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주·믹싱주 트렌드와 맞물려 ‘성장’
하이트진로음료, 상반기 폭발적 반응…롯데주류음료도 진출
올 여름 예상과 달리 덥지 않은 날씨가 지속되면서 여름철 불티나게 팔리던 이온음료를 대신해 토닉워터가 그 자리를 메우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으로 각종 운동 경기가 줄줄이 취소되면서 이온음료 판매는 부진한 반면, 혼술·홈술 문화가 보편화 되면서 토닉워터 판매는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31일 편의점 A사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28일 기준 이온음료 카테고리 매출액은 작년 동 기간 대비 4% 감소했다. 같은 기간 B사에서도 6%가량 매출이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A사에서 토닉워터는 8.9%, B사는 96.5% 성장했다.
통상적으로 이온음료 판매는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는데, 최근 선선한 날씨가 지속된 데다 커피 시장의 성장까지 더해지면서 타격을 받았다. 이온음료는 날씨가 무더워지는 7·8월 매출이 다른 달에 비해 3~4배 높은 것이 일반적이다.
음료업계 관계자는 “코로나로 학교 등교가 늦어졌고, 학교 매점 운영이 힘들어 지면서 이쪽 경로 매출이 전반적으로 안 좋았다”며 “야외활동, 여가활동, 생활스포츠가 원활하지 못한 것 역시 매출 하락으로 연결시켰다”고 말했다.
반면 토닉워터 시장은 승승장구 하고 있다. 도수가 낮고 맛있는 술을 즐기는 저도주, 믹싱주 열풍을 발판 삼아 덩치를 키워가고 있는 중이다.
소주, 위스키, 보드카 등 취향에 맞게 음료와 섞어 알코올 농도를 조절해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젊은층 트렌드에 부합한 것으로 분석된다.
하이트진로음료는 토닉워터 시장에서 70%대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11월 ‘진로믹서 토닉워터’의 확장제품을 출시하면서 본격적으로 시장 확대에 나서는 모양새다.
가정 채널 외에 전국 요식업소 영업을 강화하고 있고, 주류 믹스는 물론 에이드 등 일반 음료로도 활용할 수 있도록 기반 시장을 확대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결과는 긍정적이었다. 하이트진로음료의 올해 상반기 실적을 보면, 토닉워터의 올해 상반기 상승폭이 유난히 컸다. 작년 상반기와 비교해 33% 성장했다.
특히 상반기 편의점 매출 성장률은 74.1% 신장했고, 같은 기간 온라인 채널 매출도 63.7% 늘었다.
회사 측은 "지난 43년간 100억원 미만의 규모였던 국내 토닉워터 시장이 올해 200억원대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후속 확장 제품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있다"고 전했다.
토닉워터 수요가 늘어난 것은 ‘저도주 수요’와 맞닿아 있다. 70년대 초까지 30도였던 소주 알코올 도수는 현재 절반 가량인 17도 선까지 떨어졌다.
순한 소주를 찾는 소비자들과 수익성이 악화된 소주업체들의 원가율 낮추기 시도가 맞물린 결과다.
주류와 음료 사업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는 하이트진로에 이어 롯데칠성음료도 이달 초 ‘마스터 토닉워터’와 ‘마스터 토닉워터 제로’ 등을 출시하며 이 시장에 뛰어들었다.
마스터 토닉워터는 토닉 특유의 씁쓸한 맛과 단맛, 과일향을 정교하게 배합한 제품으로, 소주와 섞어 ‘소토닉(소주+토닉워터)’으로 마시면 최고의 조합을 즐길 수 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음료업계 관계자는 “토닉워터는 2018~2019년부터 홈술, 혼술 트렌드와 더불어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며 “최근 할인점과 온라인 채널 등에서 매출이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음료 시장의 경쟁 제품은 다른 음료가 아닌 커피가 됐다”며 “기존 주력제품을 강화하거나 과거 인기있던 제품을 재 출시, 후속작 출시 등을 통해 어려움을 이겨내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