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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천 칼바람 맞은 홍준표·김태호, '무소속 연대' 결성할까


입력 2020.03.08 05:30 수정 2020.03.07 22:03        송오미 기자 (sfironman1@dailian.co.kr)

거물급 현역 대거 불출마·컷오프로 'PK 선거 구심점' 부재한

통합당, '洪·金' 중심 무소속 연대 결성 시 선거 전략 '빨간불'

대권 후보였던 洪·경남지사 재선했던 金, 파급력 상당할 듯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現 미래통합당) 대표와 김태호 전 경남지사ⓒ데일리안DB

'공천 칼바람'이 미래통합당 영남권 지역을 강타한 가운데 컷오프(공천 배제)된 인사들 중심으로 '무소속 연대'가 결성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특히, 당내 잠재적 대권주자로 거론되고 있는 홍준표 전 대표와 김태호 전 경남지사를 중심으로 'PK(부산·울산·경남) 무소속 연대' 또는 TK(대구·경북) 지역까지 포함한 '영남 무소속 연대'가 탄생할 경우 적지 않은 파급력을 보일 것이란 관측이다.


PK 지역에서 무소속 출마를 공식적으로 밝힌 첫 인사는 김 전 지사다. 당의 요구인 '경남 창원 성산' 출마를 거부하고, 고향인 '경남 거창·함양·산청·합천' 출마 의지를 고수하다 컷오프 된 김 전 지사는 오는 8일 거창 선거 사무실에서 무소속 출마 관련 기자회견을 갖고 다음 주 초 탈당할 예정이다.


김 전 지사는 자신이 낙천(落薦) 결과가 발표된 직후인 지난 5일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무소속 출마의 뜻을 밝히며 '무소속 연대' 결성 가능성을 언급했다.


김 전 지사는 "나는 여기서(경남 거창) 떠나지 않을 것이다. 민심의 평가를 받을 것"이라며 "지금 갈 수 있는 길은 외길(무소속 출마)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홍 전 대표와 대화하면서 조크(농담)로 자칫 잘못하면 '낙동강 벨트'가 아니라 '무소속 벨트'가 되는 것 아니냐'고 했는데, 이 말이 현실이 될 것 같아 참 그렇다"라고 말했다.


홍 전 대표도 조만간 결단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홍 전 대표는 지난 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황교안 대표 측의 경쟁자 쳐내기와 김형오 공관위원장의 사감(私憾)이 합작한 야비한 공천 배제를 내가 어떻게 받아들이는 것이 과연 홍준표다운 행동인지 오늘부터 숙고하겠다"며 "숙고는 길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홍 전 대표는 지난달 20일 공관위 면접을 본 직후 기자들과 만나 "나는 밀양에서 컷오프 당했다. 양산을에서 (컷오프를) 당하면 두 번째"라며 "만약 컷오프를 두 번 당하면 '정계 은퇴'나 '무소속 출마' 중에서 선택할 수밖에 없다"고 밝힌 바 있다.


홍 전 대표는 '경남 양산을'에서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맞불을지, 당초 출마하려했던 고향 지역구(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에 돌아가 무소속으로 출마할지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5선의 이주영 국회부의장(경남 창원 마산합포)도 공천 결과에 반발하며 무소속 출마 의사를 내비쳤다. 이 부의장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좌파 독재정권 타도를 위해 항상 선두에 서서 맹렬한 저격수, 전사로서 투쟁했다"며 "그럼에도 저를 컷오프 한 것은 도저히 승복할 수 없는 불공정하고 불의한 일"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민주성지 마산의 정신으로 불의한 공천에 맞서 싸우고자 한다. 의논드리겠다"며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열어 놨다.


컷오프된 김한표 의원(재선·경남 거제)은 재심을 신청한 상태다. 김 의원은 무소속 출마에 대해서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무성(6선·부산 중구영도구)·김세연(3선·금정구)·김도읍(재선·북강서을) 의원 등 PK 지역 거물급 현역 의원들이 이번 총선 불출마를 선언해 사실상 'PK 선거 구심점'이 없는 상태인 만큼, '대선주자급'인 홍 전 대표와 김 전 지사를 중심으로 'PK 무소속 연대'가 결성된다면 상당한 파급력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홍 전 대표는 국회의원 4선·경남지사 재선을 거쳐 지난 2017년 대선 때 통합당의 전신인 자유한국당 후보로 출마해 2위(득표율 24%)를 기록한 저력이 있고, '선거의 달인'으로 불리는 김 전 지사는 국회의원 재선·경남지사 재선에 이어 국무총리 후보자로 지명된 적이 있는 거물이다.


낙천한 TK 지역 현역 의원들 중 지역 기반이 탄탄한 의원들의 무소속 출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지난 4일 옥중 서신에서 거대 야당 중심의 '보수 대통합'을 주문한 만큼,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박심(朴心)'의 영향을 많이 받는 TK 지역의 경우 무소속 출마를 쉽게 결정하지 못할 것이라는 목소리도 있다. 공관위는 지난 6일 3선의 강석호(경북 영양·영덕·봉화·울진) 의원과 초선의 곽대훈(대구 달서갑)·정태옥(대구 북갑)·김규환(비례·대구 동을 당협위원장)·김석기(경북 경주)·백승주·(경북 구미갑) 의원 등을 컷오프했다.


PK 지역 통합당 관계자는 7일 통화에서 "현재 공관위의 PK 지역 공천 결과를 보면, PK 선거를 이끌만한 인물이 없다"며 "홍 전 대표와 김 전 지사 중심으로 'PK 무소속 연대'가 만들어진다면, 통합당 PK 선거에 빨간불이 켜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홍 전 대표의 경우 2018년 대구 북구을 당협위원장을 맡은 적도 있지 않나. PK를 넘어 TK까지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무소속 연대를 영남권까지 확대 못할 이유도 없다"고 평가했다.

송오미 기자 (sfironman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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