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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家 ‘형제의 난’ 재발 가능성은 낮지만…분쟁 불씨는 남아


입력 2020.01.21 06:00 수정 2020.01.20 17:57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신동주 전 부회장, 확보한 실탄으로 롯데지주 등 지분 매입 나설 가능성도

광윤사-롯데홀딩스-호텔롯데로 이어지는 지배구조, 관건은 일본 경영진들의 지지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왼쪽)·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데일리안

신격호 롯데 명예회장의 별세로 본격적인 창업 2세 시대를 맞이한 롯데의 지배구조와 경영권 행방에 대해 재계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2015년 시작된 신동주, 신동빈 형제의 난은 사실상 차남인 신동빈 회장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2017년 롯데지주 출범을 계기로 주요 계열사의 편입 작업을 마무리하고 현재는 호텔롯데 상장이라는 마지막 퍼즐을 남겨 두고 있다. 일본에서도 지주사 역할을 하는 일본 롯데홀딩스 경영인들과 주주들의 지지와 신임을 바탕으로 신동빈 회장 체제가 굳건히 유지되고 있다.


신 명예회장의 유산 분배 문제가 남아있기는 하지만 주요 계열사 보유 지분이 많지 않아 현 롯데그룹의 지배구조나 경영권이 흔들릴 가능성은 적다는 분석이다.


롯데에 따르면 신 명예회장은 롯데지주 지분 3.1%를 비롯해 롯데칠성(1.3%), 롯데쇼핑(0.93%), 롯데제과(4.48%) 등을 보유하고 있다. 비상장사인 롯데물산의 경우 6.87%를 갖고 있다. 일본에서는 광윤사(0.83%), 롯데홀딩스(0.45%) 등의 지분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지주 출범 이후 꾸준히 지분을 늘려온 신동빈 회장은 11.7%로, 0.2%를 보유하고 있는 신동주 전 부회장과 2.2%를 갖고 있는 신영자 롯데복지재단 이사장 등 다른 형제에 비해 월등히 많은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지분 외 인천 계양구의 4000억대 토지 등 나머지 재산 분배 결과에 따라서는 분쟁의 불씨가 남을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지분 매각과 상속 등으로 실탄을 확보한 신동주 전 부회장이 지분 확보를 통해 경영권 분쟁 가능성을 되살릴 수 있다는 것이다.


신 전 부회장은 2017년 롯데지주 출범 과정에서 롯데쇼핑, 롯데칠성(당시 롯데칠성음료), 롯데푸드, 롯데제과 등 보유 지분을 매각해 7000억원 상당의 현금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달 초에는 코리아세븐 지분 4.01%(148만6631주) 매각해 156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확보했다. 롯데피에스넷을 흡수 합병키로 한 코리아세븐 이사회 결의에 반대해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한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신 명예회장의 상속분까지 더해질 경우 1조원에 달하는 자금을 확보할 가능성이 높다. 지주사인 롯데지주 주가가 주당 3만원 후반에서 4만원 초반대를 오르내리는 등 하락세를 유지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추가 지분 확보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신동빈 회장의 지분율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지분 확보를 통해 경영권 분쟁의 불씨를 살릴 수도 있다는 의미다. 20일 오전 11시 기준 롯데지주 시가 총액이 4조원 수준임을 감안하면 1조원의 자금으로 지분 매입 시 그룹 내 영향력을 확보할 수 있는 수준까지는 올라설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특히 신동주 전 부회장이 일본 광윤사 최대주주라는 점도 분쟁 재발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일본 롯데 지주사인 롯데홀딩스를 지배하는 광윤사는 옥상옥 지배주주로 불린다. 광윤사는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 28.1%를 보유하고 있는 최대주주다.


일본 롯데홀딩스가 국내에서 중간지주 역할을 하는 호텔롯데의 최대주주라는 점을 감안하면 광윤사 최대주주인 신 전 부회장의 지배력이 호텔롯데를 비롯해 호텔롯데가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롯데케미칼, 롯데물산, 롯데알미늄, 롯데상사, 롯데캐피탈, 롯데지알에스 등 주요 계열사에도 미칠 수 있다.


다만 광윤사에 이어 일본 롯데홀딩스의 주요 주주인 종업원지주회(27.8%)와 임원지주회 등이 신동빈 회장을 지지하고 있어 광윤사 지분만 보유한 신 전 부회장이 전폭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기는 어려운 구조다. 이들 우호세력의 지분 총합(53.9%)에 신 회장 본인의 지분을 합하면 57.9%에 달한다.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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