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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효율은 내가 끝판왕" 아우디 첫 전기차 'e트론'


입력 2020.07.17 06:00 수정 2020.07.16 16:16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고효율 에너지 회수 기능 탑재한 아우디의 첫 전기차 도전

내장 '버츄얼 사이드 미러' 인상적…가볍고 부드러운 주행감

효율성 높지만 300km대 주행거리·1억원대 가격은 아쉬워

아우디 e-트론 외관ⓒ데일리안 조인영 기자 아우디 e-트론 외관ⓒ데일리안 조인영 기자

친환경차 시장이 커지는 만큼 기술 진보도 빨라지고 있다. 전기차 시장에 뛰어든 완성차업체들은 전기모터, 배터리, 열 효율 등 고도화된 기술을 잇따라 선보이며 고객들의 선택을 받기 위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치열해진 전기차 시장에 아우디 역시 도전장을 내밀었다. 경쟁사들 보다 늦게 출발했지만 남보다 앞서는 고효율 에너지 회수 기능을 탑재하고 아우디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역동적인 퍼포먼스까지 더함으로써 프리미엄 전기차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입증하겠다는 포부다.


아우디 코리아는 지난 14·15일 이틀간 강원도 홍천군 두촌면에 위치한 세이지우드에서 '아우디 미디어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행사를 열고 첫 순수 전기차인 'e-트론'을 선보였다.


이날 주행코스는 세이지우드에서 출발해 인제군에 위치한 내린천휴게소에 도착한 뒤 회차해 돌아오는 왕복 총 93km 거리였다.


아우디 e-트론 외관ⓒ데일리안 조인영 기자 아우디 e-트론 외관ⓒ데일리안 조인영 기자

e-트론을 직접 보니 큰 덩치 사이에 앙증맞게 자리잡은 '버츄얼 사이드 미러'가 단연 눈에 띈다. e-트론은 길이 4900mm, 너비 1935mm, 높이 1685mm, 총중량 2940kg로, 육중한 몸에 양 옆으로 장착된 버츄얼 사이드 미러는 마치 귀걸이처럼 낯설다.


낯선 모양의 버추얼 사이드 미러는 공기 역학을 고려한 디자인으로 설계됐다. 미러는 바깥쪽과 안쪽 모두 접히며 수동으로 가능하다. 안정성을 고려하면 실내 전자식 버튼으로 조작할 수 있도록 개선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외관 전면은 럭셔리 모델다운 고급감이 두드러졌다. 수직 스트럿이 들어간 8각형 프론트 그릴과 양옆으로 매트릭스 LED헤드램프가 웅장하면서도 균형감 있게 배치됐다. 헤드램프에서 테일램프까지 연결되는 숄더라인과 크롬 윈도우 몰딩은 SUV다운 스포티함을 보여준다.


구동계가 간결해지면서 실내 공간도 넉넉해졌다. 휠베이스는 2928m로, 레그룸도 충분하다.


버츄얼 사이드 미러. 두번째 사진은 안으로 접은 모습, 세번째 사진은 밖으로 접은 모습ⓒ데일리안 조인영 기자 버츄얼 사이드 미러. 두번째 사진은 안으로 접은 모습, 세번째 사진은 밖으로 접은 모습ⓒ데일리안 조인영 기자

다만 가로로 길게 이어진 테일램프는 전면·측면 디자인과 동떨어진 느낌이다. 야간 주행시 시인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생각되지만 호불호는 갈릴 것으로 보인다.


실내는 도어 안쪽에 자리한 '버츄얼 미러 디스플레이'가 가장 눈에 띈다. 해상도가 높아 주변 상황을 말끔하고 선명하게 탐지할 수 있다. 시선을 밖이 아닌 안에다 둬야 하니 처음엔 위화감이 있었지만 주행하는 동안 불편함은 곧 사라졌다.


센터페시아 하단에 자리한 'ㄱ'자 형태의 기어 셀렉터도 인상적이다. 가로로 길게 디자인하면서 약간의 틈이 생겼는데 실용성을 염두하고 만든 것은 아닌 것 같다.


계기판은 RPM 게이지 대신 파워 미터를 장착한 '버츄얼 콕핏 플러스'가 탑재됐다. 감속 시 계기판 바늘이 '차지(charge)'를 가르키며 회생 제동 시스템이 작동됨을 알려준다.


시동을 켜고 본격적으로 주행을 시작했다. 기대했던 대로 정숙하고 부드러웠다. 브레이크를 밟을 때 전기차 특유의 뚝뚝 멈추는 느낌을 상상했지만 e-트론은 상대적으로 유연했다. 부드럽게 전진하고 감속할 때도 가벼웠다. 풍절음이나 노면소음도 거의 없었다.


버츄얼 미러 디스플레이. 터치해 조작이 가능하다.ⓒ데일리안 조인영 기자 버츄얼 미러 디스플레이. 터치해 조작이 가능하다.ⓒ데일리안 조인영 기자

시승하는 동안 액셀레이터를 세게 밟을 기회가 거의 없을 정도로 정속 주행이 이어졌다. 상대적으로 단조롭게 느껴져 아쉬움이 컸다. 아마도 회생 제동 시스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한 차원으로 여겨진다.


주행하는 동안 계기판을 통해 '에너지 회생 제동 시스템'을 직관적으로 확인했다. 출발 당시 주행 가능 거리 297km, 배터리 충전량 95%에서 시작한 e-트론은 정속 주행이나 감속할 때마다 늘어나는 주행 가능 거리를 실시간으로 보여줬다.


반면 액셀레이터를 꾹 밟거나 오르막길을 주행할 때는 주행 가능 거리가 체감상 2~3초 단위로 빠르게 줄어드는 것을 확인했다.


세이지우드로 되돌아오니 총 달린 거리는 92.3km, 걸린 시간은 1시간 55분이었다. 주행가능 거리는 처음 보다 82km 줄어든 215km로, 회생 제동 시스템을 통해 10km 만큼의 에너지 효율 효과를 얻었음을 알 수 있다.


1kw당 주행거리를 나타내는 전비는 4.0kw/km으로 총 주행 거리인 92.3km와 계산하면 369.2km가 나온다. 이 정도면 서울에서 부산까지 1회 충전으로 다녀올 수 있는 거리다. 다만 정속 주행이라는 단서가 붙는다. 제원상으로는 1회 충전으로 307km까지 주행 가능하다.


아우디 e-트론 실내ⓒ데일리안 조인영 기자 아우디 e-트론 실내ⓒ데일리안 조인영 기자

시승에 앞서 아우디 코리아는 자체 개발 기술에 대해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브레이크-바이-와이어(brake-by-wire) 시스템은 브레이크 페달을 사용할 때 마다 에너지를 회수해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개념으로, 이 회수량은 아우디가 세계 최대라는 설명이다.


또 2개의 전기 모터와 전자식 콰트로(e-콰트로)를 탑재한 새로운 구동 시스템으로 더욱 민첩하고 강력한 주행 성능이 가능해졌다고 강조했다.


합산 최고 출력은 360마력, 최대 토크 57.2kg.m다. 부스트 모드를 사용하면 408마력, 67.7kg.m를 발휘한다. 정속 주행상 이런 특성들을 경험해볼 수 없어 아쉬웠다.


e트론은 80%까지 채우는 데 25분, 100%까지 충전하는 데 47분이 소요된다. 아우디 코리아는 전국 41개 전시장 및 서비스센터에 아우디 전용 급속 충전기를 설치한 데 이어 올해 말까지 35대의 충전기를 설치하겠다는 방침이다.


e-트론은 프리미엄 성능과 아우디만의 전기차 기술이 만난 첫 전기차로 아우디도 이렇게 전기차를 만들 수 있다는 상징성을 보여줬다. 내장된 사이드 미러나 정교한 회생 시스템은 매력적이나 300km대의 주행가능거리, 1억원이 훌쩍 넘는 가격은 소비자들의 선택시 부담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아우디 e-트론ⓒ데일리안 조인영 기자 아우디 e-트론ⓒ데일리안 조인영 기자

후발주자인 아우디가 빠르게 입지를 확보하려면 주행가능거리 확대, 충전시간 축소는 물론이거니와 경쟁력 있는 가격도 반드시 고려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소비자들은 전기차 선택 시 프리미엄 요소 보다는 가성비를 더 따지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아우디는 2025년까지 전체 판매량 중 전동화 비중을 33% 수준으로 높이겠다고 밝혔다. 앞으로 출시될 전기차만 20종이 넘는다. 이번 e-트론 출시로 아우디 코리아가 전기차 시장에서 입지를 빠르게 장악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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