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체티노 전 감독에게 잔여 임금 삭감 요청 계획
“나는 우리가 다시 마주치게 되리라고 확신한다.”
손흥민을 영입했던 토트넘 전 감독 마우리시오 포체티노가 지난해 11월 구단을 떠나면서 내놓은 퇴임 공식성명 중 한 토막이다.
17일(한국시각) ‘데일리 메일’ 보도에 따르면,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여파로 리그가 중단된 가운데 재정난에 시달리고 있는 토트넘의 다니엘 레비 회장은 포체티노 전 감독에게 잔여 임금 삭감을 요청할 계획이다.
포체티노 감독은 바이에른 뮌헨 등 굴지의 유럽 명문클럽의 관심을 받고 있지만 아직은 무적 상태다.
지난해 11월 주제 무리뉴 감독을 선임하면서 계약기간이 4년이나 남은 포체티노 감독을 내친 구단 수뇌부는 잔여 연봉을 위약금 형식으로 지급하기로 했다. 최초 1250만 파운드(약 190억원)에서 현재 남은 잔여 연봉은 850만 파운드(약 130억 원)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토트넘은 코로나19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직원 일부를 임시해고하고 임금을 삭감하겠다”고 발표했지만 비판 여론에 밀려 철회했다.
레비 회장 위에 있는 토트넘 구단주 조 루이스가 약 10조 원의 개인 자산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세계적 부호인데 선수들 연봉에는 손대지 않으면서 상대적으로 약자인 구단 직원들의 그것을 건드렸다는 따가운 비판의 화살을 맞았다.
그러면서 고안한 것이 전 감독에 대한 잔여 연봉 삭감 요청이다. 물론 구단이 어려운 상황에 빠진 것은 짐작할 수 있다. 경기가 열리지 않으면서 TV 중계가 중단되고 관중 입장 수익이 사라지면서 구단의 경영 상황이 악화됐다는 것은 지표를 확인하지 않더라도 헤아릴 수 있다.
하지만 내친 감독에게 잔여 임금 삭감을 요청하는 것은 몰염치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평소 ‘짠돌이’ 이미지에 차갑고 악명 높은 협상가로 유명한 레비 회장의 행보라 더욱 그렇다. 다시 마주치리라고 확신했던 포체티노 감독도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그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