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수 회차 매진되자 부르는 게 값
다량 티켓 확보, 매크로 사용 의심
올해로 국내 초연 10주년을 맞이한 뮤지컬 '모차르트!'의 기세가 놀랍다. 특히 김준수 출연 회차가 전석 매진을 기록하자,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사태 이후 한동안 잠잠하던 암표상도 다시 활개를 치고 있다.
지난 21일 1차 티켓을 오픈한 '모차르트!'는 전 예매처에서 실시간 예매순위 1위를 석권하며 흥행 대작의 귀환을 알렸다. 특히 지난 10년간 출연하는 작품마다 전석 매진 행렬을 이어온 김준수는 코로나19 여파에도 불구하고 변함없는 저력을 과시했다.
'모차르트!' 김준수를 보기 위한 팬들의 열기는 코로나19도 막을 수 없었다. 최근 뮤지컬계는 극심한 불황에 빠지면서 자연스레 중고거래도 거의 사라지다시피 했다. 오히려 초대권 등을 정상가보다 더 낮은 가격에 판매하는 공연들이 많았다.
모처럼 '김준수 특수'를 누리려는 암표상들은 네이버 카페 '중고나라' 등에 웃돈을 받고 티켓을 판매하고 있다.
'모차르트!'는 최고가석인 VIP석이 14만원(주말 15만원)이지만, 중고거래 사이트에서는 부르는 게 값이다. 물론 한 장씩 예매한 뒤 정상가와 비슷한 가격에 판매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40~50% 이상의 웃돈을 받고 판매하고 있다.
특히 일부 아이디는 30~40장씩 다량의 티켓을 버젓이 판매해 수백만 원의 차익을 챙기고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매크로 사용을 의심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인터파크 티켓 측은 매크로 사용이 의심되는 공연에 잔여석 안내 서비스를 중단하고 부정 예매 방지를 위한 문자 인증을 하도록 하고 있지만, 큰 효과를 보지 못한 셈이다. 이에 공연을 예매하지 못한 팬들은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웃돈을 주고 티켓을 구매할 수밖에 없게 됐다.
더 큰 문제는 중고거래를 통한 사기 피해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티켓 금액을 입금받은 뒤 잠적하는 것은 전형적인 수법이다. 일부 판매자는 금액을 입금받고 예매정보를 넘긴 뒤 예매를 취소하는 방식을 사용하기도 한다.
이 때문에 이른바 '되팔이'를 방지하기 위한 보다 강화된 법 제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또한 제작사 측에서도 보다 철저하고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지난해 방탄소년단은 지난해 서울 콘서트 당시 암표거래 및 불법양도를 방지하기 위해 현장에서 본인 확인 절차를 철저히 거친 바 있다. 하지만 '모차르트!'의 경우 예매내역서나 예매자의 개인정보만 갖고 있으면 티켓을 찾을 수 있어 불법적인 티켓 거래를 막을 수 없다.
한편, '모차르트!'는 김준수를 비롯해 박강현과 박은태가 볼프강 모차르트 역으로 출연한다. 6월 11일부터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