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통’ 김대환 삼성카드 사장-‘R&D 전문가' 이동면 BC카드 사장 등판
“득 될까 독 될까” 업황 악화 속 ‘비카드 출신’ 구원투수 둘러싼 관심 확대
최근 삼성카드와 BC카드가 새로운 수장을 맞으면서 국내 8개 전업 카드사들이 모두 새 지도부 진용을 갖추게 됐다. 여타 카드사들이 변화보다 안정에 무게를 두며 CEO 연임을 결정한 가운데 비카드사 출신으로 처음 카드사를 이끌게 된 두 수장들은 업황 악화 속 빠른 적응과 자신만의 색깔을 통해 수익성 강화 등 미래 경쟁력을 강화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재무통’ 김대환 삼성카드 사장-‘R&D 전문가' 이동면 BC카드 사장 등판
9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삼성카드 임추위는 7년 간 삼성카드를 이끌어 온 원기찬 사장 후임으로 김대환 삼성생명 경영지원실장(CFO, 부사장)을 내정했다. 김 신임 대표이사 내정자의 공식 취임은 삼성카드 주총일인 오는 19일 이후 단행될 예정이다. 삼성카드는 이번 선임에 대해 “참신한 전략과 과감한 혁신으로 삼성카드의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할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BC카드 역시 모기업인 KT를 통해 이동면 전 KT 부문장의 신임 사장 선임을 기정 사실화한 상태다. 구체적인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으나 BC카드 또한 이달 중 정기주총과 이사회 투표를 통해 CEO 선임 안건을 최종 의결할 예정이다. KT가 BC카드의 지분 69.54%를 보유한 최대주주인만큼 사장 선임은 무난할 전망으로, 신임 사장의 임기는 오는 12월 31일까지다.
두 카드사 사장 내정자 모두 그간의 경력 상 카드사를 거친 적이 없고 타 업권에서 전문성을 착실히 쌓아 왔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김대환 삼성카드 신임 대표이사 내정자의 경우 삼성생명으로 입사한 이후 마케팅전략그룹 담당임원, 경영혁신실 담당임원, 경영지원실 담당임원, 경영지원실장(CFO)을 지낸 ‘재무통’으로 꼽힌다.
이동면 BC카드 사장 내정자 역시 서울대 전자공학과 졸업 후 1991년 KT에 입사해 KT 종합기술원 기술전략실장(상무), 인프라연구소장(전무), KT융합기술원장(부사장), KT 미래플랫폼사업부문장 등을 역임했다. KT의 신기술 개발 일선에 있는 융합기술원 원장을 경험한 만큼 R&D 분야에 강점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득 될까 독 될까” 업황 악화 속 ‘비카드 출신’ 구원투수 둘러싼 관심 확대
한편 두 신임 수장의 주요 과제는 공통적으로 업황 악화 속 수익성 제고를 위한 사업 다각화와 경영 효율화, 글로벌 시장 개척 등이 될 전망이다. 업계 공통적으로 업황이 좋지 않은 분위기 속에서 비용 절감만으로 수익성을 방어하는 것도 한계가 있는 만큼 보다 효율적으로 고객을 확보함과 동시에 차별화된 미래성장동력을 마련해야 한다는 과제도 안고 있다.
삼성카드의 경우 한층 치열해진 KB국민카드와의 경쟁에서 업계 2위 지위를 사수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또한 디지털을 통한 회원 유치 확대와 이종산업과의 협업 강화로 사업생태계를 넓혀야 한다. 업계 안팎에서는 재무관리에 특화된 김 신임 사장 전문성을 적극 살려 '알짜 경영'이 강화될 것이라는 기대감과 ‘친정’인 삼성생명과의 시너지 가능성도 제기된다.
BC카드 역시 디지털 플랫폼 강화 정책을 이어가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QR코드를 이용한 무인결제 서비스 사업이 이제 막 도입 단계이고, 글로벌 사업 또한 아직 갈 길이 멀다. 미래전략 기술통인 이 내정자가 자신의 전문성을 결제산업과 접목시켜 보다 새로운 미래비전을 제시할 수 있을지 주목되는 대목이다.
무엇보다 카드업계의 흐름을 보다 빠르게 파악하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짜기에 돌입해야 한다는 점이 두 수장들의 공통된 숙제로 꼽힌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카드업계를 비롯한 금융산업 전반이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고 있는 만큼 오히려 새로운 시각에서 전략을 구상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승부수가 될 수 있다"면서 "기존 전문가들이 사내에 포진해 있는 만큼 이를 얼마나 빠르게 흡수하고 함께 호흡을 맞춰 나가느냐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