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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낮아도 믿을 건 은행뿐"…정기예금 만기 늘리는 자산가들


입력 2020.06.15 05:00 수정 2020.06.14 20:54        이나영 기자 (ny4030@dailian.co.kr)

4월 말 만기 1년 이상 2년 미만 정기예금 잔액458조원…1년 새 8.3%↑

6개월 미만은 5.7%↓…“코로나·저금리에 현재 이자라도 받는 게 유리”

최근 1년 간 은행의 만기가 긴 정기예금에 자금이 몰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데일리안 이나영 기자

최근 1년 간 은행의 만기가 긴 정기예금에 자금이 몰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로 시중은행들의 예·적금 상품 금리가 0%대로 떨어졌지만 예금 거치 기간을 늘려 현 수준의 이자라도 확보하기 위해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경기침체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예금 만기를 늘려 여유자금을 그냥 은행에 묶어두려는 자산가들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15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올 4월 말 예금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755조3804억원으로 작년 4월(717조6861억원)보다 7조6943억원(5.2%) 늘었다.


특히 만기가 1년 이상 2년 미만인 정기예금 상품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올 4월 말 예금은행의 만기 1년 이상 2년 미만 정기예금 잔액은 458조673억원으로 1년 새 35조2617억원(8.3%) 늘었다.


2년 이상 3년 미만 정기예금 잔액도 이 기간 25조4740억원에서 27조7050억원으로 2조2310억원(8.7%) 불어났다. 만기 3년 이상 정기예금 역시 상승세로 전환됐다. 지난 4월 3년 이상 정기예금 잔액은 18조6681억원으로 1년 전의 17조8762억원과 비교해 8000억원 가까이 늘었다.


이와 달리 6월 미만 정기예금은 줄었다. 6개월 미만 정기예금 잔액은 4월 82조7871억원으로 작년 동기(87조8814억원)에 견줘 5조943억원(5.7%) 급감했다. 6개월 이상 1년 미만은 2.7% 늘어나는 데 그쳤다.


기준금리가 0%대로 진입하면서 시중은행들의 예·적금 상품의 금리도 낮아졌지만 이자를 조금이라도 더 받기 위한 움직인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은행들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로 수신금리를 일제히 내리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지난 2일부터 50여개의 주요 예·적금 금리를 최대 0.3%포인트 인하했다. 이에 따라 주력 상품인 ‘국민수퍼정기예금’의 1년 만기(1년~2년미만) 금리는 만기이자지급식은 0.6%, 월이자지급식은 0.5%로 각각 하향 조정됐다. 만기이자지급식은 예금기간별로 △1~3개월 미만 0.3% △3~6개월 미만 0.4% △6개월~1년미만 0.5% △2~3년 미만 0.7% △3년 0.75%로 각각 0.3%포인트씩 내렸다.


신한은행도 수신금리를 적게는 0.05%포인트, 많게는 0.50%포인트 인하했다. 대표적인 정기예금 상품인 ‘신한 S드림 정기예금’의 경우 통장 유지지간(계약기간) 1년 기준 기본금리가 연 0.9%에서 0.6%로 떨어졌다.


NH농협은행 역시 1년 만기 기준 일반정기예금, 자유적립정기예금 금리는 0.70%에서 0.45%로 0.25%포인트 인하했다. 개인 정기적금 금리도 0.9%에서 0.7%로 0.2%포인트 내렸다.


또한 외국계 은행인 SC제일은행과 씨티은행도 수신금리를 인하했다. SC제일은행은 ‘퍼스트정기예금’ 1년 만기 금리를 연 0.9%에서 연 0.6%로, 정기예금 중 금리가 가장 높은 ‘e-그린세이브예금’은 연 1.10%로 0.20%포인트 낮췄다. 씨티은행은 '씨티더하기통장'과 '씨티자산관리통장' 등 적립식 예금의 금리를 0.1~0.2%포인트씩 내렸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로 초저금리 시대에 접어들면서 낮은 이자라도 받는 게 낫다고 판단해 정기예금 예치 기간을 늘린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로도 초저금리 기조가 이어질 가능성이 큰 만큼 만기가 긴 예금상품에 자금이 쏠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나영 기자 (ny403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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