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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끝 철강사…내수·수출 부진 '몸살'


입력 2020.06.03 13:38 수정 2020.06.03 14:46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코로나19 타격, 금융위기 보다 더할 듯 …세계 수요 10%↓ 전망

내수 부진에 공장가동 중단…수입재·원자재 가격도 넘어야 할 '산'

고로 출선 장면ⓒ포스코

코로나19 충격으로 철강사들의 내수·수출 부담이 3분기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글로벌 수요 감소로 수출이 차질을 빚고 있고 국내 시장에선 값싼 수입재 유입으로 가격 경쟁력 하락을 우려한다. 철강사들은 임시방편으로 생산량 조절에 나서고 있지만 수익성 악화는 당분간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철강 전문가들은 코로나19 확산으로 글로벌 철강수요가 2009년 금융위기 당시 보다 더 줄어들 것으로 진단했다.


박현성 포스코경영연구원 연구위원은 '포스트-코로나19 철강산업 비전과 과제' 보고서를 통해 올해 세계철강수요 증감률은 -10%로, 금융위기 당시(-6.3%) 보다 심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3월 EU(유럽연합)의 조강생산은 전년 동월 보다 20.4% 급감했으며 미국, 중국, 한국도 각각 6.0%, 1.7%, 7.8% 감소했다. 각국의 봉쇄조치는 현재 대부분 해제됐지만 수요는 여전히 부진한 상황이다.


전세계적인 철강 수요 감소로 포스코, 현대제철 등 국내 철강사들은 수출에 난항을 겪고 있다. 철강사들은 특히 글로벌 완성차 수요를 겨냥해 차강판 등을 수출해왔으나 자동차 판매가 부진하면서 '도미노' 타격을 받고 있다.


내수 시장도 마찬가지다. 지속되는 수요 부진으로 현대제철은 올해 초 당진제철소 열연공장 생산계획을 70만t 규모로 20~30% 하향 조정한 데 이어 이달 1일부터는 전기로 열연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이에 대해 현대제철은 "6월부터 수주가 사실상 제로에 가까워 가동을 중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열연은 고로(용광로)와 전기로 등을 통해 생산되는데 전기로 열연은 고로에 비해 원가 구조가 높아 생산 효율성이 낮은 편이다. 지속적인 수익 악화를 겪은 현대제철은 코로나19마저 겹치면서 결국 공장을 멈췄다. 전기로 공장은 시장 여건이 개선되지 않는 한 완전 폐쇄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수입재와 원자재 가격도 부담 요소다. 중국산 등이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국내 시장에 대거 유입되면 가격 하락을 부추기고 판매를 독식할 것이라는 우려다. 코로나19 여파로 이같은 추세는 심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철강제품 원재료로 사용되는 철광석 가격의 경우, 5월 초까지만 해도 t당 80달러대였으나 코로나19 여파로 브라질 철광석 공급이 차질을 빚으면서 한 달 새 100달러 가까이 급등했다.


철광석 가격 인상분만큼 제품 가격에 반영돼야 하지만 현재와 같은 저시황 기조에서는 가격 적용이 제대로 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철강업계는 대내외 위기가 확산되면서 각 회사별 구조조정이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사업구조 개편과 비핵심자산 매각 등으로 유동성을 확보하는 대신 고부가가치 사업에 집중해 경영난을 타개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영향이 본격화되면서 철강사들은 비용 감축과 생산 조절에 나서는 상황"이라며 "사업성이 높은 핵심 분야 위주로 사업 재편을 지속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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