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D:청출어람in가요] 다혜, 2% 아쉬운 엄정화 ‘포이즌’ 리메이크


입력 2020.10.12 13:24 수정 2020.10.12 13:24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다혜 첫 솔로 싱글 '포이즌', 10월 10일 발매

<제자가 스승보다 나은 것을 비유하는 ‘청출어람’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가수들은 선배 가수의 명곡을 자신의 색깔로 재해석하거나, 빛을 보지 못했던 노래를 다시 부르면서 그 가치를 재평가 되도록 만들기도 합니다. 반면 잘못된 편곡 방향이나 가창력으로 오히려 명곡을 훼손했다는 평을 얻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처럼 편곡과 가수의 목소리에 따라 전혀 다른 느낌과 감성을 주는 ‘청출어람 리메이크’곡을 살펴봄으로써 원곡들도 다시금 조명합니다.>


ⓒ앨범 재킷 ⓒ앨범 재킷

걸그룹 베스티 출신 다혜가 홀로서기에 나섰다. 다혜는 지난 10일 솔로 데뷔곡 ‘포이즌’(Poison)을 발매하고, 음악방송을 통해 무대를 공개했다. 이 곡은 1998년 발매된 엄정화의 히트곡으로, 최근 엄정화가 MBC ‘놀면 뭐하니?’의 프로젝트 환불원정대로 활약하면서 재조명된 곡이기도 하다.


엄정화는 9일 SNS를 통해 다혜의 ‘포이즌’ 리메이크 곡을 응원하는 글을 남겨 훈훈한 선배의 모습을 보여줬다. 다혜는 이 메시지를 접하고 “생각지도 못했던 선배님의 응원 메시지를 보고 눈물이 날 정도로 감사하고 뭉클했다. 선배님의 명성에 조금이라도 누가 되지 않을까 걱정하며 컴백을 준비했는데, 선배님의 말씀 한 마디가 세상에서 가장 큰 격려와 위로가 됐다”고 감사함을 전했다.


◆원곡: 엄정화 ‘포이즌’


엄정화의 ‘포이즌’은 지난 1998년 발매된 4집 ‘인비테이션’(Invitation)의 타이틀곡이다. ‘배반의 장미’ ‘후애’ ‘삼자대면’ 등이 수록된 3집 ‘후애’가 대성공을 이룬 후 주영훈과 다시 한 번 손잡고 출시한 앨범이다. 이 곡은 당시 MBC ‘음악캠프’ ‘인기가요’ 등에서 3주 연속 1위를 차지하는 등 엄청난 히트를 쳤다. 뿐만 아니라 4집은 실질적으로 그녀의 전성기를 대표하는 앨범으로, 47만장의 음반 판매량을 기록했다.


‘포이즌’은 세련된 스타일의 멜로디와 편곡 덕분에 대중에게 큰 사랑을 받았고, 여성들의 패션 워너비였던 엄정화가 5대5 가르마의 스트레이트 단발을 선보이면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기술적으로 가창력이 매우 뛰어난 편은 아니지만, 높은 고음도 깔끔하게 소화하고, 무대 위에서 보여주는 퍼포먼스와 무대 연기가 빼어나 몰입도 높은 무대를 보여줬다.


◆리메이크곡: 다혜 ‘포이즌’


다혜는 솔로 데뷔 싱글로 엄정화의 ‘포이즌’ 리메이크 곡을 결정했다. 무엇보다 원곡자인 주영훈이 직접 편곡을 맡으면서 큰 화제가 됐다. 주영훈은 기존의 노래를 라틴 풍으로 편곡했다. 이국적인 느낌으로 재해석된 이 곡은 몽환적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여기에 다혜의 목소리가 얹어지면서 완전히 원곡과는 다른 느낌의 곡으로 완성됐다.


여가수들의 워너비로 꼽히던 엄정화의 히트곡, 그리고 원작자의 편곡 참여까지 더해지면서 베스티가 아닌, 솔로 다혜로서의 첫 행보에 잔뜩 힘을 실은 모양새다. 하지만 아쉬운 점은, 엄정화가 보여줬던 무대를 압도하는 힘은 다소 부족해 보인다.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엄정화는 노래를 ‘잘 한다’라기 보단, 노래를 ‘잘 살리는’ 스타일이다. 그만큼 노래 속의 이야기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 내는 재주가 특출났다는 말이다. 안타깝게도 다혜는 표면적으로 엄정화의 노래를 곧잘 재해석한 듯 보이지만, 무대가 주는 압도감을 느끼긴 힘들다.


◆비하인드 스토리


‘포이즌’은 큰 인기를 끌었던 곡인만큼, 과거 이따금씩 들려왔던 ‘괴담’의 주인공이 되기도 했다. 음악의 처음과 중간 간주 부분에 낮고 굵은 여성 목소리로 “엄정화 제일 싫어”라는 목소리가 들린다는 것. 한 방송은 원래 가사 ‘use your imagination’(너의 상상력을 발휘해봐)인데, 몬더그린 현상으로 이 같은 여성의 목소리로 들린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를 두고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목소리의 주인은 엄정화에 원한을 품고 죽은 여자귀신이다” “앨범 발매 전까지 엔지니어들이 수차례 검사했으나 이 목소리에 대해 전혀 자각하지 못했다” 등의 괴담이 계속됐다. 당시의 이런 괴담들은 사실상 그 곡이 얼마나 인기가 있느냐를 증명하는 척도이기도 했다.


또 이 곡은 코요태의 김종민이 백댄서로 선 곡으로 유명하다. 얼마 전에도 MBC ‘놀면 뭐하니?’에서 환불원정대가 만들어진 이후 김종민이 깜짝 등장(이 당시엔 매니저로 발탁되기 전이다)해 함께 무대를 꾸미기도 했다. 특히 김종민은 ‘포이즌’ 백댄서 활동을 하면서 연예계에 입문했고, 준수한 외모 덕분에 팬클럽이 생겼을 정도로 상당한 인기를 얻었다.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관련기사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