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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운동가 남윤인순은 가고, 정치인 남인순만 남았다


입력 2020.07.22 15:42 수정 2020.07.22 20:52        송오미 기자 (sfironman1@dailian.co.kr)

자기 밑에서 일한 임순영 관련 질문 받고 '침묵'

임순영, 박원순 성추행 의혹 가장 처음 인지 의혹

남인순, 당내 대표적인 '박원순계'로 꼽혀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젠더폭력근절대책TF 단장이 지난 5월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젠더폭력근절대책TF 2차회의 전문가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뉴시스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22일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의혹과 관련된 질문에 일절 무응답으로 일관했다. 당 안팎에선 "여성운동가 남윤인순은 가고, 정치인 남인순만 남았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남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가 끝난 뒤 '임순영 젠더특보에게 박 전 시장 관련 내용을 미리 보고 받은 적 있나', '여성을 대표하는 최고위원으로서 한 말씀해달라' 등의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고 빠르게 국회의사당을 빠져나갔다. 이 과정에서 남 최고위원의 보좌진과 취재진은 고성을 주고받으며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서울시 안에서 박 전 시장의 성추행 의혹을 가장 처음 인지한 것으로 알려진 임 특보는 남 최고위원의 보좌관을 지냈다. 남 최고위원은 당내 대표적인 '박원순계'로 분류된다.


앞서 남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윤리감찰단 구성 등 특단의 대책으로 환골탈태하겠다"며 "선출직 공직자의 성 평등 교육 연 1회 의무화와 미이수 시 제재 조치, 성폭력 가해자 무관용 원칙, 성범죄 징계시효 폐지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와 지자체의 성 평등 교육 실시 현황을 조사하고 2018년 이후 성희롱, 성차별 근절대책 이행상황을 점검하도록 정부와 협의하겠다"며 "모든 공공기관의 여성폭력방지대책위원회를 민관 합동으로 구성해 인권담당자를 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성추행 사건을 계기로 당내에 설치한 '젠더폭력근절대책 태스크포스(TF)' 단장을 맡고 있는 남 최고위원은 한국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를 지내며 20년 넘게 여성운동가 활동을 했지만, 최근 박 전 시장 성추행 사건에 대해선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어, 당 안팎으로부터 비판이 거센 상황이다.


특히 민주당 여성 의원들이 지난 14일 박 전 시장 성추행 의혹과 관련된 입장문을 낼 때 일부 의원들이 '피해자'라는 단어를 써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남 최고위원이 '피해 호소 여성'이라는 용어를 고집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관계자는 "여성계 대모라고 불리는 남 최고위원이 자기 밑에서 일한 젠더특보가 박 전 시장의 성추행 의혹 사건의 핵심 인물로 지목됐는데, 계속 침묵을 유지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며 "여성운동가 남윤인순은 가고, 정치인 남인순만 남았다"고 꼬집었다.

송오미 기자 (sfironman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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