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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 이스타에 최후통첩 "이달 중순까지 선결조건 이행 안하면 계약 해지"


입력 2020.07.02 18:16 수정 2020.07.02 18:34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1일 이스타 공문에 답변...계약 해지 가능성 언급

800억~1000억 필요...자본잠식 상태 자금 마련 불가능

인수 무산 후 파산 가능성 커져...비상 걸린 이스타

제주항공 항공기.ⓒ제주항공 제주항공 항공기.ⓒ제주항공

제주항공이 인수합병(M&A)를 추진 중인 이스타항공에 사실상 최후통첩을 보냈다. 이달 중순까지 인수 계약 조건을 이행하라는 요구 내용을 담은 공문을 보내 불이행시 계약 헤해지를 시사했다.


지난해 말 결정된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M&A가 무산되면서 이스타항공이 파산 수순을 밟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1일 오후 이스타항공 측에 "10영업일 이내에 선결 조건을 모두 이행하지 않으면 계약을 해지하겠다"는 취지의 공문을 보냈다. 지난 3월 주식매매계약(SPA) 체결시 거래완료(딜 클로징) 조건으로 합의한 내용을 이행하라는 것으로 대부분 유동성 해소와 관련된 조건이다.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에 요구한 선결 조건은 이스타항공이 지난 2~5월 임직원들에게 체불한 임금 지급을 비롯, 태국 현지 총판 타이이스타젯이 항공기 임차 과정에서 이스타항공이 채무를 지급 보증한 사안을 해소하고 조업료·운영비 등 그동안 연체한 각종 미지급금 등을 해결해야 한다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조건들을 모두 해결하기 위해서는 약 800억~1000억원 가량의 자금이 필요해 현재 자본 잠식 상태인 이스타항공으로서는 자체적으로 마련하기는 어려운 금액이다. 특히 단기간내에 이 정도 규모의 유동성을 확보하기는 어려운 터라 사실상 계약 파기에 따른 M&A 무산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게 업계의 판단이다.


이스타항공의 창업주인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보유지분 모두를 회사에 헌납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29일 오후 기자회견이 열린 서울 강서구 이스타항공 본사에 적막함이 흐르고 있다.(자료사진)ⓒ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이스타항공의 창업주인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보유지분 모두를 회사에 헌납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29일 오후 기자회견이 열린 서울 강서구 이스타항공 본사에 적막함이 흐르고 있다.(자료사진)ⓒ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이번 공문 발송은 이스타항공이 지난달 30일 보낸 선결 과제 이행 관련 공문에 대한 답변 성격이다. 이스타항공은 공문을 통해 사전 조건들을 모두 이행했다고 설명했지만 제주항공은 법무법인을 통해 공문 내용을 검토한 결과, 선결 조건이 사실상 이행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이달 15일까지 이스타항공 측에 딜 클로징을 위한 선결 조건 해결을 요청한 것"이라며 "이번 요구는 새로운 것이 아니고 계약 체결시 상호 합의했던 내용"이라고 강조했다.


이스타항공에서도 앞서 보낸 공문에서 그동안 논란이 됐던 타이이스타젯에 대한 지급 보증건은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지만 각종 미지급금 등에 대해서는 유동성 부족으로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을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타항공은 이에 앞서 지난달 29일 개최한 기자회견을 통해 이상직 창업주 일가의 보유 지분 헌납과 이를 통한 임직원들의 체불임금 해결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제주항공의 최후통첩으로 이스타항공 노사는 비상이 걸린 상태다. 창업주인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책임을 촉구해 온 조종사노조도 이날 오후 전체 직원을 대상으로 비상대책회의를 소집해 이같은 상황을 공유하고 향후 투쟁 방향 등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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