV에서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8K(해상도 7680x4320) 시장을 놓고 난타전을 벌였다.

지난 9월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 2019’에서 LG전자가 삼성전자 8K QLED TV의 화질 선명도(CM·Contrast Modulation)를 문제 삼으면서 시작된 공방은 이후 국내에서 양사간 비방전으로 이어졌고 이후 공정거래위원회 맞제소로 갈등이 심화됐다.

LG전자는 광고를 통해 삼성의 QLED TV가 블랙 표현이 정확하지 않다는 점을 지적하자 삼성전자도 광고에서 올레드 TV의 번인(burn-in·번짐) 현상을 꼬집으며 비방전의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양사의 이러한 비방전은 건조기와 의류관리기 등 신가전 제품들로도 확대됐다. 건조기에서는 LG전자의 LG 트롬 듀얼 인버터 히트펌프 건조기의 자동세척 콘덴서에 먼지가 끼는 문제가 발생하자 삼성전자가 유튜브 채널을 통해 이를 비판하는 영상을 올리며 공세에 나섰다.

반대로 삼성전자가 독일 시장조사기관 GfK의 자료를 인용해 국내 시장에서 점유율 50%를 넘어서며 1위에 올랐다고 발표하자 LG전자가 자료의 정확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등 반박에 나서는 등 한치의 양보 없는 싸움을 벌였다.

또 양사는 의류관리기에서도 서로의 제품을 겨낭하는 듯한 광고와 영상을 통해 공세를 펼쳤다.

삼성전자가 회사 유튜브계정을 통해 LG 스타일러 제품이 진동을 통해 털어낸 미세먼지를 외부로 배출하지 못해 청결한 관리가 이뤄질 수 없다고 강조하자 LG전자는 '진짜 스타일러의 의류관리'를 주제로 의류관리기 '트롬 스타일러'의 차별화된 성능과 편리함을 강조한 새 TV 광고를 선보였다.

SK하이닉스가 개발한 96단 4D 낸드 기반 1Tb QLC 제품.ⓒSK하이닉스
올해 유난히 힘겨웠던 반도체·DP...내년 회복 다짐

부품의 대표주자인 반도체는 유난히 어려운 한 해를 보냈다. 지난 2년간의 메모리반도체 초호황의 영향으로 올해 부진이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2년간 지속적으로 D램과 낸드플래시 생산 캐파가 늘어난 상황에서 지난해말부터 수요가 줄면서 재고가 쌓이기 시작했고 이는 공급과잉으로 인한 제품 가격 하락으로 이어졌다.

상반기 내에 멈출 것으로 예상됐던 D램 가격 하락세는 하반기에 들어서야 간신히 멈췄지만 회복은 더딘 상황이다. 낸드플래시도 가격 회복이 이뤄졌지만 아직 반등 수준에 이르지는 못하고 있다.

이는 메모리반도체 의존도가 높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실적에 타격을 입혔고. 하반기 들어서도 전반적인 업황 약세 속에 고전을 이어가면서 이제 회복 시기는 내년으로 미뤄진 상태다.

다만 재고 소진이 상당수준 이뤄졌고 이달들어 가격 회복세가 나타나면서 반등을 위한 기반은 마련된 상태다.

시장조사업체인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D램 현물 가격은 지난 5일 2.73달러(DDR4 8Gb 기준)로 바닥을 찍은 후 상승세로 돌아서 지난 16일 이후에는 꾸준히 3달러대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8월 이후 보합세를 보이다 추가 하락하기도 했지만 이제는 오름세로 전환했다.

낸드플래시(128Gb 16Gx8 MLC 기준)의 경우, 지난 6월말 3.93달러로 저점을 찍은 뒤 지난달 말 기준 4.31달러로 하반기 꾸준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내년 반도체 업황 개선 가능성은 높은 편이지만 당초 기대보다 회복 속도가 느리게 이뤄질 것이라는 신중론도 여전하다.

디스플레이도 올 한해 어려움이 지속됐다. 수요 위축으로 인한 LCD 가격 하락 속에 미·중 무역분쟁 등의 영향으로 중국 현지 세트업체와 유통업체들이 패널 구매를 보수적으로 전환하는 등 악재가 겹쳤다는 분석이다.

삼성·LG 디스플레이 모두 부진을 겪었지만 그 파고는 LCD 비중이 큰 LG디스플레이에게 영향이 더 컸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애플 등 스마트폰용 중소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로 다소 충격을 완화했다.

상반기까지는 동반 부진한 가운데 하반기 들어 삼성전자는 주요 고객사들의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로 중소형 OLED 패널 공급이 들면서 3분기 영업이익 1조원대(1조1700억원)를 회복했다. 반면 LG디스플레이는 LCD 사업 적자 속에서 대형 올레드 생산라인 전환에 따른 비용까지 겹치면서 올해 3개 분기 연속 적자가 지속됐다.

이러한 부진 속에서 반도체·디스플레이는 지난 7월 일본 정부의 핵심 소재 수출 규제 여파로 어려움이 가중되는 이중고까지 겪었다. 현재는 수출 재개와 국산화 등으로 상당부분 해소되기는 했지만 불안한 상황은 완전히 가시지 않고 있다.
LG디스플레이의 롤러블 OLED.ⓒLG디스플레이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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