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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바꾼 총선 로고송 전쟁, 신나는 곡 자제·메시지에 총력


입력 2020.03.26 00:06 수정 2020.03.26 00:06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MBC

총선 경쟁의 막이 본격적으로 달아오르면 덩달아 로고송 경쟁도 치열하다. 각 정당은 로고송으로 정체성과 차별성을 보여준다. 유세 현장에서는 길거리 시민들의 이목을 끌고 친숙함을 주기 위해서 보통 기존의 곡을 개사한 형태를 사용한다. '히트곡' '귀에 쏙 들어오는 곡'을 선점해야 한다. 매번 ‘로고송 전쟁’이 벌어지는 이유다.


사단법인 한국음악저작권협회(회장 홍진영, 이하 한음저협)는 오는 4월 15일에 있을 제21대 국회의원선거를 앞두고 지난 23일부터 후보자들이 사용할 선거로고송 접수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선거 운동 기간에 사용되는 홍보용 음악인 선거로고송은 주로 기존의 대중가요를 개사 및 편곡하여 사용함에 따라 저작권법 제46조(저작물의 이용허락)에 의거, 원저작자인 작사, 작곡자에게 사용 허락을 받아야 한다.


그러나 이번 총선은 이전과는 제법 온도차가 느껴진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사태가 이어지면서 후보들의 고민이 깊어졌기 때문이다. 지역민과의 대면 접촉을 줄이는 등 선거운동 자체가 축소된 상황에서 선거유세차와 확성기를 이용한 노래 홍보가 자칫 국민의 반감을 살 수 있을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한음저협 관계자는 “현재(25일 기준) 제21대 국회의원 및 재보궐선거의 선거로고송 접수와 관련해 21곡에 대해 승인이 된 상태”라고 전했다. 세부 목록을 살펴보면 더불어민주당 이낙연(서울 종로구)·김태년(성남시 수정구) 후보가 각각 2곡, 이재정(안양시 동안구을)·전혜숙(서울 광진구 갑)·김상희(부천시병)·문진석(천안시갑)·박용진(서울 강북구을)·백혜련(수원시을)·양기대(광명시을) 후보가 각각 1곡, 미래통합당 김희국(경북 군위·의성·청송·영덕)·허용범(서울 동대문 갑)이 각각 2곡, 송언석(김천시) 후보가 1곡, 정의당 이경자(광양시 곡선군구례군을) 후보가 1곡, 무소속 김지호(인천 남동구을) 후보가 2곡, 기독자유통일당이 2곡을 승인 받았다.


선거로고송은 멜로디가 쉬우면서 다양한 연령층에게 친숙한 트로트 장르가 전통적으로 많이 사용되어 왔다. 실제로 한음저협에 따르면 지난 2018년에 있었던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홍진영 ‘엄지척’, 박상철 ‘무조건’, 박구윤 ‘뿐이고’ 등 트로트 가요가 선거로고송 사용 상위 10곡 가운데 무려 8곡이나 이름을 올렸다. 지난 20대 총선 땐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이 큰 인기를 얻으며 ‘픽 미’(Pick me) 로고송 쟁탈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나를 뽑아달라’는 의미의 후렴구가 국민에게 표를 호소하는 선거와 맞아 떨어진 것이다.


이처럼 로고송에는 선거 당시 대중가요 유행이 반영돼 왔다. 때문에 최근 ‘미스터트롯’ ‘놀면 뭐하니-뽕포유’ 등으로부터 시작된 열풍으로 대중적인 장르가 됐고, 이전에도 선호도가 높았던 트로트 곡을 선점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할 것으로 예상됐다.


실제로 통합당은 25일 “정당곡은 ‘승리의 길’ ‘미래통합당 CM송’ ‘독도는 우리땅’ ‘얼쑤! 대한민국’ 등 4곡을 선정했다. 또 후보자 대표 추천곡은 트로트 대세 분위기를 고려해 국민들의 귀에 쉽게 각인되는 인기곡인 유산슬(유재석)의 ‘사랑의 재개발’을 비롯해 박상철의 ‘황진이’와 ‘무조건’, 장윤정의 ‘어부바’, 박현빈의 ‘곤드레 만드레’, 영탁의 ‘찐이야’, 클론의 ‘월드컵송’, 거북이의 ‘빙고’, 카라의 ‘미스터’, 동요 메들리 2곡 등 총 11곡이 채택됐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선거로고송에 코로나19 극복 의지를 담는다. 민주당은 기(旣)발표된 선거송 10곡에 코로나19를 함께 이겨내자는 취지를 담은 4곡(Now N New ‘하나되어’ 전인권 ‘걱정말아요 그대’ 이승기 ‘스마일보이’ 윤상 ‘달리기’)을 추가로 선정했다. 또 이에 앞서 유산슬(유재석)의 ‘사랑의 재개발’과 당 공식 응원가인 ‘더더더송’을 포함한 10곡(박군 ‘한잔해’, 박홍주 ‘너라면 OK’, 홍진영 ‘엄지척’, 박상철 ‘무조건’, 송대관 ‘유행가’, 나미 ‘영원한 친구’, 있지 ‘달라 달라’. 트와이스 ‘Yes or Yes’)을 추천 선거송으로 선정했다.


한음저협 관계자는 “최근 코로나19 사태와 국내 경제 침체 등 전반적인 사회 분위기로 인해 가볍고 신나는 분위기의 노래보다는 잔잔하고 따뜻한 분위기와 더불어 사회에 용기와 힘이 되는 메시지가 담긴 노래들도 많이 선택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저작권자의 요청이 없이는 세부 선정 곡을 공개하기는 어렵다”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취했다.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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