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승리욕과 오버 사이’ 격분한 요리스, 손흥민 잘못인가


입력 2020.07.08 00:13 수정 2020.07.08 00:15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주장 요리스, 손흥민 수비가담에 불만 품고 그라운드서 다그쳐

특정선수 콕 집어 그라운드서 질타할 만큼의 문제인지 수긍 어려워

토트넘 위고 요리스. ⓒ 뉴시스 토트넘 위고 요리스. ⓒ 뉴시스

위고 요리스(35·토트넘) 인터뷰 도중 나타난 조제 무리뉴 감독은 그의 어깨를 두드리며 격려했다.


토트넘은 7일(한국시각)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서 펼쳐진 ‘2019-20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33라운드 에버턴전에서 상대 수비수 킨의 자책골 덕에 1-0 승리했다.


홈에서 승리한 토트넘은 승점48을 기록, EPL 순위 8위로 올라섰다.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이 주어지는 4위 첼시(승점57)와는 9점 차이다.


손흥민은 선발로 출전해 약 78분 뛰면서 리그 10호골을 노리며 팀에서 가장 많은 4개의 슈팅을 시도했다. 결승골의 시발점 역할은 했지만 이날도 골은 넣지 못했다. 손흥민의 리그 9호골은 지난 2월16일 아스톤빌라전에서 나왔다.


사실 손흥민의 골이나 토트넘의 승리보다 더 큰 관심을 불러일으킨 장면은 전반 종료 후 요리스와 손흥민의 거친 언쟁이었다. 골키퍼 요리스는 종료 휘슬과 함께 라커로 들어가는 손흥민에게 달려와 거칠게 다그쳤다. 손흥민도 지지 않고 위고스에게 다가가며 일촉즉발 상황이 연출되는 듯했지만 동료들이 만류해 일단락됐다.


경기 중 그라운드에서 동료들 사이에 말다툼은 종종 볼 수 있지만 라커룸이 아닌 그라운드에서 같은 팀 선수끼리 몸싸움 직전까지 이르는 것은 흔히 볼 수 없는 장면이다. 현지 중계진은 “리그 10위에 머물러 있는 토트넘의 분위기가 좋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장면”이라고 꼬집었다.


후반전 시작 직전과 종료 직후 둘은 서로를 껴안고 밝게 웃으며 지난 일을 덮었지만 경기 후에도 하프타임에 발생한 둘의 언쟁은 내내 화제였다.


당시 상황에 대해 요리스는 ‘스카이스포츠’ ‘BBC’ 등과 인터뷰를 통해 “손흥민에게 화가 났던 것은 히샬리송 슈팅 장면에서 손흥민이 수비 가담을 소홀히 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프라인 부근에서 케인과 공격에 나섰던 손흥민이 전방에서 에버턴 선수의 돌파를 쉽게 허용한 것이 히샬리송에게 결정적 슈팅 기회를 제공한 빌미가 됐다는 의미다. 요리스는 이미 그때 하프라인 부근에 있는 손흥민을 향해 화를 냈고, 손흥민도 이에 반응했다.


인터뷰 도중 나타난 무리뉴 감독은 요리스의 어깨를 두드린 뒤 감독 인터뷰에 나섰다. 무리뉴 감독은 손흥민과 요리스 충돌에 대해 “아름다웠다”는 평가와 함께 “손흥민이 헌신적인 선수지만 주장 요리스는 손흥민이 더 뛰어주길 바랐다”고 말했다. 이어 “팀이 성장하는데 필요한 과정”이라며 승리욕과 열정으로 포장했다.


손흥민 ⓒ 뉴시스 손흥민 ⓒ 뉴시스

봉합되긴 했지만 같은 팀 골키퍼가 전방 공격수에게 경기 중 “수비 가담”을 강력하게 요구한 것도 모자라 라커룸에 들어가는 선수에게 뛰어와 질타할 정도로 손흥민이 부족했는지는 선뜻 이해하기 어렵다.


토트넘이 전반 추가시간 역습을 전개하는 과정에서 모우라의 패스 미스가 나왔고, 볼을 소유한 에버턴 수비수가 히샬리송을 향해 패스를 찔러줬다. 이때 손흥민은 공격 방향을 위해 앞으로 치고나가는 상황이었다. 수비로 갑자기 전환해 드리블하는 에버턴 선수를 따라잡기는 쉽지 않았다.


아쉬움은 남을 수 있지만 라커룸도 아닌 공개적인 자리에서 손흥민에게 달려와 질타할 정도의 문제인지 수긍하기 어렵다. 탓한다면 중앙에 있던 미드필더들도 질타했어야 한다. 공격수로서 어떤 선수보다도 헌신적으로 수비에 가담해왔던 손흥민도 웃으며 풀긴 했지만 가슴 속 응어리로 남을 만한 하루다.


한편, 손흥민은 이날 EPL 개인 통산 155번째 경기에 출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퀸즈파크 레인저스(QPR)에서 활약했던 박지성(154경기)을 제치고 한국 선수 EPL 최다 출전 2위에 올랐다. 1위는 스완지시티와 뉴캐슬을 거친 기성용(187경기).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관련기사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