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국내 기업 중 처음으로 참가 취소
SKT·기아차, 기자단 취소…상황 예의주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 추세를 보이면서 이달 말 스페인에서 열리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0’ 행사에 기업들의 불참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국내 기업 중 가장 먼저 MWC 참가를 전격 취소했다. LG전자는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확산함에 따라 고객과 임직원의 안전을 우선시해 MWC 2020 전시 참가를 취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올해 MWC에는 10만명 이상의 관람객이 방문하고, 이중 중국인 관람객이 3만∼4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행사장에서 관람객들이 직접 기기를 만지고 체험하는 과정에서 감염 위험성이 크다는 문제가 제기됐다.
LG전자는 당초 MWC에서 새 스마트폰인 ‘LG V60 씽큐(ThinQ)’와 ‘G9 씽큐’를 발표할 예정이었지만, 이 역시 연기하기로 했다. 다만, 전시 참가 취소에도 글로벌 이동통신사와 사전에 약속했던 미팅은 별도로 진행할 계획이다.
LG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동향을 고려해 안전 여부를 판단하고 추후 신제품 공개행사를 가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아자동차는 국내 완성차 업체 중 처음으로 MWC에 참가해 전 세계 시장에 미래 자동차 기술력을 과시할 계획이었으나 다소 김이 빠지게 됐다.
기아차는 이날 오후 MWC 취재를 위한 출장 기자단에 운영 취소 소식을 알렸다. 다만, 부스 전시 일정은 계획대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기아차 관계자는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내부적으로 부스 운영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전날 출장 기자단 운영을 취소했다. 전시 부스 운영은 계획대로 진행할 예정이지만, 미디어 간담회와 부스규모, 운영 인력 등은 최소화하기로 결정했다. 기업들의 참가 취소가 이어지면서 KT는 전시부스 운영 여부를 재검토하고 있다.
MWC에서 글로벌 기업들과 미팅을 가지며 새로운 사업 기회를 모색하려 했던 이동통신 3사 최고경영자(CEO)의 행사 참석 여부도 불투명해졌다. 현재 이통 3사는 박정호 SK텔레콤 사장과 구현모 KT 사장,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의 참석을 재검토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계획대로 전시부스를 운영할 예정이다.
기업들의 잇따른 참가 취소에도 MWC 행사 자체는 강행될 것으로 보인다. 행사 주관단체인 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GSMA)는 4일(현지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MWC 바르셀로나는 오는 24일부터 27일까지 모든 장소에서 계획대로 진행될 예정”이라며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잠재적 영향을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공지했다.
이어 “지금까지는 영향이 미미하다”며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많은 조치를 취하고, 다른 조치도 계속 추가 중”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