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D:방송 뷰] '우아한 친구들', 우아하지 않은 19금


입력 2020.07.23 06:00 수정 2020.07.23 08:09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유준상 송윤아 배우들 열연에도 시청률 답보

전 회차 19금 내세워…자극적인 설정 '비판'

'우아한 친구들'ⓒJTBC '우아한 친구들'ⓒJTBC

"시청 등급을 19세 이상으로 하면 폭력성과 선정성이 합리화 되나요?"('우아한 친구들' 시청자 게시판)


전 회차 19세 관람 등급을 선언하며 출발한 JTBC '우아한 친구들'이 도리어 '19금'에 발목 잡히는 모양새다. 다양한 소재의 콘텐츠를 위해선 유연한 시청등급이 지향한 듯 보이지만, 19금을 무기로 선정적인 장면을 연출했다는 지적만 나오고 있다. 특히 방송 초반부터 과한 설정의 내용이 잇따라 나오면서 시청자들은 실망감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 회차에서는 남정해(송윤아 분)와 주강산(이태환 분)이 얽힌 장면이 나왔다. 강산은 바에서 만난 정해에게 술을 권했고, 정해는 정신을 잃었다. 눈을 뜨니 정해의 옷은 벗겨져 있었고, 강산이 옆에 있었다. 강산은 정해의 사진을 동의 없이 찍었고 이를 빌미로 5억을 달라며 협박했다. 강산은 싫다는 정해에게 "만나자", "사랑한다", "사귀자"와 같은 말들을 이어갔고 급기야 정해의 남편 안궁철(유준상 분)에게 불법촬영한 사진을 보냈다. 이로 인해 다정했던 정해-궁철 부부의 사이엔 금이 갔다. 성범죄가 드라마 속 갈등 요소를 만들어내는 소재로 쓰였다..


전 회차 19금 편성에 대해 제작진은 "20년 지기 동창들이자 중년 커플들의 이야기라서 현실적이고 일상적인 에피소드들이 담았고, 살인사건과 관련한 미스터리 탓에 19금으로 편성했다"고 밝혔다.


제작진의 말대로 극 흐름에 따라 어느 정도 파격적인 요소를 배치할 수 있지만 성범죄 같은 설정이 꼭 필요했을까는 의문이다. 앞서 방송한 '부부의 세계'가 지적받은 것도 이 때문이다. 괴한이 침임해 여성을 폭행하는 장면을 가해자 시점에서 묘사하고 성관계를 대가로 유부남에게 명품 가방을 요구하는 여성의 모습은 시대와 뒤떨어졌다는 비판을 받았다. 그래도 '부부의 세계'는 인물들의 심리를 현실적이고, 섬세하게 그려냈다는 호평을 얻으며 더 큰 비난을 피할 수 있었다.


'우아한 친구들'ⓒJTBC '우아한 친구들'ⓒJTBC

'부부의 세계'를 잇는 웰메이드 드라마를 표방하며 출발한 '우아한 세계'는 등급만 '부부의 세계'와 비슷할 뿐이다. 앞서 언급한 장면 외에 강산이 골프치는 정해에게 스킨십을 시도하는 장면, 정해가 교수 임용을 위해 호스트바에 가는 모습을 남편이 이해하는 장면, 만취한 상태로 술자리에서 젊은 여성들에게 합석을 제안하는 중년 남성의 모습은 시대착오적이라는 비판이 일었다.


드라마가 여성 캐릭터를 보는 시선도 도마 위에 올랐다. 성범죄를 당한 정해에게 남편은 "막말로 무슨 짓을 했는지 어떻게 아냐"며 다그치고, 고통스러워하는 정해의 얼굴이 고스란히 화면에 클로즈업됐다.


조형우(김성오 분)의 조력자인 아내 강경자(김혜은 분)은 술자리 성희롱까지 감내한다. 남편의 미팅 자리에서 한 대표가 경자의 몸매를 언급하며 성희롱적인 발언을 이어갔지만 경자는 남편의 눈치만 봤다. 드라마는 이를 남편의 기를 살려주기 위한 아내의 내조로 해석했다.


방송 전 제작진은 "기존 드라마에서 볼 수 없었던 표현과 대사, 에피소드들이 많이 녹아 있다"고 밝혔다. 제작진의 말처럼 요즘 접할 수 없는 장면과 대사들이 나오지만, 이는 시대를 거슬러 간 설정이다.


스타 배우와 PD가 만났다고 해서 '웰메이드' 작품이 되는 건 아니다. 19금 시청등급이라고 해도 알맹이는 있어야 하고, 드라마는 시청자들이 공감할 만한 이야기를 담아야 한다. '현실'을 '자극'으로 포장해선 안 되는 이유다.


사전 제작 작품인 '우아한 친구들'은 이미 촬영과 편집이 끝났다. 3.197%(닐슨코리아 전국 유료가구기준)로 시작한 시청률은 2.685%, 4.126%, 3.732%를 기록했다. 초반 부진을 극복하고 향후 전개에서 우아한 이야기를 이끌 수 있을지 주목된다.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관련기사
부수정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