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해운업계, 코로나19 위기돌파 빛났지만…대외악재 '첩첩산중'


입력 2020.10.06 06:00 수정 2020.10.05 14:41        이배운 기자 (lbw@dailian.co.kr)

선박화물운임 급등에 실적 개선…하반기 전망 ‘맑음’

글로벌 물동량 회복 저해요소 산적…아세안 물량확보 전략 시급

지난 5월 중국 옌톈에서 2만4000TEU급 ‘HMM 알헤시라스’호가 출항을 준비하고 있다. ⓒHMM 지난 5월 중국 옌톈에서 2만4000TEU급 ‘HMM 알헤시라스’호가 출항을 준비하고 있다. ⓒHMM

국내 해운사들이 코로나19 악재에도 불구하고 상반기 호실적을 거두면서 위기돌파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물동량 회복을 저해하는 대외 리스크가 산적해있어 하반기 실적회복 흐름을 이어가기 위해선 사전 대비가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HMM은 올해 세계 최대 규모인 2만4000TEU급초대형 컨테이너선 12척을 모두 만선 출항시키는 쾌거를 달성했다. 또 상반기 영업이익 1367억원을 기록하며 21분기 만에 흑자 전환을 이뤘다. HMM은 지난 4월 세계 3대 해운동맹인 ‘디 얼라이언스’에 정회원으로 가입해 회원사들과 협력함으로써 하반기 실적은 더 큰 폭으로 개선될 전망이다.


SM그룹 해운부문 계열사인 SM상선은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창사 이래 최대인 201억원을 달성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약 260억원이 개선된 수치로 3분기도 영업이익률 18%를 상회하는 실적이 기대된다. 대한해운도 올 상반기 연결기준 761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며 23분기 연속 흑자를 달성했다.


이같은 호실적의 배경엔 선박화물운임 급등이 자리잡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자 해외 주요 선사들은 비용 절감 차원에서 배를 항구에 정박시켰다. 이후 각국의 코로나19 봉쇄조치 해제가 잇따르면서 예상보다 수요가 빠르게 회복됐고, 컨테이너선 공급이 상대적으로 부족해 운임이 오르게 된 것이다.


글로벌 컨테이너선 운임지수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달 30일 기준 1443.54 포인트를 기록했다. SCFI는 중국 상하이에서 출항하는 컨테이너선 노선의 단기 운임을 지수화한 것으로 1300선을 넘은 것은 2012년 이후 8년 만이다.


아울러 국제유가 하락으로 선박 운항 비용절감 효과까지 겹치면서 시장에선 해운업계 호황이 하반기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블랙프라이데이와 크리스마스 등 성수기를 앞둔 데다 글로벌 선사들이 공급을 대폭 늘릴 기미를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달 30일 중국 옌톈에서 2만4000TEU급 ‘HMM 상트페테르부르크’호가 출항을 준비하고 있다. ⓒHMM 지난달 30일 중국 옌톈에서 2만4000TEU급 ‘HMM 상트페테르부르크’호가 출항을 준비하고 있다. ⓒHMM

문제는 이 같은 고운임 고수요 구조의 지속을 장담할 수 없다는 것이다. 2000년대 중반 호황기를 거치면서 전세계 선복량은 급증했지만 물동량 증가는 이를 따라가지 못해 저운임 기조로 되돌아갈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있다.


지난달 30일 영국의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는 올해 글로벌 해상 물동량 감소폭은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4.1%)보다 더 큰 4.4%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코로나19 사태는 해운업계에 전대미문의 영향을 끼쳤고, 시황이 개선되기까지 많은 장애물이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보호무역주의와 제조업의 본국 회귀 확산으로 완제품의 장거리 운송은 꾸준한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우리 산업구조 변화에 따른 제품의 경박단소화도 해상운송 감소 요인으로 지목된다. 설상가상으로 내달 3일 미국 대선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꺾고 당선돼도 자국중심주의와 미중 무역분쟁은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외 브렉시트 여파, 미국의 대 이란제재로 인한 무역환경 불확실성도 물동량 회복을 저해하는 요소다.


이혜연 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최근 펴낸 ‘해운 서비스 수출 부진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 가속화됐다”면서 “국내 선사들은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을 중심으로 서비스를 확대하는 물량 확보 전략 수립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 수석연구원은 “제조업 설비 자동화와 미중갈등으로 중국의 생산기지 기능이 약화되고 있다”며 “새로운 생산거점으로 떠오르는 아세안 국가들의 핵심 항만으로 기항범위를 확대해야한다”고 설명했다.

이배운 기자 (lbw@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이배운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