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기순익 전년 대비 17.8% 하락…산은 등 특수은행 순익 급감
대손비용 3000억원 확대…영업외손익 손실도 전년비 2배 커져
올 1분기 은행들의 당기순이익이 17.8%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래 없는 저금리 기조에 예대금리 차가 줄면서 순이자마진(NIM)이 역대 최저치를 기록한데다 특수은행들의 순익이 급감한 부분도 영향을 미쳤다.
13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0년 1분기 국내은행 영업실적'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3조2000억원으로 전년 동기(4조원) 대비 17.8% 감소했다.
시중은행과 지방은행 등 일반은행의 순이익은 2조600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2%p 늘었지만, 기업·산업·수출입·농협·수협 등 5개 특수은행의 순이익이 같은 기간 1조4000억원에서 6000억원으로 절반 이상 급감했다.
영업이익 중 대부분 손익항목은 지난해와 비슷하나 대손비용이 3000억원 늘면서 하락세가 뚜렷했다. 대손비용은 향후 생길 수 있는 부실에 대비해 미리 쌓아놓은 금액인 대손충당금, 미사용한도충당금, 지급보증충당금 전입액 등을 합한 것이다.
핵심 수익성 지표로 꼽히는 순이자마진(NIM)은 1.46%로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 2019년 1분기 이후 1년째 꾸준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다만 대출채권 등 운용자산이 늘어나면서 이자이익은 10조1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9억원(0.2%) 감소하는데 그쳤다.
비이자이익은 1조7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3억원(1.2%) 낮아졌다. 유가증권 관련 이익이 2000억원 줄고 외환ㆍ파생상품 관련 이익은 2000억원 늘었다.
판매비와 관리비는 5조6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3억원(0.4%) 감소했다. 물건비는 1000억원 증가했는데 인건비는 지난해 1분기 중 명예퇴직급여 집행에 따른 기저효과로 1000억원 감소했다.
영업외손익은 8000억원 손실로 전년 동기(4000억원 손실) 대비 손실폭이 커졌다. 특히 자회사 지분 관련 손실이 불어난 탓이다. 금감원은 “산업은행의 자회사인 대우조선해양 주가 하락으로 보유 지분에서 손실이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한편 국내은행의 총자산은 작년 2559조7000억원으로 2766억3000억원으로 200조원 이상 늘었다. 그러나 이익이 감소하면서 총자산순이익률(ROA)은 0.48%에 그쳐, 전년(0.63%) 대비 감소했다. 은행이 알차게 이익을 내는지 보여주는 다른 지표인 자기자본순이익률(ROE) 역시 7.99%에서 6.29%로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