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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전자업계, 韓 입국제한 확대 비상…“장기화 땐 피해 커”


입력 2020.03.04 13:33 수정 2020.03.04 14:09        이도영 기자 (ldy@dailian.co.kr)

삼성·LG·LS 등 진출한 베트남, 6월까지 하늘길 사실상 막아

국내 확진자 5000명 이상…입국제한 국가 갈수록 늘어날 듯

LG전자 베트남 하이퐁 캠퍼스 전경.ⓒLG전자 LG전자 베트남 하이퐁 캠퍼스 전경.ⓒLG전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가 국내서 확산되자 한국발 방문객의 입국을 금지하거나 제한하는 국가가 늘어나고 있어 전자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기업들은 당장은 피해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사태 장기화 시 글로벌 전략에 차질을 빚는 등 타격을 우려하고 있다.


4일 외교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기준 한국발 방문자의 입국 금지·제한 조치를 내린 국가 및 지역은 총 92곳으로 집계됐다. 국내 전자업계는 초긴장 상태다. 입국제한 국가가 늘어나자 출장길이 막혀 지난해 미리 세워둔 글로벌 전략에 차질을 빚을까 걱정하는 모양새다. 업계의 우려는 베트남 정부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한국인에 대한 입국제한조치를 강화하면서 커졌다.


베트남 주재 한국대사관에 따르면 베트남 정부는 지난달 25일부터 대구·경북 거주자와 최근 14일 이내 해당 지역을 방문한 외국인에 대한 입국을 금지했다. 지난달 29일에는 한국인에 대한 무사증(무비자) 입국 허용을 16년 만에 처음으로 임시 중단했다. 지난 3일에는 베트남 민간항공청이 현지시간으로 오는 6월 4일까지 한국에서 출발하는 모든 여객기는 번돈·푸깟공항만 이용할 수 있다고 고시했다.


번돈·푸깟공항은 그동안 한국 국적 항공사가 취항한 적이 없는 공항으로 사실상 한국과 베트남 항공편이 전면 중단되는 셈이다. 업계에서는 베트남 정부의 조치를 사실상 한국발 입국자를 모두 막는 금지로 해석했다.


베트남은 삼성·LG·LS 등 국내 기업이 다수 진출해 있는 국가다. 베트남 출입국 길이 막히며 본사 직원 파견이 어려워 업체들의 신제품 생산과 연구개발(R&D) 등에 차질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베트남에서 스마트폰·생활가전·TV 등 주요 완제품을 생산한다. 특히 베트남을 스마트폰 주요 생산기지로 삼고 하노이 인근 박닌과 타이응우옌에 스마트폰 공장 2곳을 운영하고 있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삼성전자 휴대폰은 글로벌 물량의 절반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29일부터는 베트남 하노이에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큰 규모의 R&D센터 건설에 들어갔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 영향으로 착공식을 취소했다. 삼성전자는 화상회의로 해외 법인과 소통하고 있고 완벽한 현지화로 생산에 문제없다는 입장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대형 액정표시장치(LCD)와 중소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 디스플레이 모듈을 생산하고 있다. 폴더블 시장 확대에 따라 OLED 라인을 증설을 계획하는 등 베트남 비중을 늘리고 있어 베트남 정부의 방침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해 경기 평택 스마트폰 생산라인을 베트남으로 이전해 운영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달부터 베트남 등 일부 국가에 대한 출장 금지·제한 조치를 내리는 등 선제적 대응에 나섰지만 국내 코로나19 확산으로 출장길이 막힌다면 신제품 생산 등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LS전선·LS산전·LS엠트론 등 베트남에 공장 4개를 보유하고 있는 LS그룹은 현지 인력을 중심으로 운영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기업들은 화상회의, 현지 법인장 중심의 공장 운영 등으로 아직까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상황은 악화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국내 코로나19 확진자는 4일 오전 0시 기준 5328명으로 전날 같은 시간에 비해 516명이 늘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가라앉지 않으면 한국발 방문객의 입국을 금지·제한하는 국가가 늘어나 기업들이 생산·R&D 등 글로벌 전략에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업계에서도 사태 장기화 시 해외사업을 장담할 수 없다며 답답해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한국발 방문객 입국제한 조치로 임직원들의 출장길이 막혔지만 현지 공장 운영에는 차질이 없다”면서도 “사태 장기화 땐 장담할 수 없어 상황을 지켜보며 미리 세워둔 전략을 수정해야 할 판”이라고 밝혔다.

이도영 기자 (ldy@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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