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D-인터뷰] 이성민 "'미스터주'·'남산의 부장들', 다 잘 됐으면"


입력 2020.01.21 09:01 수정 2020.01.21 09:06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같은 달에 연이어 세 작품 선보여

"다양한 캐릭터 봐주셨으면"

배우 이성민은 '미스터 주: 사라진 VIP'에서 국정원 요원 태주 역을 맡았다.ⓒ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배우 인생에서 이런 적은 처음이에요."


이성민(51)이 멋쩍게 웃었다. 이달에만 세 작품을 선보이기 때문이다. tvN 드라마 '머니게임'에 출연 중인 그는 설 연휴 극장가에 두 작품을 내놓는다.


영화 '미스터 주: 사라진 VIP'와 '남산의 부장들'이다. 장르도, 캐릭터도 제각각이다.


'미스터 주: 사라진 VIP'(감독 김태윤·22일 개봉)에선 원맨쇼에 가까운 활약을 펼친다. 영화는 국가정보국 에이스 요원 태주가 갑작스러운 사고로 온갖 동물의 말이 들리면서 펼쳐지는 사건을 그린 코미디다.


'갑자기 동물들의 말소리가 들린다면?'이라는 질문으로 시작해, 인간과 동물의 교감을 코믹하고 감동적으로 담는다.


이성민은 극 중 태주 역을 맡아 동물 알리(목소리 연기:신하균)와 찰떡 케미를 선보인다.


21일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난 이성민은 "어떻게 나올지 궁금했는데 만족했다"며 "관객 입장에서 봤을 때 정말 행복했고 마음이 따뜻했다"고 밝혔다.


이성민은 개 알리와 호흡하며 고군분투했다. 동물과 연기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평소 개를 무서워한 그이기에 주변 사람들은 걱정했다. "처음에 알리를 만났을 때 두려웠는데 촬영하다 보니 친해졌어요. 알리가 달려와서 저를 핥은 적이 있는데, 그때 다 내려놨죠. 하하. 개와 대화하는 장면이 어떻게 나올지 가장 궁금했습니다."


영화에서 알리는 자기를 내던져서 태주를 지킨다. 태주의 딸이 '목숨을 다해 사람을 구하는 동물은 있지만 목숨을 다해 동물을 구하는 사람은 없다'는 대사는 관객의 마음을 건드린다.


배우 이성민은 '미스터 주: 사라진 VIP'에서 국정원 요원 태주 역을 맡았다.ⓒ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영화를 다 보고 나면 이런 반려동물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생긴다. "저도 알리 같은 강아지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사람과 다르게 무조건적인 사랑을 주거든요. 강아지를 키우자고 아내를 설득하고 있답니다(웃음)."


영화의 주가 된 설정은 흔히 봐왔다. 그간 심각하고, 일상적인 역할을 해온 이성민에겐 새로운 경험이었다. 배우는 "이 영화에 참여하는 것 자체가 의미 있는 일이라고 판단했다"며 "알리와 앙상블이 가장 중요해서 현장에서 항상 긴장했다. 즉흥적으로 대처해야 했던 순간이 많았다"고 고백했다.


동물들이 주로 CG(컴퓨터 그래픽)로 나온 터라 쉽지 않은 작업이었다. 이성민은 "애드리브는 거의 없었다"며 "CG가 이렇게 많은 작업은 처음이었는데 신선했다"고 털어놨다.


영화에선 개성 넘치는 배우들이 동물 목소리를 맡아 즐거움을 극을 다채롭게 만든다.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알리는 신하균의 맛깔나는 목소리와 잘 어울린다. 귀여운 판다는 사랑스러운 유인나와 딱 맞아떨어진다.


폐사육장의 리더 앵무새 꼬꼬 역은 '국민 엄마' 김수미가, 특별한 능력을 장착한 흑염소는 이선균이 맡아 '깨알 웃음'을 준다.


감초 연기의 대명사 이정은은 고릴라 릴라, 이순재는 햄스터, 김보성은 퍼그, 박준형은 독수리를 책임졌다.


이성민은 "훌륭한 배우들이 목소리 연기를 잘 해줬다"며 "특히 유인나 씨가 판다 역을 사랑스럽게 표현해줬다. 알리 역을 맡은 신하균 씨도 고생했다"고 전했다.


다소 유치하다는 지적에 대해선 "이번 작품은 가족 영화"라며 "어떻게 나올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CG 탓에 여러 한계에 부딪히며 연기했다"고 고백했다. 이어 "조금 아쉬운 점이 남지만, '미스터 주'는 또다른 가능성을 주는 작품"이라고 덧붙였다.


속편이 나오면 출연할 의향이 있냐고 묻자 바로 "네"라고 대답했다. "동물과 대화하는 설정은 반려 동물을 기르는 사람이라면 다 공감할 수 있을 거예요. 따뜻한 마음이 바탕이 된 작품입니다."



배우 이성민은 '미스터 주: 사라진 VIP'에서 국정원 요원 태주 역을 맡았다.ⓒ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다작 배우인 그는 쉬지 않고 연이어 선보이고 있다. 작품 선택 기준을 묻자 "캐릭터, 이야기를 중점적으로 본다"며 "'미스터주'는 작품 전체에 대한 호기심, '남산의 부장들'은 캐릭터에 대한 궁금증으로 시작한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이성민은 남자 배우들과 찰떡 호흡으로도 유명하다. 이번 두 영화에서도 그렇다.


'남산의 부장들' 이병헌에 대해선 "액션, 멜로, 코미디 등 다 되는 대한민국 최고 배우"라며 "감정을 자제하면서도 다 표현하는, 신비스러운 능력이 있다. 아무것도 안 하는 듯하면서도 연기하는 게 판타스틱했다"고 극찬했다.


배정남과 호흡에 대해선 "내가 가진 보통의 상식과는 전혀 다르게 연기했다"며 "알리를 대하는 마음과 비슷하게 늘 긴장하며 연기했다. 사람의 손길이 묻지 않은 원석의 느낌이다. 의심하지 않고 연기한다"고 웃었다.


데뷔 이래 세 작품을 같은 시기에 선보이는 건 최초다. 쑥스러워한 그는 "'미스터 주'를 가장 처음에 찍고, '남산의 부장들'을 촬영했다. '머니게임'도 마무리 단계다. 촬영 시기는 다 다른데, 공개 시기가 겹쳤다. 민망하다"고 웃었다. "장르도, 타깃 관객층도 전혀 다른 작품이에요. '남산의 부장들'을 통해 웰메이드 영화를 즐기고, 이후에 가족들과 함께 '미스터주'를 보셨으면 합니다(웃음)."


관객들에겐 이성민의 다채로운 모습을 볼 수 있는 기회다. 배우는 "관객들이 그렇게 봐주셨으면 한다"고 미소 지었다.


최근 '열일' 중인 그가 연기를 계속하는 원동력이 궁금했다. '아쉬움' 때문이란다. "저도 촬영장에 가기 싫을 때도 있죠. 연기는 아쉬움 때문에 계속 하게 됩니다. 후회할 때도, 자괴감을 느낄 때도 있죠. 이런 부분이 도전의식을 자극합니다."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관련기사
부수정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