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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한투 IPO시장 용호상박…틈새 찾는 증권사들


입력 2020.01.31 06:00 수정 2020.01.31 06:05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기업가치 7조 거론’ SK바이오팜 딜 따낸 NH, 올해도 우뚝

10조 호텔롯데 깜짝 IPO 기대·소부장 패스트트랙 활황 전망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올해 IPO시장에서도 선두 경쟁을 치열하게 펼칠 전망이다. ⓒ데일리안DB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올해 기업공개(IPO)시장에서도 용호상박 경쟁을 펼칠 전망이다. 경쟁사와 중소형사들은 양강구도의 틈새를 침투하기 위해 남은 대어급 딜과 소부장(소재·부품·장비) 특례상장 등으로 생존활로를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NH투자증권은 9979억원의 주관금액을 달성하며 3년 만에 IPO 정상을 탈환했다. 한국투자증권이 5941억원으로 2위를 차지했고 대신증권은 2696억원으로 3위에 올랐다. 이어 미래에셋대우와 KB증권이 각각 4·5위를 기록했다. 그동안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과 함께 빅3구도를 이루며 2년 연속 상장주관 1위였던 미래에셋대우는 4위 자리로 내려왔다.


NH투자증권은 작년 IPO 최대어인 4025억원 규모의 한화시스템 이외에도 지누스, 현대오토에버, SNK 등 1000억원이 넘는 대형 IPO를 주관했다. IPO와 회사채 발행에서 대형 거래를 연이어 따낸 덕분에 투자은행(IB) 부문의 성장세도 두드러졌다. NH투자증권의 IB 수수료 순영업수익은 지난해 2508억원으로 2018년(1111억원) 대비 125.7% 급증했다.


올해도 1위 자리를 수성할 가능성이 높다.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과 함께 올해 IPO 빅딜 첫 주자인 SK바이오팜 대표주관사를 맡은 덕분이다.


증권가는 올해 상반기 유가증권시장 상장이 유력한 SK바이오팜의 기업가치를 5조원에서 7조원 수준으로 평가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독자 개발한 뇌전증 치료 신약 ‘엑스코프리(성분명 세노바메이트)’가 미국 FDA(식품의약국) 판매 허가를 받으면서 바이오가치가 급부상했다는 평가다. 상장 흥행이 점쳐지면서 대표주관사인 NH투자증권의 수수료 수익 기대감도 커진 상태다.


유안타증권은 SK바이오팜의 기업가치를 7조2586억원으로 추정했다. 최남곤 연구원은 “엑스코프리는 뇌전증치료제의 약 78%의 매출이 발생하는 미국시장에서의 론칭이 가시화되면서 그 가치가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며 “또 엑스코프리의 경우 미국에서 자체 판매를 준비하고 있어 기존 기술이전을 통해 발생되는 로열티 매출보다 높은 이익률을 가지는 신약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또 다른 빅딜인 카카오페이지도 NH투자증권과 KB증권이 함께 대표주관을 맡고 있다. 국내 웹툰·웹소설 등을 서비스하는 카카오페이지도 예상 기업가치로 조(兆) 단위가 거론된다.


한국투자증권도 지난해 펌텍코리아와 자이에스앤디, 세틀뱅크, 플리토 등의 상장을 담당하며 올해 본격적인 승부를 위한 예열을 마쳤다. 올해는 삼성증권·JP모건과 함께 CJ헬스케어 대표주관사 자격을 획득했다. CJ헬스케어 기업가치는 2조원 안팎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 외에도 한국투자증권은 블랭크코퍼레이션, 태광실업 등의 대표주관사 자리를 꿰찼다.


역시 조 단위를 웃도는 메가딜인 현대카드는 작년 11월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과 NH투자증권을 대표주관사로, 한국투자증권을 공동주관사로 각각 선정했다. 두 증권사가 공동전선까지 형성한 가운데 경쟁사들의 추격도 어려워질 전망이다. 다만 아직 호텔롯데, 호반건설, SK매직, 카카오뱅크 등의 대어급 IPO 후보가 남아 있어 증권사 간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특히 호텔롯데는 올해 깜짝 상장에 나설 경우 현재 최대어로 꼽히는 SK바이오팜의 공모 규모를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 호텔롯데 상장 시 기업가치는 약 10조원대, 공모예정액은 5조원을 넘길 것으로 추정된다. 호텔롯데가 지난 2016년 IPO를 추진했을 당시 업계가 추정한 호텔롯데의 기업가치는 15조원에 달했다. 롯데는 대표 주관사로 KDB대우증권(현재 미래에셋대우로 합병), 메릴린치인터내셔널, 시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등 3곳을 선정한 바 있다.


증권가는 올해 IPO 시장의 두 번째 반격 카드로 소부장 특례상장을 꼽고 있다. 소재·부품·장비 전문 기업에 상장예비심사 기간을 단축해주는 ‘소부장 IPO 패스트트랙’이 지난 9월 도입됐고 메탈라이프가 제1호 기업으로 상장했다. 올해 에너지소재기업 서남, 화학소재기업 레이크머티리얼즈 등이 패스트트랙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소부장 패스트트랙 도입으로 중소형 증권사에도 기회가 늘어나 대형사 쏠림현상도 다소 진정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러한 소부장들의 상장 시도와 올해 대어급 기업들의 출현으로 올해 총 공모금액과 신규 상장 기업 수는 더욱 늘어날 것이란 게 업계 전망이다.


다만 공모주 투자자들은 투자에 유의해야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유통시장보다 발행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사모펀드 중심의 기업 초기 투자 열풍이 불었고 이는 기업가치 고평가 논란으로 이어졌다.


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최근 3개년 동안 신규 상장한 기업들의 공모가 및 시초가 대비 수익률 수준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는 점도 이와 무관치 않고, 공모가의 결정이나 청약 경쟁률이 점점 양극단으로 벌어지고 있는 점도 이러한 우려를 방증한다”고 말했다. 나 연구원은 “공모가를 확정하는 데 있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며 투자자 입장에서는 청약·공모 경쟁률보다 기업의 본질 가치에 더욱 집중해야 할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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