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업계, 2분기 현장 시음 행사 등 제동…성장성 높은 홈술시장 공략 본격화
식품업계, 커진 홈술 시장에 주목…‘냉동안주→상온안주’로 확대, 수요잡기 나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식품·주류업계의 ‘집콕족’ 공략이 가속화 되고 있다. 2분기 마케팅에 또 한 번 제동이 걸리면서 비교적 성장성이 높은 홈술족에 주목하게 된 것이다. 업계서는 2분기 홈술족 마케팅에 주력, 관련 제품을 개발·출시하는데 더욱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28일 편의점 CU에 따르면 지난 2월부터 4월까지 국산맥주의 매출은 지난해 같은기간 대비 38.7%, 42.9%, 36.5% 각각 올랐다. 온도가 높아짐에 따라 맥주 판매도 함께 늘어나는 것이 일반적이라는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여기에 집콕족이 크게 늘면서 성장을 부추겼다. 집콕족은 감염병 등을 피하기 위해 다른 사람들과의 접촉을 피하고 집안에서 머무르는 사람들이 늘면서 생겨난 신조어다.
이 때문에 주류 업계서는 이에 대한 대응에 분주하다. 홈술에 특화된 신제품을 출시하거나 여름 성수기에 맞춰 제품 패키지 리뉴얼을 진행한 것이 대표적이다. 아울러 마트와 편의점을 통해 대대적인 프로모션도 병행하고 있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홈술이 차지하는 비중이 갈수록 늘고 있고, 특히 맥주 같은 경우 집에서 다양한 술을 즐기고자 하는 움직임이 더욱 커지고 있다”면서 “평년과 같다면 지역 축제 혹은 여름 해수욕장을 중심으로 시음 프로모션 준비가 활발했겠지만, 이 마저 전부 취소 위기에 처하면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홈술족 공략으로 전략을 일부 선회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하이트진로는 최근 성수기를 맞아 ‘망고링고’ 패키지를 전면 리뉴얼했다. 가볍게 주류를 즐기기 원하는 홈술족 소비자들을 위해 가정용 제품인 캔 500ml와 355ml 제품에 집중하고 패키지 디자인을 새롭게 했다. 또 6월부터는 홈 소맥잔 프로모션도 진행한다. 테라 6캔에 참이슬 1병을 사면 소맥잔을 주는 이벤트를 준비 중에 있다.
하이트진로는 가정 채널을 공략하기 위해 지난 2017년부터 꾸준히 제품 출시에 공을 들여왔다. 가성비 좋은 발포주 제품인 필라이트의 경우 매년 가정용 시장에만 새로운 제품을 내놓고 있다. 필라이트, 필라이트후레쉬, 필라이트바이젠로 현재 3개 제품으로 라인업을 확대해 판매 중이다.
롯데주류의 경우 1인가구 및 홈술족 공략을 위해 아예 술 사이즈를 줄였다. 지난해 말 ‘처음처럼 미니미니 기획팩’을 한정 출시한데 이어, 이달에는 ‘처음처럼 플렉스 미니’도 선보였다. 기획팩은 ‘처음처럼’(120㎖) 3병과 용량과 크기를 줄인 소주잔 1개로 구성돼 있다.
또 이달 새롭게 출시한 신제품 클라우드 생(生) 드래프트의 사이즈도 줄였다. 기존의 스터비캔(355ml) 대신 330ml 용량의 슬릭캔을 도입했다. 슬릭캔은 한 손에 쥐고 먹기 좋은 사이즈다.
오비맥주는 유튜브 채널을 통해 홈술족 공략에 한창이다. 오비맥주는 최근 카스 광고 모델을 백종원 대표로 발탁하고 온라인 맥주 클래스를 진행하고 있다. 첫 번째 ‘소맥편’을 시작으로 5월 한 달 동안 ▲홈맥 즐기기 ▲국대 맥주와 맥주 취향 ▲맥주, 바로 알고 마시자 등 다양한 에피소드를 매주 월요일 카스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하고 있다.
이런 흐름에 맞춰 식품업계서도 늘어난 홈술·혼술족 수요를 선점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기존에도 이미 1인가구를 겨냥해 다양한 안주를 내놓았지만 상온 안주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상온안주는 냉동안주 대비 보관과 조리가 용이하다는 장점이 크다.
안주 간편식 시장에서 상온 제품으로 가장 먼저 도전장을 낸 기업은 대상이다. 이어 CJ제일제당이 뛰어들었다. 대상은 ‘통마늘 모듬곱창’, ‘매콤제육오돌뼈’ 등 6 종을, '소양불막창' '순살불닭' 등 4종을 각각 내놨다. 시중에서 재료를 구해 집에서 만들기 어려운 메뉴 위주로 선보인 것이 특징이다.
이들 두 기업은 기존 상온 가정간편식(HMR) 제조로 쌓아온 차별화된 기술력을 앞세워 안주 간편식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안주 간편식은 시중에서 재료를 구해 집에서 만들기 어렵기 때문에 수요가 꾸준하게 늘어왔으며, 최근 집에서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더욱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