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물 견본주택 없어도 흥행…“새아파트 수요 막을 수 없어”
상한제 임박 정비사업 단지, ‘총회 무산될까’ 전전긍긍
코로나19 확산으로 건설사들이 현장 견본주택을 운영하지 않고 이를 대신해 사이버 견본주택으로 대체하는 분위기다. 처음엔 불안감 때문에 청약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 것이란 우려가 컸지만, 사이버 견본주택을 운영하는 단지들이 높은 청약 경쟁률을 기록하면서 건설사들이 안도의 한숨을 쉬고 있다.
2일 한국감정원 주택청약시스템인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 14일 사이버 견본주택을 개관한 ‘매교역 푸르지오 SK VIEW’는 1074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15만6505명이 몰려 평균 145.7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사이버 견본주택만 개관 시 실물을 접하지 못하고 청약 신청을 해야 하는 수요자들의 불편이 꽤나 클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하지만 이러한 우려와 달리 최근 사이버 견본주택 개관 단지들이 큰 관심을 받은 데 이어 높은 경쟁률까지 기록하고 있는 만큼 온라인상으로도 충분히 수요자 유인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특히 입지가 좋거나 대형 건설사 브랜드 아파트의 경우 높은 분양성으로 인해 실물 견본주택을 통한 집객을 진행하지 않아도 높은 청약경쟁률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에 사이버 견본주택은 그 자신감의 표현일 수도 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한 분양대행사 관계자는 “사회적 이슈로 인해 시장상황이 녹록치 않음에도 사이버 견본주택으로 대체해 분양을 진행한 단지들은 어느 정도 청약 흥행을 예상하기 때문에 자신 있게 선제적으로 분양일정을 미루지 않고 추진하고 있다”며 “실물 견본주택을 볼 수 없는데도 이들 단지들의 높은 청약률을 기록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외부활동 자체를 자제하고 있어 당분간 거래시장 위축은 불가피하지만, 새 아파트에 대한 수요는 막을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전국적으로 코로나19에 대한 비상이 걸린 만큼 분양 일정도 상황에 맞게 계획대로 추진되거나 잠정 연기될 수 있다”면서도 “다만 이런 녹록치 않은 상황일수록 아파트도 입지와 상품성 등 가장 근본적인 요소들로 평가받기 때문에 분양 시장이 원래의 초심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여파와 함께 분양 시장에서는 분양가상한제를 피하기 위해 관리처분 이후의 정비사업을 중심으로 올해 4월 말 전에 입주자 모집공고도 완료해야 한다. 따라서 건설사와 조합 입장에서는 2~4월 사이에 공급을 최대한 앞당겨야 하는 상황이라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여기에 금융결제원에서 감정원으로 청약시스템이 이전되면서 1월 분양물량이 2월 이후로 연기된 점도 분양 물량 증감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 재건축 조합원은 “관리처분계획 신청을 위한 계획 수립·변경 시에는 총회 의결을 반드시 거쳐야 하는 만큼 대부분 조합들이 촉박한 일정 속에서 총회 개최를 추진 중에 있었으나, 코로나19 확산이 커지면서 총회마저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며 “총회 대부분이 3월에 집중돼 있어 코로나 사태의 정점과 맞물릴까 우려 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