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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이 뛴다-20] 디지털 새 판 짜는 국민은행, 핀테크 혁신 '박차'


입력 2020.09.23 06:00 수정 2020.09.22 22:03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1500억 투입' The K 프로젝트 공개 임박…디지털 전환 '화룡점정'

리딩뱅크 자리 지키며 실적도 탄탄대로…허인 행장 연임 여부 관심

KB국민은행이 디지털 전략 강화와 동시에 리딩뱅크를 사수에도 성공하며 미래와 현재의 성장 발판을 함께 다지고 있다.ⓒKB국민은행 KB국민은행이 디지털 전략 강화와 동시에 리딩뱅크를 사수에도 성공하며 미래와 현재의 성장 발판을 함께 다지고 있다.ⓒKB국민은행

KB국민은행이 금융과 정보기술(IT)을 융합한 핀테크 혁신에 박차를 가하며 디지털 사업 새 판 짜기에 속도를 더하고 있다. 특히 1000억원이 훌쩍 넘는 돈을 투자한 디지털 사업인 더 케이(The K) 프로젝트의 공개가 임박하면서 기대감은 더욱 커지는 모양새다. 이런 와중 리딩뱅크 자리를 지키며 실적 면에서도 가시적인 결실을 거두고 있는 가운데, 이 같은 성과를 이끌어 온 허인 국민은행장이 조만간 공식 임기를 마치게 되면서 그의 거취도 금융권의 이슈로 떠오르는 분위기다.


국민은행이 다음 달 중순 오픈을 예고한 The K 프로젝트는 인공지능과 블록체인, 클라우드, 데이터 등 디지털 생태계를 새로 구축하는 차세대 전산망이다. 1500억원의 예산을 들여 올해까지 2년에 걸쳐 진행되고 있는 대형 비즈니스로, 이를 통해 국민은행은 고객들이 오프라인 영업점부터 모바일에 이르기까지 모든 채널에서 초연결적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The K 프로젝트는 이미 올해 초 테스트에 들어간 상태다. 국민은행은 지난 2월 영업점 디지털 혁신 프로젝트를 처음으로 선보였다. 이는 국민은행이 추진하고 있는 The K 프로젝트를 영업점에 먼저 적용한 것이다. 국민은행이 운영 중인 KB인사이트 지점은 이런 준비 과정의 첨병 역할을 하고 있다. KB인사이트는 IT 전문 인력으로만 운영되는 은행 점포로, 디지털 금융 상품이나 서비스를 실험해보는 환경으로 꾸며졌다.


The K 프로젝트의 지향은 결국 고객의 편의성 향상이다. 고객이 영업점이나 콜센터를 비롯해 어디서든 두 번 말하지 않도록 채널 간 정보를 공유함으로써 거래가 중단되지 않고 연결, 재연결되는 심리스가 핵심이다. 이를 기반으로 KB금융그룹 계열사 간 서비스가 막힘없이 연결되는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이 같은 The K 프로젝트는 최근 수년 간 허 행장이 공을 들여온 디지털 전환에 있어 화룡점정이 될 전망이다. 허 행장은 2018년 국민은행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원년을 선포하고, 2025년까지 총 2조원 규모의 디지털 관련 투자와 4000명의 디지털 인재를 양성하겠다는 목표를 내보인 바 있다. 대형 플랫폼 기업이 은행들의 최대 경쟁자로 부상하고 있는 냉정한 현실 속에서 디지털은 4차 산업혁명의 새 물결이고 변화는 선택이 아닌 숙명이라고 강조했다.


허 행장은 올해 신년사에서도 "2020년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성과가 가시권에 들어오는 한 해가 될 것"이라며 "고객을 앉아서 기다리는 천수답 영업이 아니라 데이터에 기반해 디지털 디바이스를 갖고 고객을 찾아가는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아웃바운드 영업도 본격 진행될 예정"이라고 전한 바 있다.


그렇다고 국민은행이 미래의 청사진에만 집중하고 있는 건 아니다. 눈앞의 성과도 놓치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허 행장은 순이익 측면에서도 국민은행을 리딩뱅크 반열에 올리며 현재와 미래라는 두 토끼를 모두 잡고 있는 모습이다. 실제로 국민은행은 지난해 순이익 1위 자리를 탈환하는데 성공했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2조439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신한은행(2조3292억원)과의 격차를 1000억원 이상으로 벌렸다. 올해 역시 상반기까지 국민은행은 신한은행보다 1000억여원 많은 당기순이익을 거두고 있다.


이처럼 국민은행이 확실한 성적을 올릴 수 있었던 건 남다른 위기관리 능력 덕분으로 평가된다. 다른 경쟁자들이 지난해부터 잇따라 불거진 사모펀드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대규모 충당금을 쌓아야 했던 반면, 국민은행은 이런 사건사고에 휘말리지 않으며 순항을 이어가고 있다.


이런 와중 허 행장의 임기 만료가 가까워 오면서 향후 행보에 대한 관심도 증폭되고 있다. 일단 얼마 전 KB금융그룹의 수장인 윤종규 회장이 3연임을 사실상 확정지으면서 허 행장의 연임에도 힘이 실리게 됐다. 허 행장은 2017년 행장이 된 후 지난해 1년 연임을 보장받으며 3년째 국민은행장을 이끌고 있다. 허 행장의 이번 임기 공식 종료일은 다음 달 20일이다.


일각에서는 KB 계열사 수장들의 임기가 통상 '2+1년'인 만큼 허 행장의 교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하지만 그 동안의 경영 성과를 감안하면 추가 연임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평이다. 만에 하나 교체가 이뤄진다 해도 윤종규 3기 체제 하에서 중책을 맡게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KB금융이 회장과 행장을 분리한 이후 윤 회장과 허 행장은 긴밀한 호흡을 이어오며 그룹의 핵심 축으로 자리 잡아 왔다"며 "앞서 윤 회장이 연임에 성공한 만큼, 허 행장도 어떤 형태로든 KB금융 내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맡게 될 공산이 커 보인다"고 말했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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