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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PICK] 올드한데 새롭다?… 가수 조명섭의 입덕 포인트


입력 2020.05.22 00:12 수정 2020.05.22 00:13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가요계에서 보기 힘든 창법으로 전하는 따스한 감성과 추억

노신사 같은 이미지 속에 숨겨 뒀던 풋풋한 외모도 입덕 포인트

ⓒ아이오케이컴퍼니 ⓒ아이오케이컴퍼니

“올드한데 새로워”


1mm의 오차도 없어 보이는 2대8 가르마를 하고, 구닥다리 영감님 같은 말투와 행동은 노신사를 연상케 한다. 그 주인공은 1999년생, 22살의 트로트 가수 조명섭이다. 평소에 듣는 노래부터 즐겨 마시는 음료도 20대 초반의 성향이라고는 믿기 힘들다.


누군가는 방송에서 캐릭터를 잡기 위해 무리한 콘셉트를 밀고 나가는 경우도 있다. 조명섭을 처음 본 사람이라면 당연히 의심할 법도 하다. 실제로 은지원은 ‘전지적 참견 시점’에 출연해 조명섭의 말투와 행동을 보고 “설정이면 지금부터 풀어라. 해가 거듭될수록 너 스스로가 힘들 거다”라고 진지하게 선배로서 우려를 드러내 웃음을 사기도 했다.


분명 조명섭의 이미지는 그간 방송에서 볼 수 없었던 것임에는 틀림없다. 또 ‘설정’이라고 하기에 그가 보여주는 것들은 보통 내공에서 나올 수 없는 힘을 가지고 있다. 단순히 옛 가수들을 흉내 내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 시절의 노래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 낸다. 현재 가요계에서는 보기 힘든 벨칸토 창법과 중저음의 바리톤 발성에서 따스한 감성과 추억을 느끼게 한다.


조명섭의 노래는 젊은 세대에겐 신선한 충격을 주지만, 그 노래를 향유했던 세대에게는 묵직한 감동을 안긴다. 한 예로 그가 ‘불후의 명곡’에 출연했을 때 주현미는 “현인 선배님이 돌아가시고 다시는 그 분을 뵙지 못한다는 생각에 슬펐는데, 조명섭 씨의 무대를 본 후 현인 선배님을 다시 만난 듯 반가워 오래오래 붙들고 얘기하라고 해보고 싶은 심정”이라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특히 조명섭이 부른 노래 중 ‘신라의 달밤’ ‘베사메무쵸’ 등이 유명한데, 묵직하면서도 시원하게 뻗어 나오는 목소리와 오케스트라가 잘 어우러지면서 그 진가를 발휘했기 때문이다. 자칫 젊은 세대들에게 ‘올드하다’는 평에 그칠 수 있지만 담백한 창법 때문인지 오히려 중독성이 강하다는 의견이 많다.

ⓒMBC ⓒMBC

노래도 노래지만, 진짜 ‘입덕’ 포인트는 따로 있다. 무대 위에서 항상 밝게 웃으며 노래하는 모습이 팬들을 모으는데 한몫했다. 양 옆으로 부드럽게 올라가는 입꼬리 끝에는 옅은 보조개가 자리하고 있는데, 그 또한 조명섭의 매력 중 하나다. 작은 체구에 사랑스러운 미소, 간혹 보여주는 무대 위에서의 어설픈 춤사위도 팬들의 흐뭇한 미소를 불러일으킨다.


또 그는 집안 형편, 건강 문제 등으로 한 차례 꿈을 접었다가 다시 노래할 수 있는 무대가 주어짐에 감사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표현한다. 그는 수십 개의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계를 이어가고, 어렸을 때부터 허약한 체질 때문에 몇 차례의 수술을 받는 등 힘든 유년 시절을 보냈다. 지금도 그 때의 후유증이 조금은 남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때문에 음악에 대한, 또 현재의 삶에 대한 진정성이 가득 묻어난다. 소위 ‘선비 말투’로 내뱉는 말들은 팬들을 위로하고 치유한다. 조명섭은 한 인터뷰에서 “사랑이 많고 또 마음이 따뜻하고, 아픈 사람을 치유해줄 수 있는 의사 같은 그런 가수가 되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차분하고 착실하게 꿈을 향해 느린 걸음을 걷는 만큼, 누구 보다 단단한 초석을 다질 수 있었던 셈이다.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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