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 구속 피한 승리, 9일 군입대 예정
일각선 "도피성 입대" 무능한 수사기관 탓해야
그룹 빅뱅 출신 가수 승리(30·본명 이승현)의 군입대가 확정됐다. 하지만 여전히 그의 행보를 지켜보는 이들의 시선엔 불만이 가득하다.
승리는 9일 강원도 철원군 육군 6사단 신병교육대에 입소할 예정이다. 약 5주간의 기초군사 훈련을 마치면 자대배치를 받아 본격적인 군복무를 시작한다. 육군 측은 "승리와 관련해 추가적인 조치는 없다"며 승리가 일반인들과 동등한 대우를 받는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미 지난해 군입대 예정이었던 만큼, 수사를 마친 승리의 이번 행보는 당연한 수순이다. 승리 관련 사건은 관련법에 따라 재판, 수사 관할권이 군사법원으로 이첩된다. 이에 승리에 대한 재판 절차가 남아 있다는 이유로 일각에선 '도피성 군입대'라고 비판한다. 하지만 이런 시선과 달리 승리에게 군사재판 과정까지 혜택이라고 지적하는 건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 있다.
물론, 승리의 군입대를 불편하게 여기는 것도 일리가 있다. 사건을 이첩받은 군사법원과 군 검사가 공소 유지를 제대로 할 수 있겠느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고, 언론의 취재가 어려워져 승리 사건이 흐지부지 묻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승리가 군사재판으로 인해 군 복무를 하지 못할 것이라는 목소리도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우려가 현실로 나타난다 해도 그것을 승리에게 책임을 물을 수는 없는 일이다. 오히려 두 차례나 구속영장을 신청하고도 신병확보에 실패한 수사기관에 책임을 묻는 것이 합당하다.
승리는 성매매 알선과 횡령, 상습도박 혐의 등으로 지난해 5월과 올해 1월 두 차례 영장이 신청됐으나 모두 기각됐다. 서울중앙지검은 지난 1월 30일 승리를 성매매 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상습도박, 외국환 거래법 위반 등 혐의로 불구속기소 했다. 언론의 폭발적인 관심 속에 장시간에 걸쳐 광범위한 수사를 하고도 결과는 초라했던 셈이다.
물론 수사 과정에서 승리는 반성은커녕 태연하게 체육관을 방문해 운동을 한다거나 고급 스파를 방문해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그리고 각종 언론을 통해 제기된 승리 관련 의혹이 결코 가볍지 않다. 하지만 이는 그가 군복무를 하는 것과는 별개의 문제다.
병무청은 승리 사건과 관련 "일관되고 공정한 판결이 이뤄지도록 검찰과 적극적으로 공조할 것"이라며 공정한 재판을 약속했다. 특히 그동안 승리 사건을 담당했던 민간 검사는 재판 과정에 파견돼 군 건사와 협업할 수 있는 만큼 부실한 재판 진행이 될 것이라는 우려는 기우에 불과하다는 게 군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특히 현행 제도상 군사재판은 1,2심만 담당하고 3심은 대법원이 담당하게 돼 있다. 따라서 승리 측, 혹은 검찰 측에서 1,2심 재판 결과에 불복한다면 민간에서 최종 판결을 받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