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여파 금융시장 불안에 기타영업손실 확대
순이자이익은 4.3% 늘어…순수수료이익 21.7% 급증
KB금융그룹의 실적이 올해 들어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이하 코로나19) 여파가 순이익에 악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KB금융은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이 729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7%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23일 밝혔다. 이에 대해 KB금융은 코로나19로 촉발된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로 인해 기타영업손실이 일시적으로 크게 발생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부문별로 보면 순이자이익은 2조3492억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4.3% 늘었다. 그룹과 은행의 순이자마진(NIM)은 각각 1.84%, 1.56%를 기록했다. 은행 NIM은 안정적인 저원가성예금 증가와 조달비용 축소에도 불구하고 기준금리 인하와 안심전환대출 취급 등으로 자산수익률이 축소되면서 전 분기 대비 0.05%포인트 하락했다. 여기에 할부금융 등 카드자산 성장 효과가 반영되면서 그룹 NIM 역시 같은 기간 0.04%포인트 떨어졌다.
아울러 KB금융의 올해 1분기 순수수료이익은 670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7% 늘었다. 증권수탁수수료 증가와 투자금융(IB) 부문 실적 개선으로 증권업수입수수료가 확대되고, 카드 부문의 비용효율성 강화 노력의 결실로 신용카드수수료손익이 증가한데 힘입은 결과다.
기타영업손익은 코로나19로 주가지수와 환율, 금리 등 금융시장 변동성이 급격히 확대된 영향으로 2773억원 손실 기록했다. 외화채권, 원본보전신탁 등 유가증권 운용 부문에서 평가손실이 발생했고, 파생상품 및 외환 관련 부문에서도 손실을 본 영향이다.
KB금융의 지난 3월 말 기준 총자산은 544조9000억원, 관리자산을 포함한 그룹 총자산은 810조2000억원을 나타냈다. 또 그룹의 고정이하여신 비율은 0.50%, BIS자기자본비율은 14.02%를 기록했다.
KB금융의 재무총괄 임원은 "이번 코로나19 사태와 같은 블랙스완 현상이 향후에도 언제든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어떠한 위기도 극복할 수 있는 탄탄한 내성과 체질을 다져 나가고자 한다"며 "현재 금융업 경영환경은 과거 어느 때보다 어려운 상황이지만 내실을 다지는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 진정한 리딩금융그룹으로 도약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계열사별로 보면 우선 KB국민은행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이 586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 늘었다. 기타영업손실 규모가 커졌지만, 이자이익과 수수료이익 성장이 지속되며 소폭 개선됐다. NIM 하락에도 불구하고 순이자이익이 1조6375억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5.5% 증가했다.
반면 KB증권은 올해 1분기 214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해당 기간 글로벌 연계 주가지수가 급등락을 반복하며 주가연계증권(ELS) 자체 헷지 운용손실이 생겼고, TRS 등 라임자산운용 관련 평가손실 약 290억원과 일회성 충당금 140억여원이 발생한 탓이다.
이밖에 KB손해보험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772억원으로 전년 동기 2.5% 늘었다. KB국민카드의 당기순이익도 821억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5.3% 증가했다.
KB금융 관계자는 "유가증권 및 파생상품·외환 관련 손실 확대로 1분기에는 다소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으나, 은행 원화대출금이 대기업과 중소기업 대출 중심으로 전년 말 대비 4.2% 증가하는 등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며 "전 계열사가 영업력을 최대한 발휘해 순수수료이익을 꾸준히 확대하는 동시에 자산건전성도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어 그룹의 경상적인 이익체력은 견고하게 유지되고 있다"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