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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커머스, 코세페-연말로 이어지는 연중 최대 대목에도 고심 중


입력 2020.10.08 07:00 수정 2020.10.07 16:13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치킨게임식 경쟁 심화에 마케팅 비용 폭증…배보다 배꼽이 더 커지는 구조

수년간 누적된 적자에 수익성 제고 우선 전력으로 전환

서울 광진구 동서울우편물류센터에 쌓여 있는 택배 물량.ⓒ데일리안

하반기 대형 이벤트를 앞두고 있는 이커머스업계가 고민에 빠졌다. 수년간 쿠폰, 할인 등 대규모 마케팅에 초점을 맞춰 거래액은 큰 폭으로 확대됐지만 수익성은 여전히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어서다.


누적되는 적자에 부담을 느낀 업체들이 최근에는 수익성 개선으로 경영 방침을 전환하면서 올 하반기에는 치킨게임식 경쟁을 지양할 것이란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지난 5일 통계청이 발표한 '8월 온라인쇼핑 동향'에 따르면 올 8월 기준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14조3833억원으로 작년 8월과 비교해 27.5% 증가했다. 이는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01년 1월 이래 가장 큰 금액이자 전달인 7월(12조9819억원)에 이어 두 달 연속 역대 최대 기록이다.


연초부터 계속되고 있는 코로나 여파로 비대면 구매를 선호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난 데다 긴 장마 등 기상 악화 영향이 컸다.


업계에서는 앞으로 연말까지 온라인을 통한 소비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각종 선물세트 판매가 호조를 보인 추석 연휴에 이어 이번 주 한글날 연휴와 내달 코리아 세일 페스타, 블랙프라이데이, 12월 크리스마스와 연말 특수까지 유통가 대형 이벤트가 줄줄이 이어지기 때문이다.


블랙프라이데이를 기점으로 해외직구를 이용하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그동안 이커머스 업계는 이 기간에 쿠폰과 할인 등 마케팅을 집중해왔다. 덕분에 거래액은 빠르게 증가했지만 적자를 키우는 주범으로 지목돼 왔다.


작년에도 상반기까지 흑자를 기록하다 3~4분기 마케팅 비용 증가로 연간 기준 적자를 기록한 기업들이 속출하면서 수익성 제고에 대한 업계의 우려가 높아진 바 있다.


특히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모바일 장보기 수요가 늘어난 점도 이커머스업계의 수익성 악화에 한 몫 했다.


신선식품의 경우 가공식품이나 패션, 가전 등 다른 상품에 비해 마진이 적은 편이다. 여기에 신선식품에 강점을 갖고 있는 대형마트 기반 온라인 유통업체들이 잇따라 사업을 확대하면서 경쟁이 심화된 점도 영향을 미쳤다.


이 때문에 올 하반기에는 예년 같은 마케팅 전쟁이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수년간 누적된 적자에 수익성 개선을 목표로 경영 방침을 전환한 기업들이 늘고 있는 점도 이 같은 전망을 뒷받침하고 있다.


올 3월 10년 만에 월 단위 첫 흑자를 기록한 티몬은 올해를 흑자전환의 원년으로 삼겠다는 목표다. 내년에는 증시 상장도 계획하고 있다.


현재 업계 주요 기업 중 꾸준히 흑자를 내고 있는 곳은 G마켓과 옥션을 운영하고 있는 이베이코리아가 유일하다.


업계에서는 블랙프라이데이를 전후로 할인 쿠폰과 세일 행사를 집중적으로 진행했던 방식에서 벗어나 차별화 상품을 개발하거나 자사 VIP 고객에게 더 많은 혜택을 몰아주는 등 내실 다지기에 나설 것이란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이커머스 업계 한 관계자는 “업계가 수년간 거래액을 확대하기 위해 무리한 경쟁을 벌인 것은 사실”이라며 “누적된 적자가 계속되면서 이제는 몸집을 불리기보다 수익성을 우선하는 전략으로 돌아서는 추세”라고 말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일정 기간 동안 할인 쿠폰 이벤트나 세일을 집중적으로 하면 확실히 매출이나 거래액을 높이는 데에는 도움이 되지만 할인율을 키우는 경쟁이 심화되면 모두가 적자로 빠져드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 밖에 없다”며 “매년 블랙프라이데이를 전후로 적자가 커지는 구조였다. 올해는 이런 치킨게임 경쟁은 서로 피하자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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