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량세 전환' 맥주 가격 변동…소비자 '혼선'

올해부터 종량세 전환…롯데주류, 캔맥주 가격인하

생맥주·병맥주 가격 인상 전망…재고 문제·소비자 혼란

ⓒ롯데칠성음료

롯데칠성음료가 새해 벽두부터 국산맥주 '클라우드'와 '피츠 수퍼클리어' 출고가를 인하했다. 올해 1월 1일부터 적용되는 종량세를 적극 수용하면서다.

종량세 전환으로 슈퍼에서 구매하는 캔맥주 가격은 전체적으로 낮아진 반면, 일반 음식점에서 판매되는 병맥주나 생맥주의 가격은 오를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부터 맺주와 탁주(막걸리)에 대한 과세 체계가 종가세에서 무게에 따른 종량세로 바뀐다. 매년 물가에 따라 주세율 또한 바뀔 예정이다.

이번 과세 체계 변경에 따라 맥주 1㎘당 83만300원의 세금이 붙는다. 캔맥주의 경우 종량세를 적용하면 이전 종가세를 적용할 때보다 총 세금이 싸진다.

그러나 병맥주·페트병·생맥주의 전체 세금 부담은 각각 23원, 39원, 445원 올라간다. 다만 정부는 생맥주는 세율을 2년간 한시적으로 20% 경감해 2022년까지 1㎘당 66만4200원을 과세한다.

롯데주류는 종량세 전환을 적극 수용해 일부 제품에 대한 출고가격 조정에 나섰다. 롯데주류는 캔맥주 500㎖를 기준으로 클라우드는 1880원에서 1565원으로, 피츠는 1690원에서 1467원으로 각각 인하했다.

다만 케그(생맥주·20ℓ) 클라우드는 기존 3만7000원에서 3만8108원으로, 피츠는 3만430원에서 3만4714원으로 오른다.

오비맥주도 지난해 10월 카스 맥주 전 제품의 공장 출고가를 평균 4.7% 인하해 2020년 말까지 동일한 가격에 공급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대표 제품인 카스 병맥주의 경우 500㎖ 기준으로 출고가는 1147원이다.

종량세 전환에 따라 캔맥주 가격은 인하했지만, 생맥주나 병맥주의 가격은 오를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병맥주나 생맥주 경우 유흥업소나 음식점에서 절반 이상 매출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정부는 생맥주 가격 인상 요인을 우려해 2020년부터 2년간 한시적으로 세율의 20%를 경감하겠다는 대안을 내놓았지만, 세금 인상에 따른 생맥주 가격 인상을 막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갑작스럽 가격 변동은 재고 문제와 소비자 혼선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외식업계 한 관계자는 "종량세 전환으로 수제맥주나 국산 맥주가 세금 부담이 줄어들어 가격이 내려갈 수 있어 좋은 소식이지만 출고가가 낮은 생맥주는 세부담이 25.4%나 늘어나게 되면서 가격 변동이 있을 수 있다"면서 "기습 가격 인상과 잦은 가격 변동은 외식업계와 소비자들의 혼란을 초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