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 맛집' SBS, 트렌드 쫓는 MBC
KBS, 선거방송 전체 시청률 1위
ⓒKBS
제21대 국회의원선거 개표방송에 지상파 3사가 총력을 쏟아 부었다. 본격적인 개표방송 전부터 젊은 층을 끌어들일 수 있도록 ‘재미’를 더한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그 안에서 명확하고 빠르게 정보를 전달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하는 등 공을 들였다.
15일 진행된 KBS, MBC, SBS 등 지상파 3사 방송사의 개표방송은 같은 개표 결과를 가지고 서로 각각 다른 재미와 요소를 가미해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기 위한 치열한 경쟁 구도를 연출했다.
◆ 전문성 내세운 KBS, 선거 방송의 표본
‘내 삶을 바꾸는 선택, 2020 총선’이라는 슬로건을 내세운 KBS 선거방송은 앞서 지난해 11월부터 6개월 동안 총선 파일럿 ‘당신의 삶을 바꾸는 토크쇼, 정치합시다’(이하 ‘정치합시다’)와 함께 했다. 그간 총선 민심을 추적해온 프로그램답게 전문가들을 필두로 해 깊이 있는 분석에 중점을 뒀다.
‘정치합시다’에서 호흡을 맞춘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박형준 동아대 교수(미래통합당 공동선대위원장)의 해석은 물론, 개표방송 MC로 정세진, 이소정, 박태서, 박노원, 이광용, 김솔희 등 메인 앵커진을 내세우면서 전문성을 높였다는 평이다. 단순히 개표 현황을 나누는 것이 아니라 토론 형식으로 이야기를 나누면서 투표 결과에 따른 세밀한 향후 전망까지 함께 공유하도록 했다.
선거방송의 관전 포인트 중의 하나인 그래픽에서도 KBS는 정보 전달을 가장 중심에 뒀다. 기본에 충실하면서 쉽게 정보를 전달하는 데 집중했다.
유튜브와 페이스북, 카카오톡 등 모바일 플랫폼을 통한 개표방송도 함께 진행했다. KBS ‘도전 골든벨’ 진행자인 강성규·박지원 아나운서가 MC로 나서며, ‘더 라이브’의 최욱과 인기 팟캐스터 정영진, ‘댓글 읽어주는 기자들’ 진행자인 김기화 기자, 걸그룹 라붐 멤버 솔빈이 출연해 TV와는 다른 재미를 안겼다. 특히 KBS TV 개표방송과 모바일 개표방송이 3차례 연결돼 플랫폼간의 ‘크로스오버’를 시도하기도 했다.
ⓒMBC
◆ 트렌드 쫓은 MBC, 예상 못한 ‘여혐’ 논란
MBC는 본격적인 선거 방송에 앞서 숏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 ‘선거로운 생활 V로그’로 젊은 세대들의 이목을 끌었다. 기존의 딱딱한 선거방송과 달리 정치를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도 쉽고 재미있게 정치이야기를 즐길 수 있는 콘텐츠다.
연기파 배우 김갑수가 프로그램의 중심을 잡아줬다. 다수의 드라마에서 국회의원 역할을 맡아 묵직한 연기를 선보인 김갑수의 국회의원 도전기를 바탕으로 ‘어서와 국회는 처음이지’ ‘고3을 만나다’ ‘패션도 정치다’ ‘선거송 열전’ ‘함께해요 투표챌린지’ ‘첫 투표는 처음이라서’ 등을 통해 재미와 정보를 동시에 전달하는 역할을 해냈다.
특히 MBC는 ‘새로운 10년을 위한 선택’이라는 슬로건을 채택하면서 세련된 그래픽과 개표 상황을 직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시각화에 중점을 뒀다. 1, 2위 후보자 간 승부를 누가 더 큰 과자 조각, 혹은 아이스크림을 가져가는지로 표현하는 등 향수를 자극하는 그래픽이 눈길을 끌었다. 특히 4.16 세월호 참사 6주기를 맞아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영상을 내보내면서 감동을 안기기도 했다.
잘 나가던 방송에 오점도 남겼다. 자사 프로그램 ‘출발 비디오 여행’의 인기 코너 ‘영화 대 영화’ 포맷을 빌려 서울 동작을 지역구에서 맞붙은 더불어민주당 이수진 후보와 미래통합당 나경원 후보의 출구조사 득표율을 표현하는 과정에서 ‘언니, 저 마음에 안 들죠?’라는 멘트를 사용했다. 이 멘트는 2015년 MBC 예능 녹화장에서 여성 연예인들이 신경전을 벌이던 중 당시 상황을 촬영한 영상이 유출되면서 논란으로 번졌다. 이후 주로 여성 간 다툼을 희화화하는 데 쓰였다.
시청자들은 후보자들의 성별에만 주목해 해당 멘트를 사용한 것은 부적절하다며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MBC 시청자 게시판 등에서 비판을 쏟아냈다. 결국 MBC는 16일 오전 0시께 방송을 통해 “의도는 아니었지만 세심하게 살피지 못해 오해를 불러일으킨 점 사과드린다”고 전했다.
ⓒSBS
◆ ‘CG 맛집’ SBS, 풍자·위트 그래픽 여전
‘오늘, 우리 손끝으로’를 슬로건으로 내건 SBS 선거 방송은 당선 예측분석 시스템 ‘유·확·당’(유력·확실·당선)으로 명쾌한 정보 전달을 선보였다. 통계전문가들과 인공지능(AI) 기술을 결합해 전 지역구 후보자들의 당선 확률을 실시간으로 계산한 결과다.
SBS의 강점은 풍자와 위트가 담긴 그래픽이다. 지난 총선에서 소위 ‘덕력’ ‘드립력’이 폭발하면서 각종 영화와 드라마의 패러디가 탄생한 바 있다. 이번에도 접전이 펼쳐지고 있는 지역을 선별해 실시간 개표 상황을 그래픽으로 파악할 수 있게 하면서 ‘그래픽 맛집’의 명성을 이어갔다. 망치로 힘자랑을 하는 후보자들, 롤러코스터 등 스포츠 경기를 보는 듯한 그래픽과 그에 맞는 센스 있는 멘트까지 더해 웃음을 샀다. 방송 중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재미있다 재미있다 하니까 더 약 빨고 만드는 듯" 등의 반응을 보였다.
뿐만 아니라 코로나19로 힘든 일상을 보내고 있는 시청자들을 위로하고 응원할 감성적인 그래픽까지 더해졌다.
진행은 SBS 뉴스 메인 앵커들이 총출동했다. 8시 뉴스의 김현우, 최혜림, 김범주, 김민형 앵커를 비롯해 뉴스브리핑 주영진, 나이트라인 편상욱 앵커가 나섰다. 주영진 앵커는 결전을 치른 후보자들과 라이브 인터뷰를 통해 생생한 소감을 듣고, 자정을 넘은 시간에는 편상욱 앵커가 정치 분석가들과 함께 유쾌한 해설을 선보였다.
◆ 개표방송 시청률, KBS > SBS > MBC
15일 진행된 제21대 총선 개표방송 실시간 시청률은 30.69%를 기록했다. ATAM이 수도권 700가구를 대상으로 실시간 시청률을 조사해 이날 오후 6시부터 10시까지 지상파 3사와 종편 4사, 보도채널 2사의 개표방송을 모두 합산한 결과다.
이번 개표방송에서 가장 높은 실시간 시청률을 기록한 곳은 KBS1로 9.19%로 집계됐다. 이어 SBS가 7.35%, MBC가 5.48%로 뒤를 이었다. 아쉽게 3사 모두 한 자릿수 시청률에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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