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대책에도 비우량채 시장 사각지대…"6월 내 지원 절실"
대한상공회의소는 14일 회사채 만기도래 등으로 자금사정이 급박한 기업들에게 신속한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저신용등급을 포함하는 회사채·CP매입기구(SPV)를 조속히 출범시켜달라고 정부에 건의했다고 밝혔다.
대한상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관련한 정부의 대책들이 시장 불안을 다소 진정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우선 평가했다.
그러나 채권 시장 안정펀드, 회사채담보부증권(P-CBO) 발행지원 등 시행 중인 조치들은 우량 회사채와 기업어음(CP)을 대상으로 하고 있어 비우량채 시장은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라는 진단이다.
정부는 지난달 저신용등급 회사채·CP·단기사채를 매입하는 SPV설립방안을 내놨지만, 재원조달에 필요한 조치들이 아직 이뤄지지 않아실제 SPV 출범과 가동 시기가 불확실하다고 대한상의는 지적했다.
A등급 이하 저신용 등급 기업의 경우 예기치 못한 변수인 코로나19로 인한 금융시장 불안으로 회사채·CP 뿐 아니라 은행대출 자금조달도 어려운 경우가 많아 상대적으로 유동성 부족 상황에 놓여있다.
대한상의는 "정부가 40조 규모의 기간산업 안정기금을 설치하기로 하면서 ‘국민경제, 고용안정 및 국가안보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조선‧항공‧해운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며 “이 업종의 기업들이 저신용 등급 회사채 시장에 많은 상황에서 지원범위를 저신용 등급으로 확대하는 조치는 ‘속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저신용등급 기업의 자금갈증을 풀어주기 위해서 정부는 지난 5월 ‘저신용등급 회사채·CP·단기사채를 매입하는 SPV 설립방안’을 내놓았다”면서 “그러나 SPV 재원조달에 필요한 조치들이 아직 이뤄지지 않아 SPV의 출범과 가동시기가 언제가 될지 불확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상의에 따르면 올해 내 만기가 도래하는 비우량 회사채는 6월과 9월에 2조5000억원(53%)이 몰려있다. 6월에는 기업의 상반기말 결제자금 수요, 금융회사의 분기말 건전성 평가 등도 예정돼 있다.
한국은행의 금융기관 대출행태 분석에 따르면 기업의 자금수요는 2분기에 크게 높아진 상황이다.
상의는 또 올해 경제성장에서 정부 기여도는 1.2%P, 민간은 -1.4%P로 민간 부문 기여도가 크게 낮아질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면서 지속적인 기업 금융지원 필요성을 강조했다.
기업의 자금사정 지수(BSI)도 5월에 제조업은 64, 비제조업은 68로 11년 5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세계 금융위기 당시 수준이다.
민경희 대한상의 SGI 연구위원은 "저신용 포함 회사채‧CP 매입기구(SPV)를 통해 그동안 기업 금융지원 대책의 사각지대로 여겨졌던 비우량채 시장을 지원하는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면서 “6월중 자금수요가 몰려있는 기업들에 실질적인 금융지원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SPV 출범이 늦어지지 않도록 정부와 국회가 힘을 합쳐 필요한 조치에 적극 나서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