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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경미의 영화로 보는 세상] 진정한 자신을 찾아가는, 영화 ‘나는 살을 빼기로 결심했다.’

  • [데일리안] 입력 2020.10.01 12:09
  • 수정 2020.10.01 12:51
  • 데스크 (des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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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의 명절 추석, 오랜만에 만난 가족, 친지들이 한마디씩 건넨다. “왜 이렇게 살이 쪘어, 관리 해야지”, “주름이 늘었네, 나이만 들어서 어쩌나,” 등 상대방의 외모에 대해 너무 쉽게 말한다. 본인은 아끼는 마음과 관심에서 잔소리를 꺼냈다지만 상대방에게는 스트레스가 된다. 한 설문업체에서 조사한 ‘명절에 가장 듣기 싫은 잔소리’ 중에서 ‘외모를 지적하는 말’이 가장 싫다는 답변이 나왔다. 심지어 덕담을 가장한 잔소리를 들을 바엔 아예 가족을 만나지 않겠다는 사람도 적지 않았다.


영화 ‘나는 살을 빼기로 결심했다’는 100kg가 넘는 주인공이 주변 시선에 다이어트를 하지만 세상의 편견이 달라지지 않자 끝내 자신만의 행복을 찾아간다는 이야기다. 서른 살의 장잉주안(채가인 분)은 엄마(가숙근 분)가 운영하는 유치원에서 영양사로 일한다. 맛있는 음식을 푸짐하게 만들고 아이들에게 점심으로 내놓는 것이 큰 행복이고 즐거움이다. 그러나 엄마는 학부모들이 싫어한다는 이유로 다이어트를 권한다. 장잉주안은 영양사 일을 계속하기 위해 체중감량을 시작하지만 그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그를 향한 시선은 차갑기만 하다. 아이들은 여전히 ‘공룡선생님’이라 부르고 동네 꼬마들은 ‘돼지’라고 놀리며 이웃집 아저씨는 서슴지 않게 성적인 농담을 건넨다. 엄마조차도 학부모들에게 창피하다며 전단지에 나온 딸의 얼굴을 빼버린다. 그러던 어느 날, 택배기사 우(쟝요인 분)와 모범생 샤오위(장은위 분)가 등장하면서 이야기는 다른 방향으로 흘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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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지나친 외모지상주의를 비판한다. 우리사회는 외모기준을 강요하고 있다. 몸매는 어때야 하며, 얼굴은 어때야만 한다는 기준을 정해놓고 그에 맞지 않으면 관심과 친근감의 표현이라는 미명아래 폭력을 가한다. 주인공 장잉주안은 비록 100kg이 넘는 거구지만 요리도 잘하고 아이들도 잘 돌보는 매력적인 사람이다. 하지만 외모 때문에 그의 능력과 인성은 평가절하 되고 심지어 성추행을 당했는데도 뚱뚱하다는 이유로 외면당한다. 장잉주안은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지만 외모 때문에 가해지는 폭력과 시선에 결코 행복해질 수 없다. 영화 ‘나는 살을 빼기로 결심했다’는 우리사회에 만연한 외모 지상주의를 꼬집는다.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는 문화도 담고 있다. 그동안 우리사회는 사람들마다 지닌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았다. 성적인 영역에서는 더욱 그러하여 터부시되었다. 저마다 타고난 능력과 재능이 다르고 성격과 취향이 다른데 우리는 획일화된 시선으로 상대를 재단하고 판단한다. 특히 남자에게는 남자다워야 하고 여자는 여자다워야 한다는 엄격한 기준을 들이댄다. 영화는 세 명의 인물을 통해 이러한 획일화된 사회적 시선에 강한 메시지를 던진다. 택배기사 우는 맛있는 음식을 먹은 뒤에 게워내는 거식증에 빠져 있으며 장잉주안은 체중을 줄이기 위해 위 절제수술을 받는다. 그리고 샤오위는 모범생으로 여자 옷 입기를 좋아하지만 부모는 격하게 호통을 친다. 영화는 자신의 행복과 자신만의 기준을 포기하면서 타인의 시선과 잣대 따라 행동할 수밖에 없는 사회현실에 강한 일침을 놓는다. 다름은 틀림이 아니다. 우리는 차이를 인정해야 한다. 다름을 인정하는 가운데 다양함이 주는 기쁨을 누릴 수 있다고 영화는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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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나는 살을 빼기로 결심했다’ 는 단순한 다이어트 영화 같지만, 실제로는 다양성을 인정하고 상대를 외적 조건이 아닌 개인 자체로 존중하는 사회로 변화되어야 한다는 시그널을 주는 영화다. 올해는 코로나19 사태로 가족들이 모이는 자리가 간소화될 것이지만 우리는 다양성을 인정해 누군가에게 상처가 되는 말이라면 하지 않도록 주의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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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경미 / 한국영상콘텐츠산업연구소장, 영화평론가film102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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