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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정부서 교훈 얻었나…'잠룡 관리'하는 문대통령


입력 2020.09.08 14:45 수정 2020.09.08 14:55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이낙연에는 격려·오찬 제안…이재명에는 공감

"잠룡의 지나친 차별화 예방 차원…DJ 때와 비슷"

문재인 대통령과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제1차 한국판 뉴딜 전략회의'에 참석해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뉴딜펀드 조성방안에 대한 발표를 듣고 박수치고 있다.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과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제1차 한국판 뉴딜 전략회의'에 참석해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뉴딜펀드 조성방안에 대한 발표를 듣고 박수치고 있다.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여권의 유력 대권 주자들과의 접점을 넓히는 모양새다. 문 대통령이 임기 후반기 이례적인 지지율을 바탕으로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재명 경기지사에 번갈아 힘을 싣고 있는 모습이다. 차기 대권주자의 압력으로 임기 말 극심한 레임덕에 시달렸던 참여정부 시절에서 교훈을 얻은 것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중앙일보'의 8일 보도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지난 3일 청와대에서 열린 제1차 한국판 뉴딜 전략회의에서 이 대표에게 당일 오찬을 제안했다. 대통령이 사전에 일정을 정하지 않고 약속을 잡는 건 극히 드문 일로, 이날 문 대통령의 '급 제안'에 따라 오찬을 진행했고,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만 배석했다. 이는 비공개 일정이었지만, 문 대통령이 노 실장에게 오찬 사실과 일부 대화를 대변인을 통해 공개할 것을 지시하면서 알려지게 됐다.


정가에서는 이를 두고 문 대통령이 차기 유력 주자인 이 대표에게 힘을 실어 준 것 아니냐는 해석이 돌았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이 대표에게 "언제든지 대통령에게 상의하시라. 주말도 상관 없으니 전화하시라"고 했다. 특히 이 대표를 향해 "든든하다"고 격려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29일에도 이 대표가 당 대표로 당선된 직후 먼저 전화를 걸어 "언제든지 편하게 전화해달라. 이 대표 전화는 최우선으로 받겠다"고 축하했다. 문 대통령은 이 대표가 총리 자격으로 일본에 갔을 당시 대통령 전용기인 공군 1호기를 내주기도 했다. 이 대표는 당시에도 여권의 유력 주자였다.


문재인 대통령이 3월 16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열린 코로나19 수도권 방역 대책회의에 참석해 이재명 경기지사와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3월 16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열린 코로나19 수도권 방역 대책회의에 참석해 이재명 경기지사와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

이 대표 보다는 무게가 덜 하지만, 이 지사를 향한 문 대통령의 '힘 싣기'도 현재 진행 중이다. 문 대통령은 이 대표가 최근 2차 재난지원금과 관련해 '배신감'을 언급하며 문 대통령과 여권에 날선 발언을 했을 때도 "2차 재난지원금 금액 지원 대상 지급 방식에 얼마든지 의견이 있을 수 있다. 모든 국민이 코로나19 때문에 지친 상황에서도 방역에 협력하고 있고, 적은 금액이라도 모든 국민에게 지급하자는 것도 일리 있다"며 '보편적 지급'을 주장한 이 지사의 발언에 공감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8월 4일 집중호우 대처 긴급상황점검회의에서 "경기지사가 건의한대로 임시주거시설로 조립주택을 활용하는 방안에 중앙부처도 관심을 가져달라"며 이 지사의 정책을 지지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통화에서 "대권 주자들의 지나친 차별화를 예방하는 차원"이라고 분석했다. 엄 소장은 "문 대통령의 행보는 김대중 전 대통령 때와 비슷하다. 김 전 대통령은 노무현 전 대통령을 해수부 장관에 임명하는 등 대권주자를 직접 관리했다"며 "특히 문 대통령은 참여정부 시절 대권 주자들이 노 전 대통령을 향해 각을 세우는 걸 직접 경험했기 때문에 거기에서 교훈을 얻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참여정부 시절 유력 대권 주자였던 정동영 열린우리당 의장은 노 전 대통령에게 공개적으로 반기를 들면서 노 전 대통령의 레임덕을 더욱 촉발시켰다.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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