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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히든캐스트㉒] 15년차 뮤지컬배우 박하나 “‘썸씽로튼’은 내 인생 작품”


입력 2020.09.04 14:54 수정 2022.04.13 16:34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엠씨어터 ⓒ엠씨어터

초등학교 시절부터 무용을 전공하고 서울예대 무용과에 진학했던 한 소녀는 우연한 기회에 뮤지컬을 접하고, 그 이후로 뮤지컬의 매력에 빠져 15년을 무대에 서고 있다. 뮤지컬 배우 박하나에게 꿈을 심어준 첫 작품은 뮤지컬 ‘그리스’(2006)였다. 그는 데뷔 당시의 그 짜릿했던 감정을 15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마음속에 품고 무대를 누구보다 소중하게 여기고 있다.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공연되고 있는 ‘썸씽로튼’은 박하나에게 어떤 작품보다도 더 소중하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여파로 지난달 25일부터 30일까지 총 9회의 공연을 중단해야 했다. 더해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일주일 연장되면서 기존 18회차 공연을 9회차로 축소하는 상황을 맞았다. 박하나를 비롯한 ‘썸씽로튼’의 출연 배우들과 제작진, 스태프들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그들의 가장 소중한 ‘무대’를 지키기 위해 힘쓰고 있다.


- 데뷔 당시의 감정을 여전히 기억할까요?


그럼요! 진짜 말로 설명할 수 없는 느낌이었어요. 당시 국립극장에서 공연이 됐는데, 그 큰 무대에 23살의 나이에 오르다 보니 큰 꿈을 이룬 것 같았어요. 갑자기 그 때를 생각하니 또 마음이 설레네요. 그때 입봉 기념 떡도 돌렸던 기억이 나요. 하하.


- 데뷔가 현실이 된 후에 느낀 감정은 또 다를 것 같습니다.


맞아요. 첫 데뷔부터 너무 좋은 작품을 만났죠. 어린나이에 팀의 막내로 시작하면서 많은걸 배우게 됐죠. 선배들보다 실력이 부족했으니까요. 사실 약간 두렵기도 했어요. 그래도 공연무대는 너무나도 매력 넘치고 행복했어요. 철이 없어서 그저 해맑았던 것 같기도 하고요. 하하. 열심히 해서 뒤쳐지지 말아야겠다는 마음이 제일 컸습니다.


- 데뷔 이후 생긴 고민도 있나요?


오디션이요. 아마도 모든 배우들이 다 그렇지 않을까요? 오디션은 작품에 맞는 느낌이나 캐릭터를 잘 살려서 바로바로 표현해서 보여줘야 하잖아요. 그런데 늘 오디션 현장에선 정신이 없어서 내가 잘했는지, 어떻게 표현을 했는지 판단이 잘 되지 않아요. 무대에선 떨지 않는 편인데 오디션은 그렇게 떨리더라고요. 아직까지도요. 오디션도 경험이라고 생각하고 계속해서 도전하는데 긴장과 떨림은 어쩔 수가 없네요. 심지어 청심환까지 먹고 들어간다니까요? 하하.


- ‘빅피쉬’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삼총사’ 등 굵직한 작품들에 연달아 출연했는데요. 제작자들이 박하나 배우를 계속해서 찾게 되는 이유가 뭘까요?


먼저 이런 좋은 대작들에 참여할 수 있게 기회를 주신 제작자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하하. 말하고 나니까 시상식 멘트 같네요(웃음). 부족한 실력이지만 항상 좋은 마음으로 받아주시고, 선택해주신 것 같아요. 지금은 저의 연륜에서 나오는 매력을 알아봐주시고 찾아주시는 게 아닐까요? 하하. 부그럽네요.


- 작품의 크기, 흥행 여부와 무관하게 스스로에게 가장 의미가 있는 작품을 하나 꼽아주세요.


바로 지금이에요! 뮤지컬 ‘썸씽로튼’이요. 밝은 작품이고, 이 작품을 하고 있는 저도 정말 행복해졌어요. 모든 캐릭터가 너무 재밌고, 사랑스럽고, 매력이 넘쳐요. 음악과 노래가사도 너무 좋고요. 모든 게 완벽하죠(웃음). 더구나 지금 코로나19로 힘든 시기인데 이런 작품을 할 수 있게 된 것도 참 의미가 싶은 것 같아요. 무대의 소중함을 더욱 절실히 깨닫는 요즘 이 작품 덕분에 웃고 있어요.


ⓒ엠씨어터 ⓒ엠씨어터

- ‘썸씽로튼’엔 어떻게 참여하게 됐나요.


한국 초연이라 정말 기대를 많이 했던 작품이에요. 기회가 온다면 정말 열심히 하겠다는 마음으로 기다렸죠. 실제로 연락이 왔을 땐 너무 좋아서 무조건 ‘오케이’했어요. 정말 저를 생각해주시고 선택해주신 제작자 분들과 감독님들에게 또 한 번 감사드려요.


- 공연 중 탭댄스 장면들이 있는데요. 탭댄스는 어땠나요.


탭 트레이닝을 받았는데, 다음날 걷지를 못했어요. 모든 배우들이 다리에 근육이 뭉쳐서 엉거주춤 걷고 있는데 얼마나 웃겼다고요. 하하. 이후로도 한 일주일 정도는 모든 배우가 다 엉거주춤한 걸음걸이로 다녔던 것 같아요(웃음).


- ‘썸씽로튼’ 배우들끼리의 호흡도 궁금합니다.


정말 척하면 척이에요. 다들 센스가 넘치는 배우들만 모아놓은 것 같아요. 어쩜 이렇게 잘 맞을 수 있는지 놀라울 정도에요. 또 흥은 얼마나 넘쳐흐른다고요. 매일 웃느라 복근이 생길 정도였어요. 하하. 이렇게 잘 맞는 팀을 만나는 것도 행운이라고 생각해요. 그냥 ‘썸씽로튼’ 팀은 사랑입니다. 너무 이 작품에 빠져있는 것 같아요.


- 작품에 어떤 마음가짐으로 참여하고 있나요.


완벽하다고 말할 수 없지만 그래도 모든 씬에 항상 집중하며 같이 서로를 보며 할 수 있게 노력하고 호흡해요. 지금 시기가 좋지 않다보니 정말 무대가 소중하다는 걸 많이 느끼고 있거든요. 마스크를 착용하고 공연을 보는 관객분들을 볼 때마다 또 느껴요. 하루 하루 무대에 서는 이 순간을 감사하고, 또 감사히 생각해야겠구나.


- 앙상블 배우로서 힘든 점과 보람된 순간도 궁금합니다.


적응하기까지의 시간이 많이 걸리는 것 같아요. 여러 씬에 여러 가지 캐릭터를 소화해야하기 때문에 아무래도 시간이 많이 걸릴 수밖에요. 내 안에 있는 여러 자아를 끌어내고 있습니다. 하하. 그래도 연습 때 잘 되지 않던 것을 어떻게든 노력해서 해냈을 때. 그리고 같이 호흡을 맞추는 분들과 스태프들의 도움으로 작품이 완성되었을 때의 보람은 말할 수 없이 크죠.


- 앙상블에 대한 공연 관계자, 관객들의 인식이 어떤 것 같나요.


시대가 많이 변해서 요즘은 앙상블에게도 많은 관심을 가져주시는 것 같아요. 관객 분들도 많이 다가와주시고 앙상블들의 합이 잘 맞는다고 표현도 해주시면서 많이 찾아주시거든요. 공연 관계자 감독님들도 앙상블들은 체력적으로 에너지를 많이 쓰는 만큼 연습을 효율적으로 할 수 있게 노력해주시는 것 같습니다.


- 최근 코로나19로 공연계는 매우 힘든 시기를 지나고 있습니다.


아 ‘썸씽로튼’도 공연을 중단했는데, 처음에는 믿기지가 않더라고요. 막상 당일이 되어서야 극장에 갈 수 없다는 것이 현실로 느껴졌어요. 모든 게 멈춰버린 듯했죠. 그래도 다들 방역에 힘쓰고 있고 노력하고 있으니 이겨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 올해로 15년차입니다. 오랫동안 몸담은 만큼, 무대에 대한 애정과 책임감이 더 클 것 같습니다.


갑자기 그동안 참여했던 작품들이 머릿속을 스쳐가네요. 매번 작품을 할 때마다 새롭게 느끼고 배우는 게 많아요. 그래서 부담감이 커지고 두려움도 커지지만 다시 무대에 서면서 또 이겨내는 거죠. 그렇게 성장해 나가는 만큼 애정과 책임감도 높아지는 것 같아요.


- 다음에 꼭 해보고 싶은 작품도 있나요?


‘썸씽로튼’이요. 이번 시즌이 끝나고 재연으로 다시 돌아온다면 꼭 참여하고 싶어요. 작품 속의 모든 캐릭터가 매력이 넘치기 때문에 또 다른 배역으로 참여해도 좋을 것 같아요.


- 최종 목표도 들려주세요.


함께했을 때 더욱 빛나는 게 뮤지컬 배우인 것 같아요. 언제나 모든 배우, 스태프들과 함께 행복하고 좋은 작품을 만들어나갈 수 있으면 좋겠어요. 이분들과 오래오래 꿈을 꾸고 무대에 오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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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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