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민주당 자체 분석 결과 부산 18석 중
12곳 경합·6곳 열세, 우세·우세 경합은 '0곳'
"바닥에서 열심히 하고 있는데 유시민이… "
통합당, 자신감…"최소 15석에 플러스알파"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여권 180석 발언' 파장이 부산 정치권을 강타했다. 이번 21대 총선 최대 격전지로 떠오른 부산의 경우, "유 이사장의 발언이 '샤이 보수'를 자극해 보수층 결집을 이끌어 낼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오만한 여당' 이미지와 보수층 결집을 우려한 더불어민주당의 주요 인사들이 "누가 국민의 뜻을 안다고 그렇게 함부로 말할 수 있는가"(이낙연 더불어민주당 공동상임선거대책위원장), "느닷없는 180석 논란이 생겼다"(이근형 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 등의 쓴 소리를 쏟아내며 황급히 역풍 차단에 나섰지만, '오만한 여당 견제론'은 이미 작동해 보수층 결집을 이끌어내고 있는 모양새다. 미래통합당은 이 같은 기류를 재빨리 읽고 선거 프레임도 '문재인 정권 심판론'에서 '문재인 정권 폭주 견제론'으로 전환하며, '독주 견제론'에 대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당초 민주당 부산 지역 후보들은 문재인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에 대한 우호적인 여론 증가와 '통합당발(發) 막말' 논란 등으로 '훈풍'이 불고 있다고 판단하고, 이번 총선에서 현재 의석수(6석)보다 더 많이 획득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에 차있었다. 민주당은 4·15 총선에서 부산 지역 전체 18석 가운데 과반 이상인 10석을 목표로 내세웠다.
그러나 최근 유 이사장의 '여권 180석 발언' 등으로 10석 확보에 '빨간불'이 켜졌다.
13일 민주당이 자체 판세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부산 지역 전체 18곳 가운데 12개 지역이 '경합', 나머지 6곳이 '열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우세'이거나 '경합 우세'인 지역은 단 한 곳도 없었다.
이근형 전략기획위원장이 지난 10일 기자간담회에서 "부산은 여론조사 결과만으로 보면 안정적 우위에 있는 곳은 서너 곳"이라고 했고, 전날(12일)까지만 하더라도 민주당에선 4곳이 '우세' 지역이고 나머지는 상승세를 타고 있다고 한 것과 사뭇 달라진 결과다.
민주당 부산선대위 상임선대위원장을 맡고 있는 전재수 북·강서갑 후보는 13일 오후 데일리안과 만나 "오늘 민주당에서 자체 판세를 다시 분석했는데, 중·영도구(김비오), 부산진갑(김영춘), 부산진을(류영진), 동래구(박성현), 남구을(박재호), 북·강서갑(전재수), 북·강서을(최지은), 해운대을(윤준호), 사하구갑(최인호), 사하구을(이상호), 연제구(김해영), 사상구(배재정) 등 12곳이 '경합' 지역으로 나왔다"고 밝혔다. 전 위원장이 전날 우세 지역으로 꼽은 북강서갑, 사하갑, 남구을, 해운대을 마저 '경합'으로 바뀐 것이다.
전 위원장도 유 이사장의 '여권 180석 발언'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었다. 전 위원장은 "그 사람은 정치하는 사람도 아닌데 (선거판에) 크게 영향을 미치겠느냐"면서도 "민주당 후보들은 바닥에서 겸손하게 최선을 다하고 있는데 정치인도 아닌 사람이 하는 말이 언론의 조명을 받고 있다"며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유 이사장은 지난 10일 자신의 유튜브 방송인 '알릴레오'에 출연해 "선거 판세가 민주당의 압승 분위기로 흐른다. '범진보 180석'이 불가능한 목표가 아닌 상황"이라고 발언해 논란을 일으켰고, 그 여진은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통합당 부산선대위 총괄본부장인 하태경 해운대갑 후보는 부산 총선 전망에 대해 자신감을 드러냈다. 하 후보는 이날 통화에서 "미니멈(최소) 15석 먹고, 플러스알파"라며 "우리당이 확실한 상승세다. 나머지 3곳도 초접전"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