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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빨 깨물어!” 자질도 자격도 없는 ‘최숙현 폭행’ 팀 닥터


입력 2020.07.03 21:20 수정 2020.10.07 18:34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가해자 지목된 팀 닥터, 의사도 아니고 의료 관련 자격증도 없어

팀닥터로서 함량미달인 인물 탓에 소중한 생명과 꿈 모두 사라져

고 최숙현 선수 유골함. ⓒ 뉴시스 고 최숙현 선수 유골함. ⓒ 뉴시스

트라이애슬론(철인3종) 국가대표 출신인 고(故) 최숙현 선수(23)를 폭행한 가해자로 지목된 ‘팀닥터’ A씨는 자질도 자격도 없는 인물이었다.


최숙현 선수는 지난달 26일 자신의 어머니에게 "엄마 사랑해, 그 사람들 죄를 밝혀줘"라는 메시지를 남긴 채 부산의 숙소에서 목숨을 끊었다.


최 선수가 남긴 녹취록에 등장하는 팀 닥터 A씨는 해당 녹취록에서 “이리 와, 이빨 깨물어!”, “내일부터 꿍한 표정 보이면 가만 안 둔다” 등이라는 폭언과 함께 폭행일 가했다. 언론을 통해 공개된 녹취록에는 팀 닥터 A씨가 음주 폭행까지 자행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는 상황도 고스란히 담겨있다.


자질도 없는 팀 탁터 A씨는 의사도 아니고, 물리치료사도 아니었다.


대한의사협회는 3일 “최근 발생한 철인3종 경기 선수의 안타까운 사망사건과 관련해 대다수 언론매체의 보도에서 해당 팀 감독과 함께 가해자로 등장하고 있는 ‘팀닥터’는 의사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팀닥터는 의사가 아닐 뿐 아니라 의료와 관련된 다른 면허도 보유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며 “그러나 대다수 언론에서 이러한 사실을 명확히 적시하지 않음으로써 독자들이 팀닥터가 사전적 의미의 ‘의사’로 오인하게 했다”고 알렸다.


최숙현 선수가 극단적인 선택 직전 어머니에게 보낸 모바일 메시지 ⓒ 이용 의원실 최숙현 선수가 극단적인 선택 직전 어머니에게 보낸 모바일 메시지 ⓒ 이용 의원실

해당 팀닥터 A씨는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 선수단이 전지훈련 등을 할 때 임시 고용한 운동처방사로 알려졌다.


경주시청 관계자는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팀 닥터가 시청의 트라이애슬론 팀과 직접적으로 계약관계가 있는 사람은 아니다. 선수들이 개별적으로 고용한 형태로 돼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회나 훈련을 가면 마사지 같은 것들을 해주는 분이다. 개인 간 고용이 됐기 때문에 우리 쪽에는 따로 팀 닥터가 없는 걸로 돼있다”고 덧붙였다.


최숙현 선수는 생전에 “팀닥터는 2015, 2016년 뉴질랜드 합숙 훈련을 갈 당시 정확한 용도를 밝히지 않고 돈을 요구했다”며 “(영향력 있는)팀닥터의 요구를 거절할 수 없고 정확한 용도가 무엇인지 더는 물을 수 없었다. 돈을 줄 수밖에 없었다”는 글도 남겼다.


이처럼 이번 사건에서 매우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팀 닥터 A씨는 현재 경주시체육회와도 연락 두절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3일 경주시청은 뒤늦게 팀닥터 A씨를 고발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함량 미달의 자질도 없는, 자격도 없는 팀닥터 A씨와 그에게 쩔쩔매는 듯한 감독이 이끄는 팀에서 받은 상처는 최숙현 선수로 하여금 아름다운 철인의 꿈과 소중한 생명을 포기하게 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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